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속의 혼돈 - 1688, 세계 최초의 주식투자 설명서!
조셉 드 라 베가 지음, 조성숙 옮김, 김영익 감수 / 스마트비즈니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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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하다보면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기업분석을 통하여 투자를 할 경우, 호재와 주가의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각도로 분석하여 이번 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예상이 된다. 시장도 그런 분석에 부응하듯이 주가가 계속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막상 실적발표 당일에는 주가가 주춤하더니, 그 이후 연속적으로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악재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흔든다고 평가되는 악재가 발생하여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다. 쉽게 해결될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이니 물량을 어느 정도는 정리하고 관망해야겠다고 판단한다. 그렇게 손실을 감수하고 저가에 팔았는데, 막상 악재가 실현되었을 때는 전혀 주가가 떨어지지 않더니 그 이후에는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투자를 하려면 기업을 분석해야 한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고, 그런 조언을 충실히 따랐을 뿐인데 막상 결과물은 초라하다. 기업분석만 가지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시장의 움직임이다. 그 사람들 말이 틀린 걸까? 아니면 내가 분석을 잘못한 것일까? 대체 원인은 무엇인가?

역사상 최초의 주식투자 설명서라는 수식어가 붙은 조셉 드 라 베가의 '혼돈 속의 혼돈'은 투자시장에 있어 대중심리와 광기를 명료하게 설명한다. 17세기 주식투자의 개념이 막 생겨나기 시작할 때, 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거래소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었다. 대항해시대를 맞아 동방으로 떠나는 무역선들의 지분을 사고 팔던 시점에서 현대적 주식투자의 개념이 대부분 생겨난다. 옵션과 선물거래 같은 상품투자도 마찬가지다.

무역선이 예상대로 동방의 귀한 향신료를 제대로 싣고 올지, 아니면 암초를 만나 난파되었을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소문 내지는 저마다의 예측만 가지고 상황을 추론한다. 그 과정에서 똑같은 소식을 듣고도 관점에 따라 호재로 보기도 하고 악재로 보기도 한다. 상승과 하락의 의견이 충돌하니 주식 시세도 널뛰기를 한다.

'혼돈 속의 혼돈'은 투자시장에서 발생하는 군중심리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가치는 유지되지 않고 소문은 과장되는 경우가 많다. 길거리 뒷골목의 싸움이 세상을 뒤흔드는 결투로 침소봉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투자를 할 때 어떤 자세로 시장을 대해야 하는가? 이 책은 그 답을 명확하게 내려준다.

투자시장의 겉모습은 많이 바뀌었다. 조셉 드 라 베가가 활동하던 시절처럼 무역선 지분을 거래하던 시절은 아니다. 그러나 풍문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사람들의 광기는 현대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시대를 뛰어넘어 시장을 대하는 통찰을 얻고 싶다면 반드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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