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3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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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데이비드 리스먼의 <고독한 군중>에 나오는 외부(타인)지향성에 대한 재해석과 탈감정은 밀접하게 연결된다. 외로운 군중의 특징은 타자 지향성 (other-direction)이다. 타자 지향성은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이 맥락에서는 내부(자기) 지향성의 상대어로 쓰인다. 타자 지향성이란 자기 자신에서 출발하지 않는 삶의 방식이다. 대중은 부정의에 대한 분노를 타자 지향적 방식으로 처리한다. 자신은 정치를 변화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정치를 이해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래서 그들은 정치를 ‘말해주는‘ 사람에게 의존한다. 감정을 직접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후기 자본주의의 다양한 문화 장치(미디어)가 이런 경향을 더욱 강화한다. 타자 지향적인 개인들에게는 희생할 만한 초월적 가치가 없다. 남아 있는 유일한 가치는 생존이다. - P197

외롭고 지겨운 노동의 연속. 이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인생이다. 슬픔은 삶에 어쩌다 닥치는 불행이 아니라 삶의 조건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슬픔을 외면한다. 그것을 상기하는 사람만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은 예외인 양 방어한다. 나는 다음 구절에서 스메들리가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한다고 느꼈다. "왜 이리 인생이 모순일까. 매우 비참한 상황인데도 나는 종종 웃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258쪽)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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