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전, 아직 켜지지 않은 모니터 앞에서 - 자신이 되고자 했던 시간의 기록
강민우(돈깡) 지음 / 이레미디어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식이던 부동산이던, 투자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돈을 벌고 싶어서'다. 그것도 아주 빨리, 그리고 많이 벌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런 욕심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더 발전하기도 하는 반면 자신을 망치는 파멸적인 선택으로 밀려가기도 한다. 특히나 투자 외적으로 돈이 시급히 필요한 일이 있다면 더 그렇다.

이 책의 저자는 전업 트레이더다. 누가 봐도 여유롭지는 않은 환경에서 자랐고, 그 때문에 돈을 벌겠다는 마음이 굉장히 큰 상태로 주식시장에 들어왔다. 조급한 상태에서 달려들면 잘 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초반에는 손실을 보는 날의 일상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매매법을 계속 복기하는 노력을 통해 시스템을 구성하고 성공적인 트레이더의 길로 나아간다.

언뜻 보면 개인적인 트레이딩 경험담 같지만 본서의 가치는 단순히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시장을 섹터별로 나누면서 투자할 때의 유의점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어 보이는 (그래서 지적 능력에 자신있는 사람이 많이 선택하는) 가치투자의 맹점에 대해서도 담담한 어조로 서술한다. 펀더멘탈과 센티멘탈은 서로 다르며 단순히 지표상으로 안정적인 회사처럼 보이더라도 섣부르게 투자했다가는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반박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 시장이 그렇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매매하는 트레이더건, 한 주에 한두번 매매하는 직장인이건 투자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저자는 '기록'을 강조한다. 샀다면 왜 샀는지와 얼마를 샀는지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복기해야 엄청난 충동에 휩싸이는 본인 모습이 생생히 드러난다는 측면에서다. 저자는 매매하는 본인 모습을 비디오카메라로 찍어서 돌려봤다고 한다. 단순한 세미나 준비를 할 때도 촬영된 내 모습은 내 생각과 굉장히 달랐는데, 실제 매매를 하면서 탐욕과 공포에 휩싸인 모습을 그대로 복기하기는 대단한 정신력이다. 성공하는 투자자가 되기란 그만큼 쉽지 않으며, 투자는 절대 불로소득이 아니라 극한의 근로소득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저자는 유망해 보이는 산업에 투자할 때는 특정 기업을 직접적으로 고르기보다는 폭넓게 투자하고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따라가기를 권한다. 기술 발전이나 인수합병 등이 발생하면서 산업 내 구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숱하기 때문이다. 그런 통찰력이 책 곳곳에 숨어 있으며, 트레이더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귀를 기울일만한 조언들이 가득하다.

책 후반부의 매매일지 양식은 꽤 유용하므로 그대로 따서 써도 투자습관을 발전시키기에 큰 도움이 된다. 저자의 권유처럼 기록하고 복기하면 점차 투자실력이 나아지고, 수익도 점차 따라올 것이다.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직시하는 것은 꽤 고통스러운 과정이겠지만, 고통이 클수록 수익으로 보답한다. No pain, no gai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