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1등급 고득점의 비밀 - 현직 국어 교사가 알려 주는 상위 1% 초중고 국어 공부 로드맵
김지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생 어린이 두 명을 키우는 학부모다. 그래서일까? 아직은 입시와 관련한 국어는 멀게만 느껴졌다. 막연히, 지금 이 시기의 두 아이들에게 문해력을 잘 키울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아이가 독서와 글쓰기로 사고 영역을 넓히면, 자연스레 입시와 관련한 국어의 기본이 쌓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을 뿐이다.

요즘 아이들이 '저승사자'가 사자의 종류라고 알고 있다는 이야기가 재미있으라고 만들어 낸 유머인 줄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충격이었다. 나는 어린이집을 '얼집'이라고 줄여 말하고 '그 자체'라는 표현을 '그 잡채'라고 표현하는 엄마들의 말 트렌드가 무언가 불편한 꼰대 같은 언어습관을 지닌 사람이기도 했다.

수학과 영어에 비해 국어의 경우, 장기적으로 계획할 수 있는 일종의 로드맵이 없다. 그렇다 보니, 사실 지금 아이가 하고 있는 국어와 관련한 일련의 활동들이 과연 향후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지 알리 만무했다. 김지영 선생님의 <국어 1등급 고득점의 비밀>은 17년 차 현직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 국어 공부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시기별로 어떻게 교육과정을 달성하고, 공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를 해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전 과정에 걸친 국어 과목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시험의 난이도에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실력을 쌓기 위해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책은 크게 4부로 이루어져 있다. 요즘 국어와 요즘 아이들의 현황, 그리고 국어 공부에 로드맵이 필요한 이유를 담고 있는 1부,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많았던 챕터이자 초등학교 시기의 국어 공부 로드맵을 소개한 2부, 본격적인 입시 레이스를 향한 중등 공부의 로드맵을 담은 3부, 그리고,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잡아야만 하는 고등 공부의 로드맵이 4부에 담겨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직접 듣는 국어 공부 노하우와 출제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문제풀이 비법, 국어 교육과 관련한 참조 사이트 들을 소개한 부록이 있다.

시기마다 달성해야 할 필수 과제를 알고, 전체적인 로드맵을 볼 수 있다면 해당 학년에서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알 수 있다. 먼저, 초등 국어의 핵심과제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독서를 통한 문해력 키우기
교과서 학습을 통한 배경지식 확장
다양한 체험을 통한 사고력 신장
독해력, 문해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부터는 학습 격차를 줄이기 쉽지 않다. 따라서, 독서를 게을리하지 말고 교과서를 꼼꼼히 보며 배경지식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집을 많이 풀기보다 과목을 편식 않고 다양한 과목의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체험을 통한 사고력 신장 역시 중요하다.

중학교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에 초점을 둔다.
개념어 정리하기
비문학 독해 시작하기
문법 기초 정리하기
모든 과목에서 개념을 잘 다지는 것이 중요하듯, 국어 역시 마찬가지다. 문학의 개념어, 문법의 개념어 등을 공부한다. 비문학 독해 실력을 키우기 위해 독서가 중요하나 현실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은 중학교 시기에는 문제집을 활용한다. 매일 조금씩 지문을 읽고 독해 연습을 하며, 문법 기초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법은 공부하지 않으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고등 국어의 핵심 과제다.
1학년: 내신 성적 챙기기
2학년: 수능 및 모의고사 공부
3학년: EBS 연계 교재 공부
이 세 가지 과제는 초등과정, 중등과정에서 나온 세 가지의 핵심 과제들이 기본이 되어야만 달성할 수 있다. 평범한 일반고 학생이라면 내신 성적을 챙겨 수시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고, 그렇기에 안내된 세 가지를 각 학년별로 꼼꼼하게 체크한다.

책에서 상세히 예시와 방법을 다뤄주기에 전반적인 초, 중, 고 국어 공부의 방향을 살펴보며, 지금 우리 아이가 처한 초등학교에서 어떤 점을 더 신경 써 주어야 할 점을 챙길 수 있었다. 당장 입시를 위해서도 필요한 국어이지만, 사실상 국어는 모든 과목의 기본이자,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기도 하다.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담아주는 귀한 이야기들은 당장 1등급을 만들고 싶은 고등학생뿐 아니라, 로드맵을 따라 차근차근 체크할 수 있는 좋은 참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미자모 서평단으로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이고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 - 피라미드부터 마인크래프트까지 인류가 만든 사회
허먼 나룰라 지음, 정수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시대를 지나오며, 우리의 기술이 얼마나 발전하였고 그로인하여 세계가 좁아졌고, 얼마나 다양한 활동을 직접적인 만남 없이도 가능할 수 있는지를 처음 체험하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비대면 세계가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세계안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가치들이 움직일 수 있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던 와중에 낯선 용어였던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만나게 되고, 여전히 대략적인 이미지는 알겠으나 정확한 정의를 모르겠던 메타버스와 관련한 가상세계가 하나의 수수께끼처럼 나를 감쌌다.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미래 사회, 그리고 피할 수 없는 단어, 가상 세계. 아는 것이 없어 뜬구름만 잡는 것 같은 나는 허먼 나룰라의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책을 만났다.

세계적인 메타버스 기업 임프라버블의 설립자인 허먼 나룰라는 가상 세계가 우리의 사고방식과 여가, 의사결정 과정 전반에 걸쳐 전례 없는 영향에 관심을 가지고,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는 피라미드, 파라오가 VR안경을 쓰고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가상세계가 인간을 인간이게끔 만들던 요소들, 즉 자기 결정성,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의 욕구를 어떠한 형식으로 채워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 책은 가상세계가 왜 중요한지, 어떻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될지에 대해 차근차근 안내해 준다. 수천년 동안 인류는 끊임없이 다른 세계를 만들어왔고, 온갖 상상력을 동원한 기발한 방법으로 가상세계는 존재해 왔다. 그 세계를 만든 이유는 더 행복한 삶을 위해서였다. 이런 행위, 즉 다른 세계를 만들고 믿는 과정은 사회가 원활히 돌아가는데 필요하기도 하다. (1장)

그러나,산업 시대에는 인간의 존재 이유가 생산성이라 여겨질 만큼, 개인을 버려둔 사회의 번영이 핵심이 되었다. 생산성의 최우선인 사회에서 존재 의미를 잃어버린 인간의 심리적 위기는 커지고, 인간의 내적 생활의 중요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내적 만족을 향한 개인의 욕구는 사람들을 디지털 게임과 가상 세계로 향하게 했다.(2장)

결국, 더 좋은 경험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가상세계는 자기 결정성과 심적 만족의 통로가 된다. 또한, 가상세계에서는 물건아 아닌 경험이 통용될 것인데, 더 좋은 경험을 위한 자율성과 유능감, 유대감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삶이 결국 보람 있는 삶이 될 것이다. 유용한 경험은 내적 만족감을 생성한다. 유익한 가상 경험은 우리의 내면에 실제 경험만큼, 또는 그 이상의 큰 영향을 줄 수 있다.(3장)

바람직한 메타버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상 세계가 얼마나 복잡한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책에서는 유효한 복잡성(useful complexity)과 1초당 상호 작용 횟수(COPS)를 통해 가상 현실의 번지르르한 말과 달리 궁극적으로 현재 구현할 수 있는 복잡성의 수준과 향후 미래의 가상 세계에서 필요한 복잡성의 수준을 구별할 수 있게 돕고 있다. (4장)

인간의 상상력과 독창물의 산물이었던 메타버스는 현재,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재탄생 하였고, 사회적인 성격을 띠며 실재하고 있다. 그렇듯, 메타버스는 '우리의 현실 세계와 교차점이 많은 다른 세계'<p.163>이다. (5장)

바람직한 메타버스 건설을 위해, 가장 기초가 되는 작업은 실제 가상 세계를 구현, 유지,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인프라 구축 후, 메타버스의 내용을 채우고, 창작물에 관한 다양한 고민과 경험의 발전이 이슈로 뒤따를 것이다. 콘텐츠만큼 서비스도 중요해 진다. "메타버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구조물을 세우는 엔지니어가 아닌 생태계를 가꾸고 보살피는 정원사"<p.182>가 되어야 한다. 책에서는대기업형메타버스, 탈중앙형 메타버스, 교환형 메타버스를 다루고 비교한다. (6장)

메타버스는 우리 사회를 생산 경제에서 보람경제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흥미롭다. 개인의 보람을 극대화하는 건실한 가상 경제, 바람직한 메타버스에서는 인간적이고 창의적인 직업이 늘어날 것이다. 인간이 지닌 잠재력을 발휘하고, 창의력을 활용하는 점이 현재를 살아가는 나를 현혹하는데...실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 가상 세계의 규모, 복잡성이 커져 수요가 늘수록 가상 직업지 정식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도 하고 동시에 두렵기도 했다. (7장)

디지털 공공재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장악한 전체 사용자 데이터'<p,249>로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원이다. 이는 미래 가상 사회를 지을 재료이기도 하다. 이 데이터에 누가 접근하고 어떻게 관리하고 민간기업이 수익을 내는데 이용할 수 있는지, 공익에 활용할지 정부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8장)

포스트 휴먼의 시대, 컴퓨터와의 공생 가능성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책은 말한다. 기술이 충분히 무르익어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를 넘어서게 되면, 우리 사회는 언어,맬락,시간,현실에 세분화 될 것이고,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메타버스 시대는 인간을 하나로 만들던 맥락이 갈리고, 분화된 종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9장)

플라톤의 동굴 이야기에 비유한 메타버스 이야기, 우리의 현재 경험이 얼마나 협소한지 미처 몰랐다고 회고할 미래의 어느날, 우리가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경험으로 우리는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에 대해 어떠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될까? 어렴풋하게만 다가오던 메타버스를 향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탄탄한 역사적, 현실적 맥락을 통해 미래를 향해 열리는 기분이다. 결국, 메타버스를 향한 본질은 인간.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미래의 시대를 향해 열린 마음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적어도 플라톤의 동굴안에 머물며, 이 세계가 나의 전부다 외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기에 말이다.

*미자모 서평단으로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하고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고 아름다운 니체의 철학수업 작고 아름다운 수업
지연리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니체가 말하는 정신발달 3단계의 마지막 인생을 유희처럼 사는 상태인 '아이의 정신'을 살고 싶었다. 그러나, 줄곧 나의 정신은 규범과 가치를 절대적 진리로 여기며 복종하는 '낙타의 정신'으로 지냈던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마구 몰려올 때였다. 니체가 말한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울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비밀스럽게) 니체는 내 마음속 철학자로 조금씩 자리잡게 되었다. 니체의 여러 명언 중에 아직까지도 가장 마음이 오래 담기는 말은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마음속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다. 느닷없이 멀쩡하던 아이가 아팠고, 아픈 아이를 돌보며, 고통의 순간을 건널 때, 나를 살게하던 한 마디이기도 했다.

지연리 작가의 <작고 아름다운 니체의 철학수업>은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철학수업이다. 니체가 어린이 백명에게 '니체와 함께 떠나는 질문 여행' 이라는 특이한 초대장을 보내고, 그렇게 백 명의 아이들이 모여든다. 각자 어린이들이 하나씩 던지는 질문 백 개에 대해 니체가 설명을 해준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 아름답고 적절한 삽화와 함께 만나는 특이한 여행. '나 자신, 마음, 관계, 삶, 꽃피는 아름다움'의 다섯 가지 테마안에서 니체가 어린이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함께 한다.

한 장 한 장 소개되는 따뜻하고 상징적인 그림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한국과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하였다는 지연리 작가의 글, 그림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니체의 철학을 부드러운 그림체로 나누어준다. 자칫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는 철학서를 그림책처럼 아름답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Day 51: 진실한 우정에 대하여>

"니체 할아버지, (중략) 진짜 우정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건 없나요?"

쉰 한번째 아이가 물었어.

니체가 대답했어.

"우리가 넓은 대자연 속에 있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자연에게 우리에 대한 아무런 견해가 없기 때문이야. 자연은 좋다거나 나쁘다는 판단 없이 우리 자신으로 있게 해 주거든. 진실한 우정은 그런 것이야. 상대의 장점이나 단점을 가르지 않고 본래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지지하며 곁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 자연이 우리에게 해 주듯이 말이야."

<작고 아름다운 니체의 철학수업, p.121에서>

아이들의 질문에 멋있는 답변을 하지 못해도 적어도 지혜로운 답을 해주고 싶었다. 소소한 일상 속 이야기들, 친구와의 다툼, 화해, 질투, 우정 등 아이들이 성장하는 단계마다 나는 부모로서 어떤 말들을 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만난 이 책에서의 니체의 대답은 가히 명언이다. 진실한 우정이란, 자연이 우리에게 해주듯,상대의 장단점을 가르지 않으며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지지하고 묵묵히 바라봐 주는 것. 비단, 우정 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적용되는 이 한마디가 오래도록 남는다.



<Day 53: 진실한 사랑에 대하여>

(중략)

"하지만 진실한 사랑은 영원히 변하지 않지."

"진실한 사랑이요?"

"그래, 영혼이 육체를 감싸는 그런 사랑. 뇌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영혼이 기억하는 사랑은 영원하단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던진 어린이의 질문에 대한 답변, '뇌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영혼이 기억하는 사랑'! 이 사랑이 위로가 된다. 먼 훗날, 무슨일이 일어나더라도 영혼이 기억하는 사랑을 담아 오늘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여 사랑하였는가, 오늘을 반성한다.


<Day 70: 관찰에 대하여>

"할아버지, 저는 사소한 데 집착할 때가 많아요. 담대한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니체가 대답했어.

"담대한 마음은 높은 곳에 올라 관찰할 때 얻어져. 독수리처럼 높이 올라서 보면 모든 것이 저마다 일어나야 하는 대로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거든. 불완전한 것과 그에 따른 고통이, 바람직한 모든 것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도 이해할 수 있지.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세상과 지하에서 상상하는 세상이 다르듯, 전체를 보는 눈을 얻으면 작은 일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단다." <p, 161>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것, 살아가며 매 해 배우며 연마하는 관점중에 하나다. 내 안의 나에게 매몰되지 않고,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꼭 높은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듯, 넓은 시야로 개인에게 처한 상황을 바라보는 것. 그렇게 지구 위에서 바라보고 객관화하고 지혜를 얻는 것, 말이 쉽지 보통의 내공으로는 힘든 일이기도하다. 어린이의 관점에서 니체는 전체를 보는 눈을 얻으면 작은 일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혜를 이렇게 알려준다.

<나>라는 신비를 탐험하는 것이 인생이다 라고 말한 니체, 이런 니체가 할아버지로서 어린아이 백명과 함께 한 문답은 어린이의 마음에 어떠한 씨앗을 뿌릴 지 기대가 된다. 니체가 말한 궁극적인 정신상태인 '어린아이'의 상태, 그 상태를 살아가는 어린아이에게 니체가 전하는 다정한 삶의 메시지. 어린 시절, 나에게도 이러한 어린이철학서가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미자모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니체

#작고아름다운니체의철학수업

#열림원어린이

#지연리

#어린이를위한니체책

#어린이철학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혹하는 미술관 - 내 삶을 어루만져준 12인의 예술가
송정희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혹하는 미술관

1. 들어가며

책을 진작에 읽었으나 서평을 쓰기 위하여 기다려야 했다. 서평을 쓰려 앉으면 엉엉 눈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매혹하는 미술관>에서 저자 송정희가 보여준 12명의 예술가들, 그리고 그들의 낯선 세계. 이 곳에서 헤어나오기까지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고요해 질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실패했다. 그림을 볼 때마다 새롭게 올라오는 감정 깊은 곳의 이야기들은 외면할 수 없었다. 어쩌면 그것이 예술이기에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저자가 이 책에서 초대한 세계일 수 있겠다 싶다. 나는 어쩌면 책을 리뷰하며 단정하고 객관적인 어조를 유지하지 못할지 모른다.

그렇기에, 이 포스팅은 서평이라는 말보다는 독서에세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책이, 그림이, 그리고 예술가의 삶이 나의 삶을 관통하여 만나는 지점에 오래도록 머물며 쓰고 싶다.

그렇게 출판사나 서평단 측에서 원하는 서평과는 어쩌면 조금 다른, 변주된 서평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

2. 내게는 낯선 아름다움! 조지아 오키프



매혹하는 미술관, 송정희

언제였더라...조지아 오키프의 꽃들을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그녀의 작품은 나에게 두 번의 커다란 충격을 주었는데, 첫번째는 꽃이 이토록 여러겹의 우주를 포함하고 있는지 미쳐 몰랐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게는 그저 하나의 덩어리, 어쩌면 어린 시절 크레파스를 손에 꼭 쥐고 동그라미 하나 그린 후 꽃잎을 그려 두가지 색으로 만들어낸 딱 그 덩어리로만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깨달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받은 충격은 이 꽃을 보고 사람들이 여성의 생식기를 연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여성의 생식기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구조로 몸 안 깊숙히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왜? 이게 왜 닮은거야? 그리고, 자신의 깊숙한 곳 결코 보지 못하는 어떤 지형을 열어본 충격이었다.

조지아 오키프는 "그저 꽃을 확대해서 그렸을 뿐"이라 말하였고,멀리서 보이는 꽃의 외형이 아닌, 가까이 크게 보아야만 열리는 꽃의 내면 세계를 그려냈다.

낯선 아름다움! 그리고 충격!

내게는 조지아 오키프가 이 두가지 단어로 표현되던 시절이었다.

"오키프는 대상에 바짝 다가가 오래 들여다보면 그 대상의 구체적 형상은 점차 사라지다가 추상에 이르러 대상의 본질만 남는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매혹하는 미술관, 조지아 오키프 편, p.18>

새로운 풍경을 창조하기보다는 그 풍경을 새롭게 편집했던 그녀를 생각한다. 인간이라는 존재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내가 보고 있는 지금 이 사람들, 그리고 이 풍경을 나는 어떻게 편집하고 있을까?

3. 화려한 한풀이, 천경자



매혹하는 미술관, 송정희

또 한명의 친숙한 작가는 바로 천경자.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2004년 산 도록을 옆에 두며 책을 읽었다. 한풀이 과정과도 비슷한 그녀의 그림. '생태'에서 표현한 저항과 열기가 가득한 뱀. 허물을 벗지 못하면 그 안에 갇혀 죽듯, 천경자 자신도 허물을 벗고 새로운 자신이 되기를 바랬던...그녀의 슬픔을 이겨낼 수 있게 한 아름다운 작품들 앞에서 가슴이 요동친다.

"화려할수록 슬펐다." <매혹하는 미술관, 천경자 편,p 92>

이 한 줄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4. 칼로 깊은 슬픔이 도려내질까? 케테 콜비츠



매혹하는 미술관

낯선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 케테 콜비츠의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어머니> 앞에서 멈추어 선다.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눈물을 삼키며, 울렁이는 마음으로 가만히 그림을 본다. 흡혈귀처럼 아이의 가슴 모든 피를 빨아들일 것 같은 어머니의 절규, 그리고, 그녀 자신이 전쟁터에서 잃어버린 아들, 전쟁과 예술로 맞써 싸운 그녀.

"그녀는 자신의 고통과 분노의 질감을 판화의 투박한 칼맛으로 새기며 동판화, 석판화, 목판화 작품들을 남겼다. 삶은 견디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것이라고 믿는 그녀에게 판화는 가장 적절한 매체였다." <매혹하는 미술관, 케테 콜비츠 편, p.263>

그녀는 칼로 하나하나 그으며, 사무친 그 아픔을 도려낼 수 있었을까? '미술이 아름다움만을 고집하는 것은 삶에 대한 위선이다'라고 말하였다는 그녀의 예술, 고통을 깊이 들여다보고 인간과 세상을 이해한 그녀의 예술이 전해주는 강한 힘이 느껴진다. 그 무엇도 전쟁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예술로 실천하는 지성을 보여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5. 치유의 예술, 루이스 부르주아



매혹하는 미술관

그러고보니 나는 어린 시절에도 거미를 그려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내게도 '거미' 하면 응당 징그러워 피하고 싶은 동물, 그러나, 자연에서 만난 거미줄은 황홀하기 그지 없는 아름다운 예술이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거미줄, 비가 온 후에 물방울이 맺힌 거미줄은 아름답다. 나의 생각이 여기까지 미칠 때, 프랑스계 미술인 '루이스 부르주아'는 거미를 통하여 어머니를 오마주한다.

징그러운 외모, 독을 품은 거미, 그러나 누구보다 강한 모성애로 알을 보호하고 먹이가 없을 때, 기꺼이 자신의 몸을 새끼에게 내어준다. 거미줄은 약하지만 강하고, 가늘지만 질기다. 두렵고 불운한 어린시절을 지내온 루이스 부르주아에게 거미는 어머니와 같았다. 거미 작업을 하며 과거의 기억을 붙들며 지낸 치유의 시간들, 그녀는 예술을 통한 치유가 무엇인지를 이렇게 증명한다.고통이 삶의 일부분이 되고 그 시간을 관통한 그녀가 주는 메시지는 실로 가슴을 울린다.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삶은 어딘가에 신비로움을 숨기고 있다는 믿음. 아마도 고통에 마법을 걸어 신비를 찾아내는 존재가 바로 예술가일 것이다."<매혹하는 미술관, 루이스 부르주아 편, p.292>

6. 내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중국 화가 '판위량'



매혹하는 미술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이름 '판위량'. 20세기 중국에서 누드화를 그린다는 것은 가부장적 사회를 향한 항거, 그녀는 예술가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회에 저항했다.

"대자연의 세계에서 인체는 흠잡을 데 없는 완전무결한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풍부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매혹하는 미술관, 판위량 편, p.177>

판위량의 그림을 보며, 나는 내 자신이 아름다운 fit에 관한 강박에서 해방되던 한 때가 떠올랐다. 나는 늘상 작고 호리호리한 몸매였는데 아이둘을 낳고 기르며 불현듯 아름다운 복근을 만들어 가꾸는 재미에 들었었다. 복근이 사라질까 두려워 식단을 조절하며 열심히 운동을 하던 시간들 안에서 어느 순간 나의 아이가 쓰러졌다. 한치 앞을 모르며 병원 생활을 하던 시절을 지나왔다. 그 이후 무려 7킬로의 살이 쪘고, 예전 옷들이 맞지 않아 원피스를 제외한 모든 옷은 입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차라리 큰 옷을 사입은이후 엄청난 해방감이 찾아왔다. 손 가득 잡히는 뱃살도, 퉁퉁한 팔둑 살도, 드럼통처럼 되어버린 몸매가 싫지 않다. 오히려 잔병치레가 훨씬 적어지고,더 활력이 났다. 다만, 무게가 급작스레 증가한 이후,몸이 무거워 달리기를 잘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쉽지만 말이다.

"인간의 본성에서 발아한 인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누드를 통해 실현하고 싶었다"<p.177>​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 각인되었던 몸매에 관한 기준을 스스로 끊어버린 이후,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장 내 자신이 나의 몸과 친해질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 것 같다. 니체가 말한 말이 새롭게 들린다.

'육체를 경멸하는 자들은 삶에서 가장 바라는 것, 즉 자신을 넘어 창조하는 것을 더 이상 할 수 없다.' <p.178>

7.아름답지 않아도 될 권리, 멋진 수잔 발라동



매혹하는 미술관

르누아르의 그림 속 모델인 아름다운 수잔 발라동, 그녀가 모델에서 화가로 탈바꿈하는 순간은 뭉클하다. 자신의 영혼만큼은 자신의 것이라는 그녀의 신념, 그리고 그런 신념이 드러난 두꺼운 검은 선과 생동감 넘치는 색채, 대담한 그녀의 그림이 좋다.

젊고 아름다운 모델로 당시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에 담겼던 발라동은 그런 이미지를 모두 깨부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선언한다. 아름답지 않아도 된다고.

르누아르의 그림 속 발라동과 자신이 그린 자화상의 발라동을 보며, 나는 이런 생각에 머물었다. 내 안에 있는 다양한 나! 그 나들은 과연 보는 사람에 따라 어떤 모습일까? 첫째의 엄마로서의 나, 둘째의 엄마로서의 나, 딸로서의 나, 작업자로서의 나 등 다양한 옷을 입은 내가 존재할 때, 내가 원하는 상이 아닌, 실제 아무 수식어가 붙지 않은 '나'는 누구일까?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불러일으킨 챕터이기도 하다.

8. 내가 듣는 목소리는 무슨 색일까? 키키



매혹하는 미술관

"키키는 목마른 보헤미안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그 이상이었다. 그녀도 자신만의 공간에서는 혼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였다. 다만, 당시 다른 예술가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번도 아틀리에를 갖지 못한 화가였고, 작가의 방을 가져보지 못한 작가였다는 사실이다" <p.125>

헤밍웨이가 서문을 써준 키키의 책은 보헤미안 라이프 스타일을 날것 그대로 생생히 보여준다. 헤밍웨이는 키키의 회고록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논란을 자초하였는데, 그것은 '목소리를 가진 여성'을 강조하였고,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한 여성의 의지를 이야기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하면서도 이 사회를 살아가며 지켜내기에 얼마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9. 비운. 아!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카미유 클로델



매혹하는 미술관, 송정희

카미유 클로델의 <성숙의 시대> 작품을 보며 배운 해설은 가히 명언이다. 세월의 흐름과 마주한 인간의 운명을 어찌 이보다 더 정확하게 담을 수 있을까. 무언가를 만지며 찾아가는 감정의 깊은 주체, 예술가들에게 주어진 형벌이자 축복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말 없은 사유, 만지는 사유, 자신의 삶을 걸고 만지며 통찰하는 삶을 조각으로 담아내고, 그 조각을 바라보며 운명에 대해 생각한다. 비운이라는 말이 사무쳤을 그녀를 생각해본다. 죽어서도 카미유와 로댕의 작품은 이렇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데 말이다.

10. 행위예술이 무엇인지 알려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매혹하는 미술관, 송정희

내게는 언제나 낯선 영역, 행위 예술.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퍼포먼스 '예술가가 여기 있다' 와 '리듬0' 등을 읽으며 소름이 돋았다. 리듬0에서 보여지는 악의 평범성은, 사유하지 않는 자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나는 물건'이라는 그녀의 상황에 총알을 장전한 권총 마저도 등장한 사실은, 수동적인 개체 앞에서 폭력성을 함부로 드러내는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며 악의 평범성을 개념화 했을 때 처럼 말이다.

엄마가 된 이후, 엄마의 삶을 살며 선과 악에 대해 더 깊게 파고들 수 밖에 없었다. 엄마들의 시야가 갈수록 좁아지는 현상을 목격하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더라도 평범한 한 인간의 무사유로 누군가를 찌를 수 있다는 사실을 엄마들 사이에서 확인 하기도 했다. 타인의 행동을 반면 교사 삼아, 나는 끊임없이 사유하고 돌아보며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도 했다. 큰 그림은 보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일차원적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 또한 자라났다.

'저게 무슨 예술이야?' 하며 기웃거리고 넘어갔던 난해하고 알 수 없는 행위 예술에서 용기를 얻는다. 위로를 얻는다. 그녀의 이야기는 몸을 도구로 이용하여 세상의 모든 개념을 구현하고자 노력한 대모임이 분명하다.

11. 마치며

이 책을 처음 접하였을 때 나는 두려웠다. 미술을 알지못하는 미알못 주제에 잘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내 안에 피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삶과 예술이 궁금하여 어쩌면 나같은 미알못의 시선으로 읽어내면 무엇이 보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감수성이 예민한 나는 감정을 글로 풀어낼 수 없어 끙끙거리고, 깊은 감정의 정체를 알고 싶어 앓아가며 글을 쓰곤 했다. 그림의 본질도 다르지 않으리라. 창조라는 활동은 말이나 글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을 어떤 형식으로든 표현해 내는 것, 그 모든 과정은 실로 위대하다. 그렇게 태어난 결과물은 커다란 감동을 준다.

<매혹하는 미술관> 책을 통하여 멋지고 아름답고 슬픈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녀들이 탄생시킨 작품속에서 세상의 빛을 발견한다. 비록, 그림은 잘 모르지만 지금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실제로 만난다면 얼마나 의미있을까, 그 때의 전율을 상상해 본다. 영혼을 채워주는 책이었다. 한 챕터씩 아껴 아껴 읽었다.

어느날 훅.하고 나의 삶에 들어온 낯선 세계. 이 세계를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소제목은 제가 책리뷰를 위해 다시 지은 제목이며, 책 속의 소제목과는 다릅니다.

*미자모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후기입니다.

*책이 너무너무 좋았어요. 세상에, 이런 책을 읽으며 눈물을 뚝뚝 흘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를 키우며 새롭게 만나는 세상은 참으로 예쁜 세상이다. 따뜻한 마음, 아름다운 시선, 그리고 아이들만의 천국을 박애희 작가의 시선으로 멋지게 담아낸 책을 만났다.
<작고 외롭고 빛나는 어린이의 말>에서는 어린이들이 잡은 작고 사소한 순간이 찬란하다는 사실을 잊고 지낸 어른들은 뜨끔하게 만든다. 작은 아이들이 때로는 훌륭한 스승이 되어 삶을 가르쳐준다. 작지만 큰 그들이 겪어내는 외롭고 버거운 시간을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반짝이며 걸어가고 있다고! 그런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지금, 여기가 어쩌면 천국일지 모르겠다.

"그럴 때는 기다리면 돼요. 하느님이 슬픔을 통해서 뭔가 좋은 걸 주시려고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요."<요한나 슈피리, 하이디><p, 194>

책 속에는 작가의 에피소드와 함께 다양한 동화책 속에서 만난 주인공 어린이들의 말들 또한 나온다. 어린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반짝이는 말들, 이로인해 받는 위로. 슬픔에 주저앉는 어른에게 어린이가 전해주는 커다란 격려다.

또한, 작가는 이 세상에 조금 더 오래 있었다는 이유로 어른이라는 특권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아이들은 대부분 많은 것을 스스로 알아내고 깨친다. 하지만 어른들은 종종 아이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1년이 안되어 놀랍도록 달라질 아이들을 두고 뒤돌아 가볍게 흉보는 어른들은 언제나 있었다. (...) 마치 날 때부터 그런 아이인 것처럼, 보이는 문제가 아이의 전부인 것처럼 아이들을 쉽게 예단하며 수군거리는 어른들의 말이 아이에게 하나의 낙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종종 잊는다. "<어린이의 말, 박애희, p.120-121>

'1년이 지나면 놀랍도록 달라질 아이들을 두고 뒤에서 가볍게 흉보는 어른들'을 만나왔다. 예단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함몰된 어른들과 거리를 두면 커다란 자유가 찾아온다. 엄마관계에서의 거리두기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부쩍 깨닫는 요즘, 하고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작가에게 고맙다.

변함이 바로바로 눈에 보이는 아이부터 스며들도록 천천히 젖어드는 아이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있는데, 워낙에 엄마들이 가벼이 생각하고 단정짓지는 않았나 나부터를 되돌아보게 된다.

겹겹의 인간의 일부만을 보고 단정짓는 사람이 되지않도록 오늘도 깊어진다. 누군가를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복잡한 일임을... 나이가 들 수록 깊어지는 사람이되어야겠다.

어른이라는 나이가 단순히 눈금일뿐..저절로 눈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님을...믿기지않게도, 자신의 아이나이만큼 도리어 눈금이 내려가는 사람이 있음을 목격한다.

나만큼은 부끄럽지않은 어른이 되어야겠다. 시간이 흐르면, 그제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으니 말이다. 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다.

"저 가방에 어른들이 지운 짐도 들어있겠지. 왜 이래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어른의 말이니 믿고 현실에 적응하며 묵묵히 짐을 지고 걸어가는 어린이를 생각할 때 마다 어른으로서 한없이 미안해진다. 먼 훗날 아이들은 어른들이 선택한 것들을 고마워할까." <p,57>

혹 어른들이 지운 짐들이 아이를 아프게 하진 않을까?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내 자신이 행했던 많은 일들이 일방적인 사랑의 방식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도 된다.

"아, 살아있다는 것은 정말 멋지다."
이 책은 실로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지는 책이다.어른이 된 후의 삶도 이토록 반짝일 수 있다고, 아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평안한 상태를 포기하고, 태어나서 자아를 가지고 자신만의 감정에 휘둘리며 감각하며 사는 이 삶이 가치있다고, 기꺼이 전해주고 싶어진다. 열린 마음과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 그리고 선의. 사랑과 여유와 관용을 잃지 않는 태도를 지닌 어른이 되고 싶다.

나의 아이는 오늘도 무거운 책가방을 멘 채 학교를 향했다. 사랑한다고 가득 안아 준 후 속삭인다.
"있지, 네 마음이 너를 지켜줄거야. 오늘 하루도 행복할거야."
아이가 만날 오늘의 작은 사회, 그 안의 희노애락안에서 괜찮을거라고 작은 주문을 넣어준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고외롭고빛나는어린이의말
#어린이의말
#박애희
#열림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