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재편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미 감소하고 있는 호르몬을 필요 이상으로 낮추지 않고, 줄어든 상황에서 최대한 조절하고 균형을 잡는 것은 우리의 의지에 있다고 봐요. 갱년기를 경험한느 분들께 운동과 취미를 권하는 이유에는 뇌의 조절기능을 도와줄 수 있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을 증가시키기 위한 과학적 의도가 있었던 거죠. 세로토닌의 역할은 ‘조절기능‘이라는군요. 갱년기 시기에 에스트로겐 감소로 감정 조절이 힘들어지는 것을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도움을 주는 거죠. 혹은 옥시토신처럼 행복 호르몬은 일상에서 즐거운 일을 할 때 생성된다고 하고요. 주 호르몬의 감소는 어찌할 수 없지만, 자신의 의지로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호르몬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어요. 특히 햇볕을 쬐며 산책을 하거나, 춤을 추고 운동을 하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곳을 방문하거나, 요가와 명상을 하는 것 등은 다양한 호르몬을 활성화해 일종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일상의 방법이라고 해요. 외부적으로 호르몬을 투입할수도 있지만, 자신의 의지로 호르몬을 보충할 수도 있으니 선택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 P180
제가 한동안 공부했던 비폭력 대화에는 ‘코어 자칼‘이라는 과정이 있어요. 코어 자칼이란 오랫동안 내 삶을 지탱해왔던 핵심 신념이 삶의 다른 여정으로 넘어갈 때, 오히려 제약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에 적당한 때가 되면 떠나 보내주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요약해 볼 수 있죠. - P221
저는 독립, 성장, 성찰 등이 꼭 갱년기에만 맞물려서 해석될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이의 문제라기보다는 경험의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나이가 많으면 경험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보면, 나이가 중요한 변수일 수 있겠지만 경험의 질이 더 중요한 것 같거든요. 저는 40대 들어서자마자 직장생활에 있어 해고는 아니었지만 큰 고비를 겪었어요. 그 경험이 사람에 대한, 관계에 대한, 일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바꿔 놓았죠. 나름 저만의 기준선들이 확고해진 거죠. 어떤 방향으로든 주체성이 형성된 셈이에요. 이렇게 형성된 가치관과 경험이 제 갱년기 뿐만 아니라 노년에도 어떤 식으로든 계속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고요. 결국, 개인의 경험으로 다져진 ‘나‘가 중요한 것이고, 그 경험은 나이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즉, 갱년기에 독립과 성장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쌓아놓은 개인의 독립과 성장, 단단함이 개인들의 갱년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개인의 독립과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갱년기 시기 자체가 중요하기보다는 그 이전의 내가 얼마나 ‘나‘로서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죠.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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