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한 파랑, 하늘빛 꽃마리
눈을 커다랗게 뜨고
고개는 아래로
몸을 낮춰야만
비로소 찾을 수 있는
벚꽃이나 목련처럼 키 높은 나무에
피어나지 못하고
노란 민들레처럼 크고 환한 빛으로
봄을 밝히지 못해
사람들의 눈길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해도
부지런히 푸른 잎을 내고
하늘빛 꽃을 피운 작은 꽃마리
봄이 한창인 날
길을 걷다가
꽃마리를 찾아내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들여다 보는 기쁨은
너무 크고 환해서 도무지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멀리 있는 희망이 아니라
조금만 아래로 고개를 숙이면
찾을 수 있는
언제나 거기 있었지만
미처 찾아내지 못한
이미 내 안에 들어 있는 작은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