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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 유대인 랍비가 전하는
새러 데이비드슨.잘만 섀크터-샬로미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죽음!!!! 

우리는 얼마나 아름답게 그것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을까?


유대인 랍비와 탐색자의 시선인 저널리스트와의 만남!!

지혜로운 자와 탐구자의 대화 속에서 나는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쉽게 읽혀질꺼라 예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수많은 유대교리와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명칭들과 생전 듣도 보도 못했던 유대인들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 알고 이해하기까지 조금은 힘들었다. 랍비라는 말이야 예상이 가능하지만 나에게는 낯선 미크바(목욕을 통한 정화의식), 야물커(유대인 남자들이 정수리에 쓰는 모자), 카디시(사망한 친족을 위한 기도), 코런트(안식일에 먹는 고기), 탈리스(기도할 때 쓰는 숄), 하시드(엄격한 신앙생활을 하는 유대종파)등의 다양한 언어들이 말이다. 그래도 처음이었지만 이런 용어들을 이번에 알게 된 것도 어느 정도는 소득이라면 소득.


책에 나오는 랍비 잘만은 정통 유대교를 벗어나 열린 사고와 열린 행동으로 세계의 종교 지도자들과 나란히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가족들과 독일 나치하에서 탈출하여 벨기에로 갔다가 프랑스에서 갖은 고생을 하고 다시 미국으로 오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키면서 살아온 인물이다. 그런 시기를 겪었다면 나는 어땠을까? 제아무리 신에대한 믿음이 있다손 치더라도 끝까지 고수하기란 쉽지 않았을 법한데 말이다.(대화를 책으로 펴낸 저자 새라 데이비슨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세계에는 수많은 종교적, 영적 지도자들이 곳곳에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이 이 책에서도 나타난다. 많은 종교 지도자들, 특히 열린 사고 방식을 가진 지도자들을 볼 때면 어떤 종교에 관해서든 서로의 종교를 존경하고 서로의 믿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랍비 잘만 역시 이슬람교의 교리든, 기독교의 교리든, 환각제인 LSD든 간에 자신의 믿음이 하느님에 가까이 가기 위한 것이라면 서슴치않고 도전하고 받아들인다. 비록 정통파에게 반감을 받거나 야유를 받을 지언정 현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자신이 먼저 나서 그것을 알려고 하고 사람들이 더 알기 쉽고 포용력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종교적 혁신을 꿈꾼다. 랍비 잘만을 보면서 나는 이번에 한국에 다녀가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떠올랐다. 그분의 행보와 비슷한 면이 참 많은 듯 해서. 이런 분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직은 살만하다고 해야하나?


책의 제목처럼 인생의 아름다운 준비란 랍비 잘만이 돌아가시기 전에 남긴 대화록으로 사람들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죽음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는 죽음을 인생 12월이라고 말한다. 비유가 딱 들어맞는듯 싶다. 우리는 누구든간에 언제든지 신을 만날 준비를 한다거나 곧바로 떠날 채비를 할 수 있는 자신이 있을까? 그런 사람은 드물지 싶다. 그런데 랍비 잘만은  엘리야의 물음이라면 여행자의 신발을 신고 언제든지 떠날 준비되어 있다고 말한다. 나는 어떨까? 나도 준비할 잘 하고 있는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12월의 문턱에 선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들을 꼼꼼히 읽다보니 지금의 나 자신을 많이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챕터들을 순서에 맞지는 않지만 소개해 본다.

첫번째는 '여행 15 - 조개의 상처가 진주를 만들듯' 이다. 12월의 여행에서 중요한 부분은 '용서'란다.

내가 타인들에게 입힌 피해를 만회하고, 나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을 용서하고, 가장 어려운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

용서!! 누가 누구를 용서하고 누가 나를 어떻게 용서할 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내가 누군가에게 입힌 상처가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던 듯 싶다. 때로는 내 악의가 상대에게 뻗쳤을 수도 있고 나도 모르는 새에 상대가 아팠을지도 모르는 일들을.

나에게 아픈 말을 해대고 상처를 내고 내가 잘 되는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용서를 어떻게 해야할 지도. 또한 사랑하고 아껴야할 나 자신에게 스스로가 용서가 안되는 모습들 조차도. 책을 읽는 동안 그런 것들이 온통 머릿 속을 복잡하게 헤집고 다닌다. 어쩌면 그 모든게 나를 옭아매고 놓아주지 않았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내가 모든 사람을 용서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람에게 옭아매여 있는 나의 부정적인 에너지만 풀면 된다." - 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중에서

두번째는 기록에 대한 부분.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란다.

'무엇이 하고 싶다, 어떻게 하고 싶다'라는 버킷리스트들은 많이 존재하고 있지만 정작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한 주변 정리를 위한 버킷리스트 아직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준비란 일기장이든, 노트에든, 컴퓨터에든 '감사, 용서, 계속하고 싶은 일이나 마치고 싶은 일, 직감' 등을 떠오르는대로 쓰고 그것을 왜 썼고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를 있는 그대로 느껴보라고 한다. 다 적어보려면 한장으로 될까 싶기도 하지만 내키는대로 언젠가 한번 써보리라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는 저자가 걸린 내이염은 아니지만 비슷한 증상으로 최근 나에게도 생겼던 이석증.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나에겐 감당하기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 일들을 겪고나서 몸도 마음도 추스릴 시간 없이 곧장 일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보니 몇주 전 아침 자고 일어나는 데 오른쪽으로 얼굴을 돌리면 방 안이 온통 뱅뱅 돌았다. 왼쪽으로 돌리면 괜찮다가도 잠시라도 오른쪽으로 돌라치면 사방이 어지럽게 돌아댔다. 서있기가 힘들 정도로 누군가가 오른쪽에 서 있는 거조차 짜증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지쳐있기도 했고 바이러스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나 귀 안에 있는 이석이 떨어져 나간 것일수도 있다는데 그랬든 어쨌든 그 상태까지 간 내가 미울 지경이었다. 일주일정도 지나고 나니 점차 가라앉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도 조금은 어지럽다. 글읽는 지금 이순간 조차도..

이 책의 저자도 그런 비슷한 경우를 겪으면서 자신을 돌보는 것과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시간 선물', '시간 중지' 그랬다. 나도 그게 필요했나보다. 나는 있다. 나는 존재한다.

한번쯤은 나에게도 시간중지라는 선물을 해봐야겠다.

이책의 팁이라면 중간중간 들어가있는 일러스트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좋을 듯.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들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죽음이라는 게 마냥 두렵게만 생각할 부분이 아니라는 것. 제대로 된 죽음을 준비하는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준비해보는 것. 갑자기 닥쳤을 때 후회하지 않을 그런 죽음..

생각해보니 그런 준비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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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인문학 -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시드페이퍼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요즘 인문학에 빠져있다.

그 중에서도 이전의 거창한 인문학이 아닌 작은 것에 의미를 두는 책에 관심이 간다.

이번 관찰의 인문학 책도 그런 의미에서 읽게 된 책.


거리의 수많은 것들을 내 눈으로 보았다고 생각하고 언제나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 책은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저자의 아이와 학자들 또는 애견과의 산책까지 다양한 시선에서 보여지는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관찰한 세상을 보여준다.

똑같은 길을 가도 A와 B는 여전히 다른 세계를 인지하고 다른 시선으로 각자가 보았던 세상을 말한다.

같은 장소에 같은 시간 속에 있었다손 치더라도 개개인의 기억이 다르듯이 말이다.



집중이라는 단어의 의미.

선택과 집중은 단 하나의 대상 외에는 다른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세상을 만든다.

그래서일까? 중요한 것에 몰두하다보면 그 외의 것들은 기억에서 잊혀진다. 아니 기억 속에 있다고 하더라도 신경이 거기까지 못 다다른다. 어쩌면 오랫동안 잊혀진 다음 어느날 문득 그게 있었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책의 첫 시작은 저자 자신이 보는 세상이다.

집에서 나와서 산책하며 의미를 두고 거리를 유심히 관찰하는 작가의 시선. 언제나 자신이 보았던 길이라 자신하고 있던 그 길에서 저자가 만나는 세상은 훨씬 더 복잡하고 무언가의 더 볼거리로 풍성해진다. 길거리의 꽃, 파이프, 쓰레기더미, 담배꽁초, 난폭한 운전자, 나무들, 계단들, 강아지, 애벌레 등.

관찰을 직업으로 가진 저자라고 해서 자신이 살고, 보고 있는 동네의 모든 것들을 알 것이라 생각했던 저자는 오만했던 것을 자각하게 된다.


두번째는 자신의 19개월된 아이와의 산책.

어른들의 시선에는 정말 사소한 그것들이 아이의 눈에는 신세계 그 자체.

모든 것들이 아이에게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아이에게 산책의 의미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가 함께 집을 나서기 전부터라는 말이 참 와 닿는다. 나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이에게는 얼마나 대단한 것들일지.

아이는 주위의 모든 것에서 산책의 의미를 찾는다. 걷다가 서 있거나 서 있다가 걷거나 그러면서 때로는 앉아서 가만히 주위의 온갖 것들이 내는 소음들에 귀기울인다. 아이들은 눈으로 보고 나면 손으로 만져보고 입으로 가져간다. 아이에게 산책은 그냥 걷는게 아니라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등의 다양한 감각으로 세상과 마주하니까 말이다. 

나는 그 어떤 관찰자의 시각보다 이 아이의 시각이 더 부러웠다. 잃어버린 아니 잃어버린 것이라 생각되는 우리의 감각들을 아이들은 끊임없이 발견하고 있으니 말이다.


지질학자의 눈으로 본 세상은 도시의 아스팔트부터 각종 암석들과 건축물, 계단의 연석 등 다양한 돌들이 존재하는 거리. 우리는 그냥 일반적인 돌이라 여기고 땅이라 생각하는 것들이 이 학자에겐 고생대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시대가 공존하고 있는 세계이다.


타이포그라피의 세상은 어떨까?

그의 눈에 도시는 온갖 종류의 글자체가 섞어있다. 글꼴을 만드는 사람이다보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아예 도시를 다니며 다양한 글꼴 수집까지 하고 있으니 우리 는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광고판이나 포스터 간판 등에서 다양한 것들을 본다. 저자처럼 나도 그렇고 우리 모두 그럴 거 같은데 지나가다 풍광 속에서 글자가 눈에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글자를 읽게 된다. 도시를 상징하는 게 이런 글꼴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시골 풍광에서도 종종 이런 경우를 만난다. 대부분 고속도로를 타면 더..


일러스트레이터 역시 마찬가지.. 수많은 그림들을 접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세상에 다양하고 특이하고 또는 아무렇게나 버려진 것에서도 이미지는 있다. 그런 것들은 시각적으로 우리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평범한 것들조차도 새롭고 낯선 것이 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저자의 생각과 별반 다르게 살지 않았구나 싶다.. 저자는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불편하게 느끼는 점들이 한 둘이 아니다. 도시는 공공의 공간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개인적인 공간이 훨씬 많다. 그런 영역을 깨트릴 때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저자 역시 그렇다.


이번에는 곤충학자와 만남.. 도시에 수많은 것들이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곤충학자를 통해 본 도시의 모습은 더 많은 것들이 우리 주변에 산다는 것을 알려준다. 특히 나뭇잎에서 사는 곤충들을 묘사하는 글에서는 이렇게나 많은 곤충들이 살까 싶다.

산책을 하든 등산을 하든 주변에서 보았던 나뭇잎은 나무에 달려있거나 떨어지거나 아니면 그냥 잎에 구멍 뚫려있는 나뭇잎 정도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곤충학자는 그런 잎들이 모두 각기 다른 곤충들이 갉아먹은 표식들이라고 한다. 그냥 송충이 정도만 아는 나. 놀랍다.


야생동물가의 눈에는 너구리, 다람쥐, 쥐, 매, 독수리, 비둘기등의 모습에서도 다양한 것들을 알려준다. 도시의 생태계에 속해 있지만 우리 눈에 띄지 않을뿐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도시학자의 눈에는 뉴욕이 어떻게 보일까?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교통량이 많은 사회에서 보면 더욱 더 알 수 있다. 사람들 역시 챠량행렬처럼 무의식적으로 걷는다. 누군가와 부딪힐거 같으면 먼저 예측을 해서 다가오는 사람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 지나간다. 본능적으로 접촉이 불가피 하다면 그것을 피하기 위해 애쓴다. 그런 암묵적 보행규칙을 깨트리는 사람들이 누굴까.. 바로 휴대폰으로 대화를 하거나 휴대폰을 보느라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행위에 보다 집중하느라 주변을 의식하지 못한다. 교통 흐름에서도 운전자가 휴대폰을 보는게 얼마나 사고를 유발하는지 통계가 나올만큼 말이다. 보통 인간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사람들에게 서로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데 말이다. 또 보행자들의 시선에 대한 글도 있는데 인간은 걷는 시간의 1/3을 앞 또는 먼 길바닥을 본다고 한다. 그런데 보도를 보고 있는지는 스스로 망각한다. 가장 많이 보지만 가장 모르는 것. 인간의 시각이 그 수많은 정보들을 다 처리한다면 어떻게 될 지 참 궁금해진다.


그 다음으로는 의사와 물리치료사의 내용이다.

인간의 여러 가지 병증에는 징후가 발견된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어디가 아픈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오늘날에는 과학의 발달 때문인지 수많은 사람들의 징후들을 CT , MRI등을 통해 자료로 분석하는 데 익숙해져있지만 예전의 의학자들은 문진이나 관찰 등을 통해 사람의 병증을 재빨리 알아내곤 했다. 누구나 있으나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징후와 흔적들을 관찰하는 것. 관찰의 중요함을 깨닫게 해준다. 의사라면 다양한 과학적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로버 박사가 어릴 때부터 받아 온 시각 수업처럼  환자의 병력, 직업, 가정생활, 습관 등을 통해  환자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들을 같이 유추해낼 때 더 나은 진료를 하지 않을까 싶다. 


시각장애인의 관찰은 어떨까?

그녀의 감각은 시각에만 머물러있지 않다. 오감을 모두 사용해 대상의 이미지를 유추해낸다. 처음부터 시각이 없었던 사람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긴 시각장애는 세상을 보는데 얼마나 많은 감각이 필요한지 다시금 일깨워준다. 일반적인 사람의 경우 대개 관찰이란 의미는 시각에 국한적이다. 그런데 그 이외에 촉각, 후각 청각 등의 영역도 관찰의 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은 잊어버린다. 본다는 것의 의미는 그저 보는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번에는 음향엔지니어! 귀를 기울이다. 어떤 것이든 소리의 종류에 우리가 한계짓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강아지는 '멍멍', 소는 '음메음메' 등등, 저자의 말처럼 정말 강아지가 소가 저렇게 우는게 아니라 단지 문자 기호로, 사회적으로 그렇게 약속한 것을 뿐인데도 우리는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친다. 그가 보는 도시의 소리는 뭘까? 소음 덩어리...이 소음 덩어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소리만 유심히 들을 수 있는 귀. 우리는 그렇게 우리가 듣고 싶은 소리에만 귀기울이고 있진 않을까?


마지막으로 자신의 애견과의 산책이다. 인간이 눈으로 대상을 감지한다면 개는? 후각일꺼다.

사람에게 냄새는 어떤 의미일까? 온전히 개처럼 대상에 대해서 공간을 지나가는 바람의 냄새를 가지고는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냄새로 타인을  기억하고, 아버지를 기억하고, 엄마를 기억하고 추억을 기억한다. 우리에겐 그런 기억이, 추억이 냄새이지 않을까?



 

또 중간중간 챕터마다 유명한 사람들의 글귀를 적어놓고 있는데.. 특히 얼마나 먼 곳을 여향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차리느냐라고 한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곳과 내가 사는 동네 역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동네 역시 나는 다 알지 못한다. 구석구석 어떤 게 있는지 주의깊게 다녀보지 않았으니까.

이 책은 그런 내가 어떤 것을 소중히 여기고 어떤 것을 주의깊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진정 맘에 와 닿는다. 여행할 때마다 생각하게 되는데.. 나는 특히 다양한 곳을 한 번에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한 도시만 오래도록 보아도  지겹지 않다. 그 곳에 계속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도시를 다 아는게 아니니까..


저자의 마지막 챕터처럼.. 다양한 시선과 다양한 냄새와 다양한 감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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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고, 버리고, 시작하라 - 부자가 되는 37가지 행동법칙
나카지마 가오루 지음, 한고운 옮김 / 전나무숲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번쯤이라면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

저자는 그런 우리들에게 부자 되는 37가지 행동법칙에 대해 말해준다.

사실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들이고 관심있게 들여다본다면 알 수도 있는 말들이지만 그것을 알아보지 못한 채 무심히 지나친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게 만들어준다.

시골 판매원에서 잘나가는 세일즈맨이 되었고 가요를 만들어 상을 받거나 수 많은 유명인사와 친하게 된 이유가 모두 운이 따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밑바탕이 되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지금의 나는 타인들을 어떤 이유로 어떤 의미로 대하는 지 뒤돌아 보게 만들어준다. 글쓰기 역시 술술 읽기 편한 문장들이라 보기도 좋다.

책의 큰 타이틀인 바꾸다에서는 마음을 먹었다면 행동으로 보이라는 말을 한다. 마음만 먹지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것.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행동하라는 용기를 불어 넣어준다.

그 가운데 사과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고집을 부리기보다는 먼저 사과하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이다. 이 글을 읽을 땐  **항공의 부사장이 떠올르는 건 비단 나 뿐일까? 사과하는 용기는 지는 게 아니라 용기있게 그 사건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함으로써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죄를 지으면 발뺌하고 문제 뒤에 숨음로써 사건의 방향을 걷잡을 수 없이 더 커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 현실을 직시하고 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면하는 자세. 그것이 진짜 용기라고 말이다.​

또 내 자신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되며 눈에 보이는 대상을 비꼬아 보는 버릇을 버리고 제대로 보는 연습을 한다면 무엇이든 잘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다.

남을 탓하기 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말. 종종 남의 탓으로 돌리던 나의 모습이 순간 창피해졌다.

 

 

 

 

 

 

또 다른 눈에 들어온 대목으로는 모방에 대한 글. 종종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처음 발견한 사람인냥 행동을 하는데 그 말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 직업상 나도 다른 사람에게 늘 하는 말 중에 하나다. 절대 혁신과 창조는 모방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저자는 '베끼다'와 '따라하다'의 의미를 정말 제대로 알고 있다는 생각. 남을 따라하는 것은 모방에 가깝고 그것을 통해 새로움을 창조해낼 수 있는데 베끼는 것은 타인의 새로움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밖에 안된다는 것. 결국 노력이 없다는 말이라고 한다.

따라하다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저자는 또 선택의 문제를 심도있게 다룬다. 어떤 결정과 선택은 나에게서 발생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언제나 훌륭한 선택을 할 수는 없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판단착오를 통해 다시 나를 뒤돌아보고 다시 반성하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선택도 결정도 내가 했기 때문에 잘못이든 좋은 결정이든 일단 했다면 반드시 책임있는 행동을 하라고 말한다.

 

 

 

 

우리는 늘 타인과 비교를 한다. 나도 그렇고 상대방도 그렇고 내가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탐하고 부러워하면서 그것을 가지지 못한 나 자신을 비관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쟁은 바로 그때만 중요할 뿐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를 하는 우리들의 목표를 본다면 지금의 경쟁은 한 순간이라는 것. ​

그러나 그럴수록 가치있는 행동을 통해 내면의 자아를 더욱 사랑하는 것이 진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대목 중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말은 '감사하라'

감사의 목적은 누군가에게 받았을 때만 하는게 아니라 밥먹고 말하고 일하는 와중에도 늘 감사하라고 말한다. 감사의 의미가 단순히 다른 이에게 고마워서가 아니다.

또한 현재의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은 당연한 것도 아니고 나보다 잘났거나 모든 것을 가진 사람 역시도 그 자리에 늘 있는 게 아니라는 것. 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하다면 그 진심은 누구에게든 통할 것이고 세상을 살아갈 때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부자가 되는 행동법칙이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저자의 말처럼 주위의 모든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고 있는 그대로인정하다보면 결국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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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인문학 - 하루를 가장 풍요롭게 시작하는 방법
다이앤 애커먼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이 힘들기만한

지금의 이 상황들로부터 점점 지쳐가는 나에게

 
작가의 글은 말한다.

'그래! 일어나야지... 얼마든지 너는 해낼 수 있어.. 너는 지금 잠시 지쳐있을 뿐인거야.

창밖의 새들이 먼동이 터오는 새벽 무렵 날개짓을 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듯,

새벽의 갠지스처럼 경건한 의식 속에 스스로 물 속으로 들어가 깨끗이 정화하듯

그렇게 지쳐있는 너를 가꾸고 가꾸다보면 반드시 스스로 깨닫고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생길지도 몰라'라고..

 
며칠동안 읽었던 새벽의 인문학은 그런 지금의 나에게 다소 큰 위안이 되어주었다.


우리가 잠자는 동안 새벽의 기운들은 여기저기에서 흩어져 우리를 반길 준비를 한다.
누군가의 새벽은 그렇게 힘차게 움직이고 있고.. 동이 터오길 기다린다.
불안정하고 춥고, 어둡고, 낯설고, 다소 힘든 상황일지라도 꿈에서 깨어나듯

서서히, 천천히 준비하다보면 비로소 밝은 아침을 맞을 것이다.

 
새벽은 동이 터오기 전 칠흙같이 검은 밤을 불러온다.

빛은 어둠이 있어야 빛난다...
빛은 스스로 밝히는 것이 아니라 어둠이 있어야 비로소 알 수 있다.

 밤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한낮의 영광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죽어라 죽어라 그리고 다시 태어나라... 죽는다는 것이 꼭 삶을 끝내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바로 새 아침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 카르페디엠 Carpe Diem'


​모든 생명의 움직임, 새들, 동물들, 화가들 - 모네, 호쿠사이와 집앞 정원, 호수, 협곡, 구름, 하늘의 움직임 등등...

 
다이앤 애커맨의 '새벽의 인문학'은

다양한 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움직임들을 세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하여

어느새 내가 잊고 있었던 조그마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다..
그 모든 것들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들을 통해 사색하는 방법을 일깨워주고 있다.


피곤한 새벽녘...
누군가의 달콤한 말로 또는 기분좋은 빛, 기분좋은 햇살을 받는 순간이 오면

그때만큼은 순간이나마 정신이 바짝 든다. 아무리 피곤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말이다.


오랜만에 위안이 되는 책을 읽으니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짐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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