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의 해석 - 《차트의 기술》 김정환 저자의 기술적 분석 심화 편
김정환 지음 / 이레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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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컵에 물이 절반 정도 따라져 있다. 어떤 사람은 이를 보고 '물이 반밖에 안 남아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이를 보고 '물이 절반이나 남아있다'고 한다. 똑같은 현상을 보고도 사람마다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는 유명한 일화다. 관점 차이에 따른 해석의 차이인데, 기술적 분석을 적용하는 투자가들도 비슷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주식시장이 끝도 없는 폭락세에 빠질 것 같다가 다소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아직 금리인상 등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뉴스가 줄줄이 남아있는 상황이고, 투자 심리도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 사람들을 다시 시장으로 끌어들일 만한 이벤트가 극도로 적은 상황이다. 그러나 가치투자자를 자처하는 몇몇 투자가들은 주가가 내려갔을 때 매수해야 한다며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을 피력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매수를 해야 할 타이밍인가? 아니면 매수를 자제하고 대기해야 하는가?

기술적 분석에서 매수와 매도 기준을 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이동평균선' 및 '거래량'이다. 상승 추세 초입일 때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거래량이 크게 받쳐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는 상황이다. 하락장일 때는 매수를 자제해야 하며, 시장 추세가 하락을 멈춘 후 반전이 시작될 때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론적으로는 흠잡을 나위가 없지만 실제 투자에 적용하려면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이평선 및 거래량이 어느 정도일 때 추세가 반전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 단순한 일시적 반등과 추세 전환을 구분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가? 이에 대해 그래프만 가지고 설명한다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다소 해괴한 결론이 나온다. 결국 투자는 '살 것인가 말 것인가'인데,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수치적 근거는 필요하다.

김정환 저자의 '차트의 해석'은 그런 기술적 방법론을 계량화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결과물이다. '추세가 전환되었다' 내지는 '거래량이 받쳐준다'는 일반론적인 명제들은 많다. 그러나 이를 두고 '수치적 계산을 통해, 어느 정도면 충분한 거래량이라고 판단할 근거가 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그런 일반적인 내용을 최대한 계량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이 이 책 '차트적 해석' 이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투자서처럼 줄글로만 적혀 있는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수식으로 표현한 부분들이 꽤 되며, 개념들을 집중해서 익히고 이해해야 함을 강조한다. 다방면의 분석법을 충분한 설명을 통해 하나하나 소개한다는 점에서 마치 수학의 정석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체계화가 잘 된 책이다.

주가와 거래량의 관계를 수치적으로 분석하여 투자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분석 방법은 어떻게 되며, 각 방법에 따른 특징이 무엇인가? 적용할 때의 유의점은 없는가? 이 책은 이런 수많은 질문들에 대해 나름의 결론을 내려준다.

기술적 분석의 기본적인 명제는 '인간은 군중심리에 휩싸이기 쉬우며, 그런 움직임이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다. 시장이 합리적으로 돌아가면서 기본적 분석만 부르짖는 투자자는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장이 완전히 합리적이라면 투자공부를 통해 추가수익을 얻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에 빠질 수 없는 안내서를 구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곁에 두고 지속적으로 참고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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