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 바움. 이름이 참 예쁘다. 이 책 좋다더라는 추천만 받고 책을 빌렸다. 크리스마스 잉어라는 제목과 언뜻 아기자기해 보이는 표지에 어떤 아름다운 이야기일까 싶었는데 웬걸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일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잉어를 먹는다. 나치하의 독일에서 잉어구하기는 아주 어렵지만 집안의 독재자인 말리 고모는 그 어려운걸 해낸다. 다만 크리스마스까지 한달동안 잉어를 살려둔 채 키워야한다. 비실비실한 잉어는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집안 욕조에서 한달동안 살아남는다. 그리고 그 잉어는… 왜 죽였지? 라는 질문과 독재자인 말리 고모의 눈물로 끝나는 단편. 이 외에도 단편이 3개 더 실려있었는데 나는 스컹크를 키우는 여자가 주인공인 ‘굶주림‘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이 단편집은 비키 바움이 살아가던 시대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 시대를 크게 두 눈 뜨고 마주보는 작가의 시선도.
음 설정은 재미나고 결론도 좋다만 중간과정이 지루하다. 비어트리스를 빼고 모두 공격하는 염소 안스웰리카가 매력적이다. 여자가 글을 읽고 배우는게 금지된 세상에서 지혜로운 부모를 둔 덕에 글을 배운 비어트리스. 빠르고 따뜻한 잭 도리. 한쪽 눈이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에딕 수사. 스스로 왕의 자리를 두고 걸어나온 카녹. 캐릭터들이 참 매력적이다.
후반부에 고였던 눈물이 결국 떨어졌다. 스스로를 복어로 비유하는 두현이를 강렬하게 응원하게 된다. 문경민작가가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작품을 통해 내게전달 되었다. 참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초보 쓰는 사람에겐정말 대단해보이는 일이다. 어색하지 않게, 강요하지 않으며, 말하지 않고 보여주기. 읽는 이가 자발적으로 작가의 의도를 찾게하는 그 힘. 아 나도 갖고싶다.
첫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결혼생활에서 섹스와 식사 어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뒤를 있는 에피소드들은 갈수록 험악해지지만. 최근편까지 얼른 읽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