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렇지만 2000년대 초반에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분야는 단연 IT였다. 그 중 '새롬 데이터맨 프로'로 IT 열풍의 중심에 있었던 새롬기술은 ‘다이얼패드’라는 혁신적 서비스를 앞세워 코스닥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투자자들의 기대를 등에 업고 주가는 40배 가량 거침없이 치솟았다. 그러나 상승은 영원하지 않았고,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투자자들은 뼈아픈 손실을 보았다. 시장의 상승 기대감으로 몇 차례 반등했지만 결국 본격적인 하락을 막을 순 없었다. 만약 그 시점에서 이 흐름의 이면을 간파하고 물량 정리를 시작했다면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윌리엄 오닐의 공매도 투자 기법"은 바로 그러한 시점을 포착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공매도는 일반적인 매수 매도에 비해 훨씬 고급 매매 기법에 속한다. 단순히 기대감으로만 사서 버티기를 실행히는 일반 매수와는 달리 버티기가 불가능하고 타이밍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 윌리엄 오닐은 단순한 지표 한두개에 의존하지 않고 종합적인 측면에서 공매도 타이밍을 포착한다. 차트 패턴과 거래량 변화, 이동평균선의 흐름을 모두 고려해야 적정한 시점을 찾을 수 있다.이 책은 상승장을 주도했던 종목들이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되는 시기의 특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특히 머리어깨형 등 고전적이면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하락 전환 패턴들을 실제 차트 150여 개와 함께 제시하며, 그 패턴들의 의미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기술을 익히도록 돕는다. 또한 주가가 5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하는 시점, 거래량이 급증하며 하락하는 순간 등을 타이밍의 주요 신호로 삼는 구체적인 지침도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어떤 종목을 공매도해야 할까?'라는 질문보다, ‘언제 공매도를 해야 하는가’에 집중한다. 오닐은 선도주의 하락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반등과 재하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과정을 정확히 읽어내는 것이 공매도의 핵심임을 강조한다. 오닐은 원래 이 책이 가벼운 소책자 형태였다고 말한다. 거기에 실전 투자 사례들과 최신 연구 결과들이 덧붙여지면서 '언제 매도할 것인가'에 대한 종합적인 안내서가 되었음을 밝힌다. 그런 이유인지 군더더기가 전혀 없고 핵심적인 내용을 실전 차트를 통해 끊임없이 반복하고 숙달하는 형태다. 기나긴 설명을 읽다가 '그래서 실전에선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전혀 들지 않는다. 말 그대로 기능을 제대로 익힐 수 있는 실용서의 모범을 보여준다. 공매도는 매도의 기술이다. 언제 사야 하느냐에 대한 책은 많지만 거꾸로 언제 팔아야 하는가에 대한 책은 정말 찾기 힘들다. 이 책은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내려주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반복되는 시장의 패턴에서 이성을 갖고 진입 타이밍을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떤 종목이든 언젠가는 하락한다. 공매도에 국한되지 않고 수익금을 상당 부분 게워내기 전에 매도하는 기술을 익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