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동안 읽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드디어 완독한 책이다.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거의 한 세기 이전의 이야기인데도 여전히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고민과 갈등을 너무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었다. 이 책이 왜 전 세계에서 1억 부나 팔렸는지, 그리고 워런 버핏이 인생을 바꾼 책으로 꼽는 이유를 직접 읽어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복잡한 이론 없이 누구나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었다. 사람을 다루는 기본적인 원칙부터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방법까지 간단하고도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너무 단순해서 '이게 정말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곱씹어보면 결국 인간관계란 이런 기본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특히 "비판을 하기 전에 먼저 칭찬하라" 같은 조언들은 일상에서도 바로 적용해볼 수 있었다.
읽으면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과연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관심을 기울였던가, 논쟁에서 이기려고만 한 건 아니었는가, 그런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처음에는 하루 정도면 읽을 수 있었는데 두 번째는 거의 일주일 가깝게 걸렸다. 사람과 사람 사이, 그 얇고 투명한 거리를 어떻게 건너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저자의 말은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조용히 다가와 손을 잡아주듯 부드럽고 단단했다.
책은 나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다만, 오래된 진심 하나를 꺼내 보일 뿐이었다. 사람은 이름을 불러주길 원하고,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 그 평범한 진실을 나는 얼마나 자주 잊으며 살아왔던가. 때로는 한마디 인정이, 짧은 미소가 누군가의 하루를 환하게 밝혀줄 수도 있다는 걸.
예전에 비해 많이 잊고 지낸 작은 것들이 이 책 속에서 다시 살아났다. 따뜻한 말, 진심 어린 경청, 조심스러운 비판, 그리고 다정한 격려. 인간관계는 기술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를 향한 조심스러운 손짓이었고, 마음을 내어주는 용기였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는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사람을 이해하려 애쓰는 일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세상이 냉정할수록, 오히려 진심은 더 멀리 닿는다는 것을 배웠다. 작은 친절 하나가 내 주변을 바꿀 수 있다고, 그렇게 이 책은 내게 속삭였다.
이 책은 저자의 말처럼 한 번 읽고 끝내는 책이 아니라, 책상 가까이에 두고 꾸준히 다시 펼쳐봐야 할 실천서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인간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인간관계의 기본은 결국 상대방을 존중하는 데 있다는 것을 배웠다. 앞으로도 삶 속에서 계속해서 곱씹으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