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s의 주식 투자 법칙 - 주식으로 2300억을 번 일본 단타의 신
cis 지음, 김정환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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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트레이더들 중 의외로 많은 수가 처음부터 트레이딩으로 투자를 시작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저평가된 주식을 주로 찾아다니는 가치투자를 추구하다가 생각보다 수익이 잘 나지 않음을 깨닫고 트레이딩으로 전향한다. 수익률이 지지부진한 선이라면 다행이지만 가치에 대한 판단을 잘못하는 순간 손해를 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2,300억원의 자산을 모은 저자 cis도 그 중 하나였다.

저평가된 주식을 사야 한다는 주장 자체는 이론적으로 흠잡을 나위가 없다. 그러나 저자는 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고르는 방법은 완전히 실패한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영업이익이 획기적으로 나아질 것이 확실한 기업이라도 시장가가 고평가되어 있다면 주가는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부분을 모두 고려하여 가치를 산정해야 하니 확실히 쉬운 작업이 아님은 분명하다.

저자는 대안으로 가격 그 자체의 흐름에 집중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주식에 '적정가'란 존재할 수 없으며 오로지 시장 참여자간의 합의에 의해 결정된 현재 가격만 있을 뿐이다. 그 가격이 상승 추세라면 매수하고 반대라면 매수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장의 흐름 자체를 100% 인정한 이후에야 수익이 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초보 투자자가 프로로 진화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술한다.

시장 흐름에 따르는 투자와 별개로 저자가 '버그'라고 부르는 시장의 비효율성을 이용하는 투자도 병행한다. 이론적으로 레버리지의 가격은 현물의 가격에 일정한 비율이어야 한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의 오해로 인해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면 그 틈을 파고들어 수익을 낸다. 평소에 시장에 대해 깊게 연구하고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빠르게 행동한다는 원칙이 빛을 발하는 장면이다. 저자가 '나보다 행동이 더 빠른 사람은 더 큰 수익을 냈다'고 언급하는 것을 보면 프로의 세계는 확실히 다르다. 35초만에 포지션을 정한 것도 충분히 빨라 보인다.

저자가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번 돈을 그대로 들고 갈 수 있는가'다. 취미로 하는 마작에서도 너무 크게 이기면 판돈을 그대로 들고 갈 수 없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에서도 '돈을 더 번다' 보다는 '거래 취소로 수익을 그대로 헌납하지 않도록 한다'는 원칙으로 행동한다. 흡사 프로 갬블러를 연상시키는 중용의 미덕이다.

뛰어난 트레이더를 꿈꾸는 사람이던, 시장의 비효율을 이용한 거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건 충분히 참고할 내용이 많다. 특히나 트레이더를 꿈꾸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차익거래에 관한 여러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 본인 투자철학에 관계없이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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