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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일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9월
평점 :
예술가의 일 , 조성준 _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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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사람의 자리는 온데간데 없지만 그들의 인생을 대변하는 행위와 기록은 글과 그림으로, 영화와 음악으로, 그 자리를 지킨다. 그들의 인생과도 같을 그 시간들의 궤적을 따라 우리가 매번 붙들리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 예술혼 때문일 것이다. 책을 읽어가며, 만나고 볼 수 없는 경계를 줄곧 무너뜨리는 것이 예술이라고 느끼며 예술의 힘에 경도되어 버렸다.
예술은 영속성만이 아니라, 관통하는 능력마저 지녔다. 우리가 그들의 예술을 열망함으로써 그 사실을 증거한다. 이 책은 예술의 시간을 치뤄내며 자신의 세계를 실현하고 힘껏 지켰던 33인의 예술가의 삶과 예술을 조명한다.
‘삶은 격자무늬 안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건축가 ‘하디드’는 건축의 편견을 깨고 사람들은 쉬이 생각할 수 없는 건축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몸과 마음의 고통으로 삶을 저주 받았던 ‘프리다 칼로’는 자신의 현실을 화폭에 드러냄으로써 고통을 더 간곡하게 느꼈다. ‘여성도 인간이다’를 외치며 자신의 뜻을 목소리 높였던 ‘나혜석’은 세상의 쏟아지는 질타를 뒤로하고 연고자도 없이 외롭게 세상을 등졌다. 1200억원의 작품의 가치를 남긴 ‘검은 사람, 바스키아’를 통해 인간의 우울한 내면이 쏟아놓는 절망을 더듬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을 오로지 건축에 대한 헌신으로 살았던 ‘가우디’는 아름답다는 말로도 모자랄 위대한 건축을 남기고 외롭게 끝을 맞이했다.
화가, 작곡가, 영화감독, 영화배우, 사진작가, 가수, 피아니스트, 건축가, 미술 컬렉터, 무용가, 만화가, 조각가 등의 일로 인생을 통과했던 33인의 삶은 예술이라는 고통과 희망의 서사를 남겼다. 이 책은 그들의 삶과 죽음이자, 예술에 대한 기록이다. 기억 속에서 흐릿해지거나 잊혀지는 이들의 삶을 걸어나가며 그들을 에워쌌던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세계를 만들고 다시 허물며 새로이 개척했던 이들의 생애 속으로 침투한다.
동시에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시대와 공간을 넘어 교감할 수 있는 예술이 있음을 마주보게 한다. 그 예술은 크고 작은 방식으로 우리를 위안하고 때로 그것을 붙들며 삶을 다시 꿈꾸는 것으로 확장되기도 한다는 것을 성찰하게 된다. 그러니 내게 이 책은 예술가의 예술 안에서 힘과 용기를 얻고, 답을 내릴 수 없는 삶이 던진 의문을 기대는 의지처가 되는 한편으로 유한한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의 질문으로 귀결되는 일이기도 하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이는 예술가의 사명일지 모른다.
69p 어떤 예술가는 오로지 예술만을 위한 최대한의 삶을 살다가 떠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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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후기를 작성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