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가 되고 ‘불순한‘ 독서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니, 어쩌면 소설 쓰기를 제대로 결심한 시점부터였을 것이다. 정확히 특정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부터 나의 책 읽는 방식은 조금씩 변화해왔다. 읽는 사람의 독서에서 쓰는 사람의 독서로, 순수한 감탄과 경이에서 벗어나 표면 아래 설계도를 더듬는 방식으로. - P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