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낼리티는 많은 경우, 허용과 익숙해짐에 의해 당초의 충격력을 상실하는데 그 대신 그런 작품은 만일 내용이 뛰어나고 행운이 따라준다면 그렇다는 얘기지만-‘고전‘ (혹은 ‘준고전)으로 격상됩니다. 그리고 널리 사람들의 경의를 받습니다.

<봄의 제전>을 들어도 현대의 청중은 그렇게 당황하거나 혼란에 빠지지는 않지만, 지금도 역시 거기에서는 시대를 뛰어넘는신선함과 박력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체감은 하나의중요한 ‘참조 사항reference‘으로서 사람들의 정신에 편입됩니다. 즉 음악을 애호하는 사람들의 기초적인 자양분이 되고 가치판단 기준의 일부가 되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봄의제전>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과 들은 적이 없는 사람은 음악에대한 인식의 깊이에 얼마간 차이가 생깁니다. 

어느 정도의 차이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는 없지만 뭔가 거기에 차이가 생겨난다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말러의 음악의 경우에는 약간 사정이 다릅니다. 그가 작곡한음악은 당시 사람들에게 정당하게 이해받지 못했습니다. 일반인들은 혹은 주위의 음악가들조차 그의 음악을 대체적으로
‘불쾌하고 추하고 구성에 절도가 없고 번잡스러운 음악‘으로 인식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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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나 자신의 척도이기 때문에 나한테는 맞아도 그대로 다른 작가에게도 맞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방식 이외의 모든 방식을 배제한다‘는 건 결코 아니지만(내 방식과는 다르더라도 경의를 품을 수 있는 것은 물론세상에 수없이 많습니다), 개중에는 ‘이건 도저히 나와 맞지 않는다‘ 혹은 ‘이건 이해할 수 없다‘라는 것도 있습니다. 

어떻든 나는 나 자신이라는 축에 의해서 뭔가를 바라보고 평가할 수밖에없습니다. 좋게 말하면 개인주의지만 다른 말로 하면 자기 본위고 내 멋대로겠지요. 그래서 내가 그런 내 멋대로의 축이나 척도를 들고 거기에 맞춰 타인의 작품을 평가했다가는 그걸 당하는 쪽은 도저히 못 견딜 일이 될 거라는 마음이 듭니다. 

이미 작가로서의 지위가 어느 정도 정착된 사람이라면 또 모르지만, 이제 막 나온 신인 작가의 명운을 나만의 선입견이 걸린 세계관으로 좌지우지하는 그런 일은 무서워서 도저히 못 합니다.
하지만 그런 나의 태도를 두고 작가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면, 뭐 그것도 맞는 말인지 모릅니다. 나 역시 "군조》 신인문학상‘이라는 창구를 거쳤고 거기서입장권을 한 장 받아 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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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이 이러니저러니 하는 얘기도 현재로서는 굳이염려하지 않습니다. 종이가 됐든 화면이 됐든(혹은 화씨 451』적인 구두 전승이 됐든), 매체나 형식은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분명하게 책을 읽어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괜찮습니다.

내가 진지하게 염려하는 것은 나 자신이 그 사람들을 향해어떤 작품을 제공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뿐입니다. 그 이외의 것은 어디까지나 주변적인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일본 전체 인구의 5퍼센트라고 하면 600만 명 정도의 규모입니다. 그만한 시장이라면 작가로서 어떻든 먹고살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로 시선을 던진다면 당연히 독자 수는더욱더 불어납니다.

다만 나머지 95퍼센트의 인구에 관해서 말하자면, 이 사람들이 문학과 정면으로 마주할 기회는 일상적으로 그리 많지 않을 것이고, 그리고 그 기회는 앞으로 점점 더 감소할지도 모릅니다. 이른바 ‘활자 무관심‘은 더욱더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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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사는 러블레이스의 명성을 알고 있지만, 그의 행은 번번이 그녀의 예상을 빗나간다. 그는 정중한 데다 다소 슬프고 혼란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가 비탄에 빠진자기 가족한테 고상하고도 자비로운 행동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고 보니 그는 아버지에게 돈을 주고 언니가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주있으며, 가족들에게 충고까지 해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마침내 러블레이스는 클라리스에게 그녀의 짐작을 확인시켜주는 고백을 했다.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그 동안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녀에게 보낸 그의 편지들도 종교적인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가 나서서 그를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는 물론 러블러이스가 그녀에게 친 함정이었다. 그는 상대의 취향을 그대로 모방하는유혹자의 진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경우 그가 공략한 것은 그녀의 숨고한 정신이었다. 경계심을 늦추고 자기가 그를 개조할 수 있다고 믿는순간 그녀의 운명은 정해졌다. 이제 그는 편지와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통해 그녀에게 서서히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켰다. 중요한 것은 바로 생각이다. 상대의 가치관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경우 두 사람 사이에 뿌리 깊은 조화가 형성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있다. 그러고 나면 자연스럽게 육체적인 단계로 옮겨갈 수 있다.

1925년 파리로 건너간 조세핀 베이커는 이국적인 정서와 매력을 앞세워 하룻밤 사이에 일약 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예나 지급이나 매우 변덕스러웠다. 조세핀은 자신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얼마안 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갈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대중을 영원히유혹하려면 그들의 마음속을 파고들어야 했다. 그녀는 프랑스어를 배워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옷차림과 행동거지도 멋쟁이 프랑스 여성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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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여성 유혹자 가운데 한 명인 니농 드 랑클로는 지극히 여성스러웠지만, 분명 남성적인 면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철학 지식으로 남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는 한편, 정치와 전쟁에도 남자들지않은 관심을 보이면서 그들을 매료시켰다. 

남자들은 대개 처음에는그녀와 깊은 우정을 쌓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친 듯이 그녀에게 파져들었다. 남성에게서 발견되는 여성적 특징이 여성의 경계심을 완화시키듯이, 여성에게서 발견되는 남성적인 특징도 같은 효과를 낸다. 여성의 낯선 특성들은 남성에게 절망감과 심지어 적대감까지 유발할 수 있다. 

성적 매력으로도 남자들을 유혹할 수 있지만, 주문이 오래 지속되려면 정신적인 유혹이 동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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