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식물화 - 펜 하나로 쓱, 이야기가 있는 식물 드로잉
최선우 지음 / 책밥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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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잘 아는 사람은 눈치 챘겠지만 나는 꽃을 좋아한다. 보는 것도 받는 것도 사는 것도 전부 다. 다양한 형태와 빛깔로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꽃들을 보면 자연이 만들어낸 팔레트 같다. 바다를 만들 땐 물망초, 노을을 만들 땐 능소화. 색이 필요할 때마다 꽃에서 쏙쏙 빼간다고 생각하는 것, 꽤 귀여운 상상이다. <11식물화>는 식물과 꽃을 쉽게 그리는 법, 채색법까지 알려주는 드로잉북이다. 나처럼 그림실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딱이다. 그리는 법뿐만 아니라 꽃말, 꽃의 특징까지 알려주어서 더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꽃인 프리지아에 대한 설명을 보면 /졸업과 입학 시즌의 대표적인 꽃인 프리지아는 향긋하고 달콤한 향기로 새로운 시작과 봄의 설레임을 전하죠. 가을에 심어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프리지아는 따뜻한 지방에서 발생하는 만큼 온도에 아주 민감한 꽃이에요. 고온 또는 영하의 온도에서는 자라기가 힘들어 주로 실내 또는 온실에서 볼 수 있어요. 줄기와 수직을 이루며 수평으로 우아하게 꽃이 피고 향기도 좋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답니다./ 라고 쓰여 있다. 생각해보면 나의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식 날에는 부모님께서 프리지아 꽃다발을 안겨주셨다. 엄마가 프리지아 향을 좋아하시는데 나도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샛노란 색과 향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나중에 화원에 들린다면 향을 맡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고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꽃내음이 날 것만 같다. 따라한다고 따라한 튤립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그림에 재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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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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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음의 과학 -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 샘 해리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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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로 너무나도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 미국의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 대니얼 데닛, 미국의 대표적인 논객이자 신경학자 샘 해리스. 세계적인 정치학자이자 저널리스트 크리스토퍼 히친스 이들이 모여 현대 무신론에 대한 대화를 담은 기록이 책으로 발간되었다. 종교와 과학을 어떻게 엮을지 궁금했고 신의 존재에 대해서 이들은 어떤 입장을 가졌을지 기대를 품은 채 읽게 되었다. 나는 종교에 관심이 없을뿐더러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물론 때때로 급박한 상황에서는 하나님 아버지 부처님 알라신 모든 신들에게 도와달라며 SOS를 보내기는 한다. 신이 있다면 급할 때만 찾는다고 도와줄 생각도 안 하겠지만 일단 부르고 본다. 잘 되면 신이 도운 것 잘 안 되면 역시 신은 없다고 말하는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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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답을 모르면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답을 알면 안다고 말하고, 그것을 선언하는 데 쭈뼛거리지 않는다. 증거가 확실할 때 알려진 사실을 말하는 것은 오만이 아니다. 물론 과학철학자들은 사실이라는 것은 언젠가는 오류로 판명될 수 있으나 지금까지는 반증하려는 끈질긴 시도를 견뎌낼 가설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고 동의하지만, 갈릴레오가 중얼거린 지구는 돈다에 경의를 표하며 스티븐 제이 굴드의 지당한 말씀을 되새겨보자.

/과학에서 사실잠정적 승인을 보류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확인되었음을 뜻한다. 내일부터 사과가 하늘로 떠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가능성은 물리학 수업 시간에 동일한 시간을 할애 받을 가치가 없다./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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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과학은 너무도 다른 선상에 서있고 양립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과학을 믿으면서 신을 믿는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는 과학으로 설명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적에 신은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선하고 평생을 희생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일로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 신은 없다고 생각한다. 믿고자 하면 신은 있는 것이고 믿지 않으면 신은 없는 것이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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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 정여울의 심리테라피
정여울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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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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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는 정여울 작가의 심리 테라피이다. 정여울 작가는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붙잡지 않으면 자칫 스쳐 지나가 버릴 모든 감정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다인에게 용기를 주는 치유자가 되고 싶어 한다. 이 책은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몰랐기 때문에, 당신이 인정하고 싶지 않은 당신까지도, 마음의 안부를 물을 시간이 필요하다, 슬픔에 빠진 나를 가장 따스하게 안아주기 크게 네 가지 의 주제 속에 작은 주제들이 담겨 있다. 책을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작가가 솔직해서 참 좋다는 것이었다. 작가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내면을 잘 알고 있는 사람 더 나아가 그것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유형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작가가 먼저 자신의 경험을 말하고 속을 털어 놓으니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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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식물과 같다. 적절한 환경 속에서 정성을 다 해 키운 식물이 해충에 강하고 잘 자라 듯 마음 역시 관심을 주고 안정 되어야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으로 자란다. 식물, 동물뿐만이 아니라 나 역시도 가꾸고 돌봐야 한다. 학술제 글에 실었던 문장인데 이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등장해서 놀랐다. “트라우마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예방주사가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이나 영화라는 영양제도 있고, 심리학이라는 보다 직접적인 예방접종도 있다.”(p.169) 내가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런 것이다. 마음이 안정되고 단단해지는 느낌. 불온한 세상에 좌절하지 않을 용기,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할 용기, 불안한 미래를 마주할 용기. 용기의 기원은 책이자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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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든 하루를 보냈을 당신에게, 그 미소의 따스한 온기를 이 글을 통해 선물하고 싶다. 한 사람에 대한 배타적사랑, 가족과 조직을 향한 폐쇄적 사랑을 넘어, 인간을 향한, 존재를 향한, 세상 전체를 향한 더 깊고 커다란 사랑이 내 안에서 무르익어가기를. 살아 있음에, 아직 서로 사랑할 수 있음에, 이 험난한 세상에서도 아직 사랑하는 법을 잊지 않았음에 감사하는 그런 눈부신 기념일이 바로 오늘이기를.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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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정성이 담긴 글이다. 위로 받고 싶을 때 꺼내볼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오늘도 마음 쓰는 법 하나를 배웠다. 작은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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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있다면
식식 지음 / 책밥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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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마음대로 정리할 수 있다면><감정에 체한 밤> 이후로 두 번째 발매 된 식식 작가의 에세이이다. 사실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아서 어떻게 후기를 써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내가 처음 읽은 에세이는 황경신 작가의 <생각이 나서>이다.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라는 제목의 글에 빠져서 수십 번 읽고 썼던 기억이 난다. 이 글이 좋아서 책을 사기는 했지만 아직도 완독은 못 했다. 왠지 에세이는 한 번에 다 읽는 것 보다 잠들기 전 읽다가 스르르 기분 좋게 잠드는 게 더 좋다. 하루하루 일정량이 정해져 있는, 몸과 마음의 영양식 하루 견과 같은 느낌. ‘재밌게 읽었다, 완독해서 뿌듯하다의 느낌을 받는 책은 아니지만 읽은 후가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내가 생각하는 에세이의 좋은 점은 일상 언어가 아닌 단어들로 일상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다. 모두가, 늘 겪고 있을지 모르는 날들이 특별해지는 마법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어를 이리 저리 움직여 생각지도 못한 곳에 쓰는 것을 볼 때 글 쓰는 사람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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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좋아하는 것들 - 작고 소중한 수채화 관찰일기
김이랑 지음 / 책밥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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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밥 서포터즈를 하면서 가장 좋은 것은 내가 평소에 읽지 않는 분야의 책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작고 소중한 수채화 관찰일기라는 부재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오늘의 좋아하는 것들>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담기고 쓰이고 그려져 있다. 그림에 그리 관심이 많지는 않지만 채색 기법 중에서는 수채화를 가장 좋아한다. 수채화의 느낌이 봄을 떠올리게 하고 괜히 아련, 몽글몽글해 지는 기분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놀랐던 점은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세세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1년의 일기, 365개의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스스로를 잘 알고 자신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서 부러웠다. 하루에 하나씩 내가 꾸준히 하는 것은 간단히 하루를 요약하는 일기밖에 없다. 1~3, 21, 22. 20살 때는 노느라 못 썼다. 후회하는 일들 중 하나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에도 부끄러운 이야기들이라 내놓을 수는 없지만 가끔 찾아서 읽어보면 추억에 젖어 잊고 살았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거 좋아하는데!’싶은 그림들을 찍어 놓았다. 대상은 같지만 느끼는 감정들은 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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