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길

봄날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길을 걸을 때는

몸을 낮추고,

눈은 아래로 하고

그렇게 걸어야만 한다.

그래야지 작은 풀꽃들이

봄이 왔다고 속삭이는

소리 들을 수 있다.


“엄마, 여기 민들레!”

 노랗고 환한 민들레가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다.


“엄마, 여기 제비꽃.”

사람들에게 밟힐 것만 같은 여린 제비꽃도

하늘거리는 가는 몸으로 봄을 맞이했구나.


"엄마, 꽃마리 정말 작다!”

그래 연한 파랑, 하늘빛 꽃마리는

눈을 크게 뜨고 가만히 보아야만 찾을 수 있지.

한눈에 금방 들어오지 않는 작은 꽃마리

한참을 쳐다보는데

엄마, 이건 무슨 꽃이야.?

와, 봄맞이 꽃이네. 이름이 너무 예쁘지.

이건 괭이밥, 개부랄꽃도 피었네.


낮은 자리에서 작게 작게 저마다 자기만의 빛깔로

희망을 피우는 풀꽃들.

먼데서 높은데서

희망을 찾지 말고

조금만 고개를 숙여보라고

눈을 낮춰 둘레를 살펴보라고

가만 가만 속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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