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어트 파동이론 - 최초 저작물부터 유작까지 망라한 전집
R. N. 엘리어트 지음, 로빈 창.윤지민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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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는 대부분 자기가 살던 곳에서 평생을 보낸다. 상류에 사는 물고기가 하류로 이동하여 바다로 나가는 경우는 있지만, 거꾸로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연어는 귀소본능으로 알을 낳기 위해 강의 흐름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간다. 결국 상류에 도착하는 연어는 힘이 완전히 빠져버려 죽음을 맞는다.

많은 사람들은 투자에 성공하는 원인을 내적 귀인에서 찾으려고 한다. 내가 개별주 분석을 열심히 하면 결국 시장이 내 종목의 가치를 알아봐주어 수익이 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속칭 저평가되었다고 판단되는 주식들이 전혀 상승하지 못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그중 분식이나 횡령 등 드러나지 않은 문제가 발견되어 아예 퇴출되는 경우도 있다. 수익을 나게 해 주는 것은 내가 저평가된 종목을 잘 알아봐서가 아니다. 시장 그 자체가 흐름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시장 흐름의 기원을 밝히려고 했던 시도는 여러 차례 있다. 그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엘리어트의 파동이론이다. 널리 알려진 이론이니 비판도 많다. 개별주 투자에 선을 따라서 그려보았는데 잘 맞지 않는다는 푸념이 가장 많고 내재된 이론 배경이 치밀하지 못함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들이다.

엘리어트는 파동이 어느 경우에나 작동하는 절대법칙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파동이론이 성립되지 않을 수 있는 요건들을 세세하게 설명하는 편이다. 외부 변수가 끼어들기 쉬운 개별주 투자도 마찬가지다. 엘리어트의 이론은 시장 전체의 흐름을 보는 데 더 적합하며 이 경우 현대에 나온 다른 이론들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제도권 학계의 경기변동론, 이를테면 쥬글러나 콘트라티에프 파동도 엘리어트 파동이론보다 더 치밀하지는 않다. 주장하는 사람이 학계에 있을 뿐이다.

투자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에 순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역행을 하면서 기교를 부리다가는 퇴출이 쉬워질 뿐이다. 시장이 좋다고 판단되면 추세를 따라간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연어가 아니므로 죽음을 무릅쓰고 흐름을 거스를 필요는 없다. 그 과정에서 강세와 약세를 판단하는 데 엘리어트의 파동이론은 중요한 길잡이가 된다.

기술적 분석 책의 한 각론으로만 머물러있기에는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꽤 자세하고 구체적이다. 시장 흐름을 뚫는 통찰도 여러 차례 제시해준다. 특히나 엘리어트가 파동이론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설명한 자료들이 모두 실려 있어 완전판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책이다. 시장 흐름을 읽는 가이드를 얻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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