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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의 자유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새로운 세상
양쭝한 지음, 김진아 옮김 / 새로운제안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과는 좀 다른 특이한 책이다.
이 책은 타이완 출신의 저자가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대학에 교환 학생으로 가게 되면서 있었던 일들을 저술하고 있다.
공짜의 자유라는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 책에 담겨있는 저자의 경험담은 자본주의의 흐름과는 역행하는 것들이 많다.
사소한 실수로 학교 기숙사에서 살지 못하게 되어 버려진 빈집인 도살장에서 살게 되는데 이 도살장에는 저자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도살장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가스도 되지 않기 때문에 야밤에 시야를 밝히기 위해서는 양초를 사용해야 하며 음식을 할때는 나무 장작을 패와서 불을 떼야 한다.
또한, 수도도 끊겨 있어서 빗물을 받아서 화장실 물로 사용하는 등 당연하고도 평범하게 받아들여온 일상에 익숙한 나로서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아마 나였다면 그러한 곳에서 단 하루라도 버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 뿐이 아니다.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식재료들이 필요한데 이 공동체의 사람들은 돈을 소비하여 식재료를 얻지 않는다.
빵집이나 피자 가게에 가서 그날 팔지 못하고 버려지는 빵을 받아오거나 야채, 과일 가게에 가서 크기나 모양이 이상해서 상품성이 없는 채소들을 받아온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렇게 받아오는 빵이나 과일들이 사람이 먹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상미기간 즉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한이 지나서 팔 수 없게 되고 그래서 버려져야 하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일지라도 그날 팔지 못해서 버려져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비단 크로아티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매일같이 낭비되고 있을 물품들이 아까웠다.
어떻게 보면 과잉 생산되어 버려지는 것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지구 저편에서는 기아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역설적이었다.
나도 가끔 마트에서 장을 보지만 유통 기한내로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음식들이 가끔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나의 태도도 반성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