하루 일곱 번 기저귀 교체가 가능한 공공 요양 기관은 전체 요양 시설의 1.1퍼센트에 불과하다. 그게 대한민국 요양 보호의 현실이다. 하루 세 번, 혹은 다섯 번과 일곱 번의 차이, 이 간극에 요양원 입소를 피할 수 없는 노년들은 좌절한다. 요양보호사 일을 ‘성심성의껏‘ 하고 싶은 요양보호사들 역시 좌절한다. 이은주의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는 이 좌절 속에서도 지켜내려 애쓴 ‘요양보호사의 자존심과 윤리적 돌봄 실천‘의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다짐과 ‘애틋함’의 정서, 고군분투의 땀방울이 책 곳곳에 스며있다. ‘고군’분투라 한 것은 묵직하게 지리 잡고 있는 회의와 견디기 어려운 고립, 그리고 우울 때문이다. - P70
입소해있는 노년들에게는 참혹하고, 요양보호사들에게는 잔혹한 요양원. 늙어가는 많은 이들에게 요양원은 ‘절대로 가서는 안 될 시설‘로 각인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요양보호사 이은주는 바로 그 요양원 안에도 사람살이의 이야기가 있음을, 사랑과 연대의 이야기가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 이야기들은 요양보호사 자신을 ’갈아 넣어야‘ 가능한 일임을, ‘갈아 넣다가‘ 안 되면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음을 드러낸다. - P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