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보다는 투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금과옥조가 된 지는 오래지만 그래도 공부로 유명해진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고승덕 변호사일 것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고시 3관왕이라는 화려한 결과를 바탕으로 단숨에 유명세를 얻어 정계에까지 진출하지만, 모종의 사건 이후로 정치보다는 개인의 삶에 충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고승덕 변호사가 한때 투자업계에 진출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책이 '고 변호사의 주식 강의'다. 서문에서는 고시 공부를 할 때 기본서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했음을 밝히며 '이제 주식투자에도 그런 책이 나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고승덕 변호사의 펀드는 한때 괜찮은 실적을 거뒀지만 이후 시장수익률에 밀리는 결과가 나왔고, 고 변호사는 투자업계에서는 손을 떼게 된다. 투자의 기본서를 자처한 책은 많지만 기본서를 쓸 수 있는 능력은 아무나 가지고 있지 않다. 내용을 쉬우면서도 정확하게 쓸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저자 스스로가 장기적으로도 검증된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 책 '초보자를 단숨에 고수로 만드는 주식투자 핵심수업'은 그런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책이다. 슈퍼개미로 명성이 높은 이정윤 세무사가 주식투자의 시작부터 끝을 모두 세세히 언급하면서 설명한다. 한번 더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는 과거 사례나 외국 사례가 아닌 바로 적용이 가능한 실제 사례를 언급함으로써 내용 흡수도 용이하다. 기본서로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서두에서 공부와 투자가 별개인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저자는 투자에 성공하는 방법을 묻는 사람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세요'라는 답을 한다. 그것도 추상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어떤 자료부터 시작해서 어떤 내용을 검토하며 공부하라'로 구체적으로 지침을 준다. 전설적인 트레이더 마크 미너비니는 첫 책 '초수익 성장주 투자'를 출간한 후 질문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후속작인 '챔피언처럼 생각하고 거래하라'에서 추가로 설명을 더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뭘 어려워하고 어떤 부분을 궁금해하는지를 이미 간파한 것으로 보인다. 'Hts랑 mts중 무엇을 주로 써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까지 본인의 답변을 이미 준비해놓고 있다. 말 그대로 '투자학원론'이라는 제목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그렇다고 내용이 얕지도 않다. 각론에 해당하는 책을 여러 권 읽어본 필자도 이 책이 꽤 깊은 부분까지 다루고 있음에 놀랐다. 말 그대로 진정한 기본서에 속한다.저자는 단 한 가지 측면에만 의지해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권한다. 시장, 재료, 기술적 분석을 모두 종합하여 최대한 유리한 국면에서 투자를 하여야 성공 확률이 높다. 한 가지 방법만으로 투자를 하면 예상과 다른 큰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뭘 봐야 되냐는 의문이 든다면, 저자가 책에서 이미 설명해놓았다. 그대로 따라서 공부를 하면 된다. 저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슈퍼개미지만 단기간의 큰 돈을 번 사람 특유의 선민의식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객을 상대하는 세무사라는 직업도 그렇고, 다양한 분야에 계속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투자에 처음 입문하는 초보자에게는 좋은 길잡이고,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춘 투자자도 지식을 종합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필독서에 해당하는 책이다. 투자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