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이름 '판위량'. 20세기 중국에서 누드화를 그린다는 것은 가부장적 사회를 향한 항거, 그녀는 예술가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회에 저항했다.
"대자연의 세계에서 인체는 흠잡을 데 없는 완전무결한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풍부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매혹하는 미술관, 판위량 편, p.177>
판위량의 그림을 보며, 나는 내 자신이 아름다운 fit에 관한 강박에서 해방되던 한 때가 떠올랐다. 나는 늘상 작고 호리호리한 몸매였는데 아이둘을 낳고 기르며 불현듯 아름다운 복근을 만들어 가꾸는 재미에 들었었다. 복근이 사라질까 두려워 식단을 조절하며 열심히 운동을 하던 시간들 안에서 어느 순간 나의 아이가 쓰러졌다. 한치 앞을 모르며 병원 생활을 하던 시절을 지나왔다. 그 이후 무려 7킬로의 살이 쪘고, 예전 옷들이 맞지 않아 원피스를 제외한 모든 옷은 입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차라리 큰 옷을 사입은이후 엄청난 해방감이 찾아왔다. 손 가득 잡히는 뱃살도, 퉁퉁한 팔둑 살도, 드럼통처럼 되어버린 몸매가 싫지 않다. 오히려 잔병치레가 훨씬 적어지고,더 활력이 났다. 다만, 무게가 급작스레 증가한 이후,몸이 무거워 달리기를 잘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쉽지만 말이다.
"인간의 본성에서 발아한 인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누드를 통해 실현하고 싶었다"<p.177>
나도 모르게 어딘가에 각인되었던 몸매에 관한 기준을 스스로 끊어버린 이후,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장 내 자신이 나의 몸과 친해질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 것 같다. 니체가 말한 말이 새롭게 들린다.
'육체를 경멸하는 자들은 삶에서 가장 바라는 것, 즉 자신을 넘어 창조하는 것을 더 이상 할 수 없다.' <p.178>
7.아름답지 않아도 될 권리, 멋진 수잔 발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