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꺼움이 가시자 어쩐지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 나를 무겁게 짓누르던 감정이나 생각이 깃털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곁에 있는 유나에 대한 사랑이 쿵쿵거리는 내 심장 소리와 함께 피부로 느껴졌다. 평생을 함께한 쑥스러움과 부끄러움이 힘을 잃었고 알 수 없는 용기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피어올랐다. 내가 늘 꿈꾸던 내 모습, 우물쭈물하지 않고 하고 싶은말을 하는 용기 있는 모습이 겨우 소주 몇 모금에 이렇게 쉽게 주어지는 것이었나. - P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