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 유대인 랍비가 전하는
새러 데이비드슨.잘만 섀크터-샬로미 지음, 공경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죽음!!!! 

우리는 얼마나 아름답게 그것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을까?


유대인 랍비와 탐색자의 시선인 저널리스트와의 만남!!

지혜로운 자와 탐구자의 대화 속에서 나는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쉽게 읽혀질꺼라 예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수많은 유대교리와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명칭들과 생전 듣도 보도 못했던 유대인들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 알고 이해하기까지 조금은 힘들었다. 랍비라는 말이야 예상이 가능하지만 나에게는 낯선 미크바(목욕을 통한 정화의식), 야물커(유대인 남자들이 정수리에 쓰는 모자), 카디시(사망한 친족을 위한 기도), 코런트(안식일에 먹는 고기), 탈리스(기도할 때 쓰는 숄), 하시드(엄격한 신앙생활을 하는 유대종파)등의 다양한 언어들이 말이다. 그래도 처음이었지만 이런 용어들을 이번에 알게 된 것도 어느 정도는 소득이라면 소득.


책에 나오는 랍비 잘만은 정통 유대교를 벗어나 열린 사고와 열린 행동으로 세계의 종교 지도자들과 나란히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가족들과 독일 나치하에서 탈출하여 벨기에로 갔다가 프랑스에서 갖은 고생을 하고 다시 미국으로 오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신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키면서 살아온 인물이다. 그런 시기를 겪었다면 나는 어땠을까? 제아무리 신에대한 믿음이 있다손 치더라도 끝까지 고수하기란 쉽지 않았을 법한데 말이다.(대화를 책으로 펴낸 저자 새라 데이비슨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세계에는 수많은 종교적, 영적 지도자들이 곳곳에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이 이 책에서도 나타난다. 많은 종교 지도자들, 특히 열린 사고 방식을 가진 지도자들을 볼 때면 어떤 종교에 관해서든 서로의 종교를 존경하고 서로의 믿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랍비 잘만 역시 이슬람교의 교리든, 기독교의 교리든, 환각제인 LSD든 간에 자신의 믿음이 하느님에 가까이 가기 위한 것이라면 서슴치않고 도전하고 받아들인다. 비록 정통파에게 반감을 받거나 야유를 받을 지언정 현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자신이 먼저 나서 그것을 알려고 하고 사람들이 더 알기 쉽고 포용력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종교적 혁신을 꿈꾼다. 랍비 잘만을 보면서 나는 이번에 한국에 다녀가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떠올랐다. 그분의 행보와 비슷한 면이 참 많은 듯 해서. 이런 분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직은 살만하다고 해야하나?


책의 제목처럼 인생의 아름다운 준비란 랍비 잘만이 돌아가시기 전에 남긴 대화록으로 사람들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죽음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그는 죽음을 인생 12월이라고 말한다. 비유가 딱 들어맞는듯 싶다. 우리는 누구든간에 언제든지 신을 만날 준비를 한다거나 곧바로 떠날 채비를 할 수 있는 자신이 있을까? 그런 사람은 드물지 싶다. 그런데 랍비 잘만은  엘리야의 물음이라면 여행자의 신발을 신고 언제든지 떠날 준비되어 있다고 말한다. 나는 어떨까? 나도 준비할 잘 하고 있는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된다.

12월의 문턱에 선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말들을 꼼꼼히 읽다보니 지금의 나 자신을 많이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챕터들을 순서에 맞지는 않지만 소개해 본다.

첫번째는 '여행 15 - 조개의 상처가 진주를 만들듯' 이다. 12월의 여행에서 중요한 부분은 '용서'란다.

내가 타인들에게 입힌 피해를 만회하고, 나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을 용서하고, 가장 어려운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

용서!! 누가 누구를 용서하고 누가 나를 어떻게 용서할 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내가 누군가에게 입힌 상처가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던 듯 싶다. 때로는 내 악의가 상대에게 뻗쳤을 수도 있고 나도 모르는 새에 상대가 아팠을지도 모르는 일들을.

나에게 아픈 말을 해대고 상처를 내고 내가 잘 되는 모습을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용서를 어떻게 해야할 지도. 또한 사랑하고 아껴야할 나 자신에게 스스로가 용서가 안되는 모습들 조차도. 책을 읽는 동안 그런 것들이 온통 머릿 속을 복잡하게 헤집고 다닌다. 어쩌면 그 모든게 나를 옭아매고 놓아주지 않았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은, 내가 모든 사람을 용서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람에게 옭아매여 있는 나의 부정적인 에너지만 풀면 된다." - 인생의 아름다운 준비 중에서

두번째는 기록에 대한 부분.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란다.

'무엇이 하고 싶다, 어떻게 하고 싶다'라는 버킷리스트들은 많이 존재하고 있지만 정작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한 주변 정리를 위한 버킷리스트 아직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아름다운 준비란 일기장이든, 노트에든, 컴퓨터에든 '감사, 용서, 계속하고 싶은 일이나 마치고 싶은 일, 직감' 등을 떠오르는대로 쓰고 그것을 왜 썼고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를 있는 그대로 느껴보라고 한다. 다 적어보려면 한장으로 될까 싶기도 하지만 내키는대로 언젠가 한번 써보리라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는 저자가 걸린 내이염은 아니지만 비슷한 증상으로 최근 나에게도 생겼던 이석증.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나에겐 감당하기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 일들을 겪고나서 몸도 마음도 추스릴 시간 없이 곧장 일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보니 몇주 전 아침 자고 일어나는 데 오른쪽으로 얼굴을 돌리면 방 안이 온통 뱅뱅 돌았다. 왼쪽으로 돌리면 괜찮다가도 잠시라도 오른쪽으로 돌라치면 사방이 어지럽게 돌아댔다. 서있기가 힘들 정도로 누군가가 오른쪽에 서 있는 거조차 짜증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지쳐있기도 했고 바이러스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나 귀 안에 있는 이석이 떨어져 나간 것일수도 있다는데 그랬든 어쨌든 그 상태까지 간 내가 미울 지경이었다. 일주일정도 지나고 나니 점차 가라앉기도 했지만 현재까지도 조금은 어지럽다. 글읽는 지금 이순간 조차도..

이 책의 저자도 그런 비슷한 경우를 겪으면서 자신을 돌보는 것과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시간 선물', '시간 중지' 그랬다. 나도 그게 필요했나보다. 나는 있다. 나는 존재한다.

한번쯤은 나에게도 시간중지라는 선물을 해봐야겠다.

이책의 팁이라면 중간중간 들어가있는 일러스트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좋을 듯.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들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죽음이라는 게 마냥 두렵게만 생각할 부분이 아니라는 것. 제대로 된 죽음을 준비하는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준비해보는 것. 갑자기 닥쳤을 때 후회하지 않을 그런 죽음..

생각해보니 그런 준비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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