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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신화 이야기 ㅣ 함께 사는 세상 17
김춘옥 지음, 윤유리 그림 / 풀빛 / 2015년 4월
평점 :
둥글둥글 지구촌 신화이야기
옛날 옛적에... 라는 말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말할 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시작하는 첫 마디이다. 그렇게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어떤 때는 이야기의 내용에 픽션을 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논픽션도 담으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든다. 할머니들 앞에 옹기종기 앉아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 하던 내 지난 어린 시절이 사뭇 그립기까지 하다.
전래동화나 전통적인 동화의 내용도 물론 계속해서 출간되어 나오고 있지만 요즘이야 책들이 워낙 좋아지다 보니 그보다 훨씬 창의적인 내용을 담은 이야기책들이 줄줄이 출판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동화책들이 우리 어린 시절의 그것과는 달리 과거에는 보도 듣도 못했던 이야기들이 많다. 막상 아이들과 대화라도 할라치면 막연히 우리가 알고 있던 이야기들은 식상할 정도로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치 못하다. 그러니 동화책일지라도 요즘에 맞는 다양한 내용들을 알아야 아이들과의 대화도 편하게 이어갈 수 있을 듯하다.
오늘 내가 읽어본 동화책은 바로 둥글둥글 지구촌 신화이야기!!
이 책은 전래동화라고 치부하기엔 오랜 시간동안 전해져 내려온 각 대륙의 신화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일찍이 알고 있었던 우리나라의 신화부터 생전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들도 담고 있어 어른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재미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신화라면 바로 단군왕검의 탄생 신화! 이런 편하게 접하기 쉬운 익숙한 이야기들도 중간 중간 삽입되어 있지만 그것을 필두로 세계 각지의 다양한 신화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야기를 통해 다소나마 우리는 그 지역, 그 사회, 그 문화가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도 유추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이 외의 유명한 신화를 꼽자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
바로 그리스 신화라 말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만화나 소설의 소재로 또는 영화로 재탄생하면서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의 역사가 신화와 함께 어떤 문화들이 탄생했는지도 알고 있다. 실제로 그리스에는 수많은 신전들과 신화를 간직한 많은 유산들이 아직까지 남아 세계인들의 역사 탐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신을 꼽으라면 제우스를 비롯하여 헤라, 아폴론, 아르테미스. 비너스, 헤라클레스 등 다양한 신들의 세계가 그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신화들은 이런 유명한 신화들만이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 외에도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세계 각지에서 그들의 인류 문화에 맞게 출범했던 각 신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내용들이 참으로 비슷비슷하게 느껴지면서도 그들의 상황에 맞게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신화들 대부분이 하늘과 땅을 그러니까 창세에 관한 이야기를 출발점으로 모든 만물에 다양한 신의 이름들을 붙여 그들을 섬겨왔다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부터 들여다보자면 우리의 단군왕검도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의 아들이고, 메소포타미아와 페르시아 문명에서도 하늘과 땅의 힘을 신성시하며 그들 각자에게 신의 이름을 붙여주고 있다. 민물의 신 아프수, 짠물의 신 티아마트, 그리고 하늘의 신 아누 등... 또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거대한 알에서 태어난 거인 ‘반고’가 있고 반고의 기지개에 하늘과 땅이 벌어졌다고 했다. 인도의 신화에서는? 그들이 신성하시는 갠지스 강에 대한 이야기부터 창조의 신 브라흐마,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파괴의 신 시바도 등장한다.
이와 달리 북유럽에서는 다른 나라의 신들과 다르게 인간과 비슷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신들이 등장해 흥미를 더해준다. 이들은 신들이 사는 세계 아스가르드와 인간이 사는 세계를 구분 짓기 위해 벽을 두고 한쪽은 신, 다른 한쪽은 인간이 산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는 달리 창세 신화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쨌든 요즘 영화에 등장하는 토르나 오딘, 로키와 같은 신들이 그중 하나다. 그리고 이 북유럽 신화들은 현대에 와서는 판타지 소설이나 판타지 영화의 소재로 많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이나 어른들에게도 많이 익숙해져 있어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준다.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살펴보았으니 이번에는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
아메리카 대륙은 남북으로 나뉘어져 있으면서도 수백 개의 부족 국가가 존재했기 때문에 그들 각자의 다른 창세 신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가 있으니 바로 옥수수! 지금이야 대량생산과 다양한 품종개발을 통해 여러 가지 옥수수가 등장하고 있고 그 외에도 먹거리가 많은 요즘이지만 창세의 시기부터 아메리카 대륙의 사람들에게 옥수수는 없어서는 안 되는 식량이었나 보다.
다음으로 살펴볼 신화는 바로 아프리카 대륙의 신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신화를 이야기하자면 첫 번째로 이집트를 빼놓을 수 없다. 그들의 관심사는 기이한 태양, 달, 별, 모래, 강 등의 자연현상들. 그것들을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그 너머에는 신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그리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1년이라는 기간을 어떻게 365일로 나눠 살아가게 되었는지도 알려주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나일강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그들이 강력하게 모시는 신인 태양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이집트인들은 태양을 숭배하면서 두 세계를 이어주는 파라오가 인간이 아니라 신이라 생각하였고 가장 강력한 파라오 람세스에게 태양왕이라는 별칭를 붙여주기도 하였다. 그런 것을 보았을 때 그들이 자연현상 중에서도 얼마나 태양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지를 알 수 있다. 또 그들에게는 태양 이외에도 또 하나의 관심사가 있었는데 바로 죽음 이후인 사후세계이다. 이집트에는 대부분 파라오가 죽으면 묻히는 피라미드가 수백 개 남아있다. 피라미드 속에는 현재까지 조사가 이루어진 몇몇 개의 피라미드를 제외하고도 그 신비가 풀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아 지금도 알 수 없는 신비스런 것들이 많이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인간이 죽어서도 산 사람과 똑같이 사후세계를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그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선 미라가 되기를 원했고 지금까지도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처럼 여러 부족국가로 이루어져 있었던 아프리카 대륙에도 다양한 신화들이 존재하였는데 인간의 엉덩이에 생긴 반점에 대한 이야기부터 가장 용맹한 부족으로 불리우는 마사이족의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서 죽음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곁에 머물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와 아프리카 대륙의 주요 식량인 얌 때문에 일어나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들을 소개하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세아니아 대륙의 신화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 곳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남반구에 혼자 떨어진 외딴 대륙!!
그곳에도 많은 부족국가들이 있었는데 아주 생소한 ‘꿈의 시대’라는 신화가 등장한다. 신들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과 인간, 그들의 질서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면서 모두가 공생하며 영원히 살아가고픈 시대가 그들이 말하는 ‘꿈의 시대’. 이들 부족 국가를 몰아낸 유럽인들에 의해 갖은 차별을 받았던 원주민들의 삶을 ‘빼앗긴 세대’라고 지칭하는 걸 보면 소수민족의 삶이라도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가슴 속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가슴 저리다. 그 외에도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마우이 족, 하와이 토종 식물인 오히아 레후아의 전설이나 파푸아뉴기니 부족들이 어떻게 불씨를 이용하게 되었는지 등등 다양한 신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곳곳에 수록된 일러스트는 글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어 짜임새 있는 책의 구성을 해놓은 것이 맘에 드는데 아이들이 있는 부모라면 함께 볼만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