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속 - 새로운 시대가 대한민국에 던지는 질문들
김대식 외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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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가속
작가: 김대식 김동재 장덕진 주경철 함춘호
출판사: 동아시아사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완전히 바뀌었다.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가정들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세계는 완전히 바뀜과 동시에 빠르게 바뀌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키워드는 바로 ‘초가속’이다. 뇌과학, 사회학, 역사학, 경영학, 중국학 등 국내의 내노라하는 석학들이 모여 코로나19에 대해, 도래할 세상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토론으로 <초가속>이 완성되었다.

평소 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잘 읽지 않는 나로서는 책의 난이도가 높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저자들이 카이스트, 서울대(2), 연세대(2) 교수님이셔서 아무것도 모른 채 채 타과 전공수업 듣는 기분일 것 같았다. 책을 읽어보니 각자 전공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서 독자가 어려워할 부분을 짚어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현재에 집중할 때 미래를 바라보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다. <초가속>은 토론의 끝으로 만들어졌지만 결국 새로운  토론의 주춧돌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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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 드럭스 - 인류의 역사를 바꾼 가장 지적인 약 이야기
토머스 헤이거 지음, 양병찬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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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텐 드럭스
작가: 토머스 헤이거
출판사: 동아시아

 

우리가 평생 동안 먹는 약은 약 5만 개라고 한다. 감기에 걸려 약을 타도 서 너알은 기본이고 사랑니만 뽑아도 진통제와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 병원에 갈 만큼 아파도 약을 먹고 병원 가기엔 애매한 증상이라면 약국에서 약을 사 먹는다. 일단 조금이라도 아프면 약을 찾게 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약에 의지하는 이들 또한 늘었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약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텐 드럭스>는 열 가지 주제의 약을 선정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약은 단순히 치료의 목적만을 달성한 것이 아니다. 평균 수명을 늘려줬음은 물론이고 피임약은 여성의 ‘자유와 선택’을 가능하게 했다. 신약의 탄생은 환자의 새로운 삶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꼭 필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현재 전세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제약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은 전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다. 때로 약은 공공제로 모두를 살릴 백의 천사이지만 때로는 돈이 되지 않아 한정적으로 공급하는 자본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우리는 약이 가져온 빛을 누리는 만큼 그림자 또한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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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의 채식주의자 -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산다는 것
전범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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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알고나면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할 말이 많지만 일단 책의 저자 먼저 짚고 간다. 전범선 작가를 알게 된 과정은 꽤 운명적이었다. 시작은 우연에서 비롯됐다. 학교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던 중 동녘 출판사의 <비거닝>이 눈에 띄었다. 단 한 권의 책이 비건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던 나의 인생을 바꾸었다. 채식 중에서도 해산물은 허용하거나 유제품은 허용하는 등 다양한 단계가 있다는 것은 많이들 알 것 같다. 이 책은 완벽하지 않은 ‘회색 채식인‘들의 이야기이다. 환경적 이유, 동물윤리, 종차별 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육류소비를 지양하는 이들의 삶은 나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조금 더 비건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비건입문서로 유명한 <비건 세상 만들기>를 찾아 읽었고 이 책의 옮긴이이자 출판사 ’두루미‘의 발행인 전범선 작가를 알게 되었다. 


전범선 작가는 민사고 졸업생이자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역사를 전공했고 밴드 ’양반들‘의 보컬이자 책방 ’풀무질‘의 대표, 출판사 ’두루미‘의 발행인인 비건이다. 작가가 살아온 인생의 발걸음은 특이하고 특별하다. <해방촌의 채식주의자>는 그의 인생을 밀도있게 담아낸 일대기이자 산문집이다. 남부럽지 않은 스펙을 가진 그는 한국에서 ’비건‘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아직 한국 사회는 비건에 대한 인식, 배려, 환경 많은 것이 부족하다. 노예들은 봉기했고, 피지배 민족은 독립운동을 했으며, 여성들과 성소수자들은 연대했다. 하지만 비인간 동물들은 그런 힘조차 없다. 결국, 동물해방운동은 인간에 의한 운동이어야 한다.(p.156) 작가는 동물을 위한 마음으로 함께 하는 이들과 모여 세상을 바꾸기 위한 행동에 앞장선다.


그래서 나에게 비건이냐 물어온다면 예, 아니오가 아닌 이런 대답이 돌아갈 것이다. 저는 비건은 아니지만, 동물윤리와 환경을 위해 육류소비를 지양하며 공장식 축산과 살상을 반대합니다. 심각한 탄소배출을 초래하는 육식은 미래의 아이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다만 윗사람과 함께하거나 다수가 모인 식사 자리에서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용기는 없기 때문에 동물윤리를 잊지 않고 불편한 마음을 가진 채 최소한의 양만 먹습니다. 나의 이런 다짐과 노력의 시작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말 못 하는 동물들의 삶은 삶이라고 부르기에도 처참하다. 정력에 좋은 개, 미세먼지 씻겨내는 돼지, 기운 낼 땐 소, 축구 볼 땐 닭 인간의 욕심으로 인간의 입맛대로 죽어가는 동물들을 위해 이 글을 쓴다. 비건, 알고 나면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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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공동체,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안병은 지음 / 한길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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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작가: 안병은
출판사: 한길사

 

몸이 아프다고 말하면 위로받지만 마음이, 정신이 아프다고는 쉽게 말조차 꺼낼 수 없다. 마음에 병이 든 사람은 늘어나지만 병에 대한 인식은 그대로이거나 낮아질 뿐이다. 조현병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많은 이들이 뉴스에서 처음 접했을 것이다. 흉악범죄의 배후에는 조현병이라는 정신질환이 있었다는 뉴스는 많은 이들을 분노케했다. 약물치료, 주변의 도움이 있다면 호전될 수 있는 병이지만 조현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안병은 정신과 의사는 마음껏 마음을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병원 의자에 앉아 진료를 보는 치료에서 벗어나 환자들이 공동체와 어울릴 수 있도록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성군에서 행복농장을 운영하며 정신장애인분들에게  지역사회에서 직업을 갖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직접 겪은 환자들의 사례를 보며 마냥 피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동네에서 정신이 이상해보이는 분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 대부분 술에 취해있거나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다. 혹시라도 해코지를 할까봐 피해가기 일수이다. 사실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굳이 다가가고 싶지 않은 게 대부분의 생각이지 않을까? 제목처럼 자신의 마음이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마음의 병 또한 위로받고 치료할 수 있는 병이다. 마음의 병에 자신을 숨긴 채 악화될 때까지 버텨서는 안 된다. 작은 용기만 낸다면 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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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령사 오백나한의 미소 앞에서 - 김치호 한국미술 에세이
김치호 지음 / 한길아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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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창령사 오백나한의 미소 앞에서
작가: 김치호
출판사: 한길아트

 

2001년 영월의 창령사에서 나한상이 발견되었다. 나한은 아라한의 준말로, 석가모니 제자이자 깨달음을 얻은 불교 성자를 뜻한다. 이 발견은 약 20년의 세월이 흘러 경제학자 김치호의 한국미술 에세이 제목이 된다. 경제학자인 그는 본업을 넘어 한국미술을 즐기고 칼럼을 기고해왔다. 그런 칼럼이 모여 한국미술의 아름다움과 특질을 찾는 한 권의 책이 탄생한다.


경제학자인 만큼 미술시장의 풍경으로 글을 시작한다. 고미술 시장은 어떤 흐름을 갖고 있을까? 그의 표현을 빌리면 이렇다. “현대미술이 ‘모데라토’ moderato, 보통 빠르기 라면 고미술은 ‘몰토 아다지오’molto adagio, 아주 느리게쯤 된다고 할 수있다.” 미술시장 자체가 변화에 둔감하고 특히 고미술은 신작 공급이 없기에 새로운 컬렉션 구축이 어렵다. 이런 구조를 수요와 공급, 투자의 개념으로 바라본다.


1, 2장을 시장경제, 자본, 컬렉션을 위주로 했다면 3장은 본격적으로 한국미술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4장은 ‘삶 속의 미술 미술 속의 삶’이라는 주제로 우리 주변에 깊게 자리 잡은 예술 작품을 소개한다. 노리개, 자수, 보자기 등 과거 여인들이 만들고 사용하던 고미술품은 색채도 뛰어나고 역사성과 미술적 감성이 짙게 물들어 있다. 지금 보아도 조각보의 기하학적 패턴과 색감은 놀라울 정도이다.


반닫이, 생소한 이름이지만 ‘궤’라고 하면 들어봤을지도 모른다. 앞면의 상반부를 문짝으로 삼아 상하로 여닫게 되어 있는 장방형의 목가구, 우리 집엔 이 물건이 있다. 할머니가 가지고 계시던 가구이니 그 세월이 얼마나 됐을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지금은 창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오랜 시간 집에 묵묵히 놓여 있던 기억이 난다. 엄마 말로는 그 안에 할머니의 반짇고리, 장신구 등이 들어있었다고 하니 우리 집에서 꽤나 제 역할을 한 모양이다. 반닫이가 있었다는 것도 잊고 살았는데 이 책을 읽고 몇 년 만에 떠올랐다. 좋은 궤는 아니라고 하지만 세월이 깃든 물건은 그것만으로도 소중하고 그게 할머니의 물건이었음을 아니 더욱 소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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