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 공포 편 - 검은 고양이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2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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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스톤 출판의 애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I의 미스터리 편에 이어 II의 공포 편은 말 그대로 앨런 포의 작품 중 기괴하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작품들의 모음집이다. 학창 시절 주말 TV프로를 깔깔대며 즐겁게 보고 나서 잠들기 전에 우연히 읽게 된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는 납량 특집만큼 오싹한 소름을 돋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검은 고양이>를 시작으로 <어셔가의 몰락>, <리지아>, <적사병 가면>, <M.발데마르 사건의 진실>, <윌리엄 윌슨>,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다>, ,아몬틸라도 술통>, <함정과 진자>, <직사각형 상자>, <생매장>, <모렐라>, <절음발이 개구리>, <메첸거슈타인>, <베레니스>, <밀회>, <심술 요정>까지 총 17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 중에서 앨런 포의 대표작인<검은 고양이> <어셔가의 몰락>을 살펴보면 19세기 미국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추리 소설의 선구자라 칭송 받는 애드거 앨런 포 작품이라고 쉽게 생각되지 않을 만큼 <검은 고양이>는 화자인 의 광기를 음울하고 섬뜩하게 그려가면서 살인에 대한 묘사마저도 매우 잔혹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는 가엾은 짐승의 목을 틀어 잡고 조끼 주머니에서 포켓 나이프를 꺼내 놈의 한쪽 눈알을 조심스레, 천천히 도려냈다(본문 12페이지 중에서)’ 라던가 아내의 훼방으로 저지당하고 있던 팔을 빼낸 후 더욱 치솟은 악마보다 더 한 분노로 그녀의 정수리 위에 날 선 도끼를 내리꽂았다(본문 18페이지 중에서)’ 와 같이 그 묘사가 매우 잔인하고 섬뜩하여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묘사한 것 같아 하나의 소설로만 생각하고 읽고 있던 나로 하여금 당혹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화자인 ;의 사이코패스적인 심리 상태와 불길함으로 상징되는 검은 고양이는 끝까지 분위기를 공포로 뒤덮게 된다.  독자에게 강한 인상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기 위해 공포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효과적인 정서라 했던 앨런 포는 독자가 자신이 만든 작품의 세계에서 마지막까지 집중하고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서 다음 작품인 <어셔가의 몰락>도 전체적으로 음울하고 괴기스러운 분위기 묘사가 작품 전반을 둘러싸고 있다. 화자인 는 어느 날 친구 로더릭 어셔의 방문 요청으로 어셔가 저택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 저택에서 느끼는 알 수 없는 공포를 한 장면씩 묘사하면서 무엇인가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공포감을 키운다. 특히 저택의 내부와 주변의 묘사가 괴기함을 더하게 되어 읽는 내내 그 묘사 부분을 도망치듯 읽어버리게 되기도 했다. ‘석조 건물 어디에도 허물어진 흔적은 없었으나 각각의 돌은 부서지고 깨진 상태인 반면, 여전히 완벽하게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건물 사이에는 묘한 불일치가 느껴졌다(본문 29페이지 중에서)’ 거기에 화자인 의 불안한 심리를 적어 내려간 부분에서 그 글을 읽고 있는 나는 애써 담담한 척하려 하지만 이내 등골의 오싹함까지 거부할 수는 없다. ‘’밤늦게 잠자리에 들 때였다. 밤은 깊어가는데 잠은 침대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중략) 어디선가 낮고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가늠할 수도 견딜 수도 없는 격렬한 공포에 휩싸여 나는 황급히 옷을 입었다.(본문 43페이지 중에서)’ 결국 어셔가 저택이 무너지며 마치 초자연적 현상을 겪은 화자인의 이야기로 끝을 맺지만 로더릭 어셔의 특별한 취미와 저택의 노후화가 맞물리며 무너진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을 하게 된다.

 

이외에도 환각과 공포, 몽환 등이 계속 작품의 주된 분위기를 이루는 <리지아>, <적사병 가면>등 공포 편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작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은 앨런 포의 삶과 심리 상태가 어떠했을 지 상상이 되며 갑자기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여튼 더운 여름 밤에 읽기에 딱 좋은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인간의 공포 심리를 잘 잡아낸다는 점에서 뛰어난 작품이니 꼭 읽어 보길 추천한다. 다만 작품 전반의 분위기가 그러하니 정서상 한꺼번에 모두 읽기 보다는 2~3편씩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읽었으면 한다. 한 작품당 내용도 길지 않아 15~30분이면 충분히 읽을 정도라 부담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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