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기만 한 <다정죽집>을 쓴 저자가 맞는가? 작가가 쓴 동화를 읽고 작가를 만난적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때의 만남이 생각났다. 책을 읽을 때 작가를 만나본 것이 방해가 될 때도 있고 도움이 될 때도 있는데 이 책은 후자였다. 송도에서 잘나가는 우아미 필라테스 사장 염수미페이닥터에서 벗어나 처가의 도움을 받아 미진내과를 개업한 수미의 남편 석진면도칼을 삼키고 병원에 오는 유화시티뷰에 삼켜진 유화의 애인 해룡 캐릭터가 생생하여 읽는 재미가 크다. 송도에 잠시 살다나온 기분. 염수미 캐릭터에서 나는 이수지가 연기하는 제이미맘이 떠올랐다. 통쾌하면서도 불쾌한 캐릭터였다. 아내 앞에서 습관적으로 나오는 헛기침을 참아내며 말없이 무향무취의 삶을 살아내는 것 같은 석진도 혐오스럽긴 마찬가지다. 석진이 입에 넣은 면도칼이 모든걸 베었으면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