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인권 - 돌봄으로 새로 쓴 인권의 문법
김영옥.류은숙 지음 / 코난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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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 없이 보편적으로 취약한 우리 모두가 폐를 끼치며 살아간다. 폐를 끼치기에 삶이 가능하다는 엄중한 사실에 겸허한 존재들은 폐 안 끼친다고 자부하고 위장하는 세력의 위선을 드러낸다. 적극적인 폐 끼침의 사유와 실천, 곧 돌봄을 통해 기존 사회의 시간과 공간에 변화를 요구한다.
폐 끼친다는 말은 달리하면 의존한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상호의존하는 가운데 시민들은 의존과 자립의 관계를 기존과는 다른 관점으로 이해하게 된다. 의존에 관한 주류 담론이나 관행, 사고방식에 비판적으로 개입함으로써, 타자의 의존이나 폐 끼침은 자신들의 의존이나 폐 끼침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세력의 허위의식을 흔든다. 폐 끼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존재들은 폐 끼치기의 호혜성을 위해 시민사회 차원의 토론과 각성을 추동한다. 의존과 돌봄을 무시하려는 사회적 과정과 흐름을 중단시키고 돌봄의 연대를 추동한다. 의존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철폐하려 한다. ‘폐 끼치는 사람들의 연대‘야말로 서로의 차이를 넘어 의존에 대한 공통 감각을 시민적 덕성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다. - P117

돌봄은 아동, 장애인, 노인, 환자 등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돌봄의존자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다. 동시에 돌봄은 대상 영역으로 환원될 수 없는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활동이기도 하다. 돌봄자-보호자와 돌봄의존자의 관계, ‘좋은 돌봄’의 불가능성, 돌봄의 탈/여성화 · 탈/가족화 또는 공공화·시장화, 돌봄 자원·부담·책임의 평등하고 정의로운 분배 등은 어떤 돌봄 현장에서든 중요한 핵심 의제다.
그래서 각 부분을 서로 연관성이 없는 개별 복지정책의 대상이나 돌봄 서비스 등의 자원 분배 대상으로 다루면 돌봄을 중심축으로 생산과 재생산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모든 사람이 돌보고 돌봄 받을 권리를 인권으로 정초하려는 지향과 만날 수 없다. - P122

뒤돌아보는 보호자는 기관과의 소통과 협력을 이어간다. 당사자가 (대부분 안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상태라는 걸 알기에 이전의 모습에 집착하지 않는다. 지금의 ‘좋은 머무름’을 위해 당사자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할 수밖에 없는 돌봄의 양태를 수용하며, 필요한 단계의 조치를 선택하고 결단할 수 있게 된다. 협력은 내 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요양시설을 ‘돌아오지 못할 곳‘이 아닌 계속 가꾸고 보듬어야 할 삶의 장소로 만들 수 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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