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래빗홀클럽 #서평 정보라, 『붉은 칼』"너만은 끝까지 살아서, 네가 원하던 걸 찾을 거야."나선정벌 당시 러시아라는 국가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조선이 청나라에 의해 파견되어 전쟁에 나간 역사를 모티브로 한 이 소설은, 아무것도 없는 하얀 행성을 두고 제국인과 하얀 외계인의 전쟁에 제국의 포로인 주인공이 파견되며 시작된다. 자유를 얻기 위해 전쟁으로 향하는 배에 오른 주인공은 의지하던 소년의 죽음과 수많은 고비를 겪으며 이 세계의 비밀을 알아간다.초반에는 단순히 행성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 이야기처럼 보였고, 외계인이 핵심적인 비밀과 반전을 쥐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 작품이 단순한 전쟁 서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외계인보다 오히려 제국과 포로들의 비밀이 드러나며 이야기는 점차 확장된다.칼과 총, 그리고 하얀 막대기를 이용한 액션 장면들은 세밀한 묘사 덕분에 마치 영화처럼 머릿속에 그려졌다.또한 등장인물들이 이름이 아닌 '그녀', '소년', '녹색 치마를 입은 여자' 등으로 서술되는 점도 신선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신비감을 주기 위한 장치라 생각했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그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내가 살아가는 난세에서 내가 아는 영웅은 수천의 대군을 호령하는 장수가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 뛰어들어 옆 사람의 잡은 손을 절대로 놓지 않는 그냥 보통의 평범하고 용감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런 분들이 현실에서 승리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간절히."- 작가의 말 中이 작품은 거대한 전쟁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한 개인의 이야기이자, 이름조차 지워진 채 소모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화려한 영웅담이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 속에서 가까스로 버티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다.비밀들이 차례차례 밝혀지며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었다. 지루할 틈 없이 끝까지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진한 SF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정신병원 한가운데에서 자라난 소년’이라는 소개를 보고 나는 이 책이 정신병을 가진 아이가 성장해 가는 치유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는 그런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책은 대부분 옴니버스처럼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형식이다. 조금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주인공 요아힘과 그런 요아힘을 놀리는 장난기 많은 두 형, 정신과 의사인 아빠와 조금 엉뚱하지만 다정한 엄마. 다섯 가족의 우습기도 하고 기묘하기도 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진다.솔직히 책의 초중반부는 지루하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따라가기 어려웠고, 서구적인 이야기라 그런지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하지만 책은 후반부로 가며 분위기가 반전된다.작은 형의 갑작스러운 사고와 반려견의 병으로 화목했던 가정의 모습은 점점 변화한다. 또 요아힘과 큰형은 집을 떠나고, 아빠와 엄마의 관계의 형태도 바뀐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요아힘은 과거를 받아들이는 법을 깨닫게 된다.인상 깊었던 것은 과거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는 흔히 과거를 이미 끝난, 확정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요아힘은 오히려 과거야말로 다시 만들어지고 재구성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기억을 하나씩 풀어내며 과거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갈 때 비로소 현재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지만 공감되었다.또한 마지막에는 요아힘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정신병원을 떠올리며 그곳의 사람들과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무질서와 소란, 그리고 일상처럼 받아들여졌던 그들의 광기까지도 그에게는 하나의 세계였다는 점이 오래 남았다.책의 초중반부를 읽으며 서평을 써야 함에도 여러 번 하차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그러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다시 읽게 된다면 또 다른 방식으로 이 책을 이해하게 될 것 같다. 특히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인상 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서제공 #서평단 #톰캣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마녀재판의 변호인』마녀재판 - 악마와 계약을 맺은 마녀를 찾아내 처형하기 위한 재판 16세기 신성로마제국, 여행 중이던 로젠과 리리는 마녀재판이 한창인 한 마을에 도착한다. 전직 법학 교수인 로젠은 리리의 간절한 눈빛에 변호를 맡게 된다. 마녀로 지목된 소녀의 이름은 앤. 증거도, 증인도 없지만 자신들의 신념만으로 유죄를 확신하는 마을 사람들 속에서 앤을 구하기 위한 변호가 시작된다. 책 제목에서 보여지듯 '마녀재판을 변호하는 이야기'라는 설정이 흥미로워 서평단을 신청했다. 등장인물이 많은 편인데 책 앞장에 주요 인물 정리가 되어 있어 헷갈릴 때마다 확인하며 읽기 좋았다.작품 속에는 자신의 행동이 곧 정의라고 믿으며 증거도 없이 앤을 마녀로 몰아가는 인물들과 종교적 신념에 깊이 사로잡힌 인물들이 등장한다. 답답함이 느껴질 만큼 극단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진실을 좇는 로젠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리리의 언니를 계기로 이어진 로젠과 리리의 관계성도 매력적인 요소였다."정의는 성가시기 짝이 없었다. 그것은 면죄부와 같았다. 올바른 기치를 올렸으니 자신들의 행동은 옳다. 자신들이 잘못했을 리 없다. 그런 착각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만들어 낸 표상은 더더욱 공고해졌다."사실이 아닐지도 모르는 일이 누군가의 확신과 믿음을 통해 '진실'이 되어 버리는 순간이 얼마나 쉽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문장이었다. 정의라는 이름이 때로는 가장 위험한 면죄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오래 남았다.중반부의 전개는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후반부 반전은 꽤 짜릿했다. 일본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서 히든카드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읽고 나니 납득이 갔다. 부담 없이 몰입해서 읽기 좋은 미스터리 작품이었다.✦ 좋았던 점- 마녀재판을 변호한다는 참신한 소재- 등장인물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읽기 편함- 인상적인 후반부 반전- 술술 읽히는 가독성✦ 아쉬웠던 점- 간혹 보이는 탈자로 인한 아쉬운 완성도-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중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