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심리 투자 법칙 - 개정판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심리 투자 법칙
알렉산더 엘더 지음, 신가을 옮김 / 이레미디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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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또한 직장인이다보니 매식(買食)이 일상이다. 근처에 사람들이 몰리는 중국집은 딱 두 종류다. TV에 나와서 유명해진 모 외식경영인이 운영하는 체인점과,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솜씨 좋은 주방장이 있는 허름한 가게다. 두 가게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약간 특이한 경향을 보인다. 초기에는 지명도 때문에 체인점에 가는 사람의 비중이 높지만, 얼마 있지 않아 '다른 곳은 없나' 라면서 허름한 가게로 발길을 옮기는 빈도가 많다. 보편적인 맛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도 그걸 뛰어넘는 노하우를 궁금해하는 것은 당연할런지도 모른다.

허름한 중국집이 유명 체인점에 경쟁할 만큼의 손님을 확보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가게 주방장은 우연찮게 식초(+기타 밝힐 수 없는 몇가지 소스)를 넣었다가 짬뽕의 명인이 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비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사실 들었더라도 큰 차이는 없었을 것이다. 요리를 업으로 삼지 않은 사람이 재료 몇 가지 들었다고 해서 음식맛을 그대로 낼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다는 것이 더 신기한 일이다. 투자도 이와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투자법을 몇 번 접하더라도 그걸 자기 실력으로 체화하려면 반드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와중에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다. 이래저래 성공한 투자가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알렉산더 엘더 박사의 저작은 '심리투자 법칙' 이전에 '나의 트레이딩 룸으로 오라!'를 먼저 접했었다. 기본적 분석으로 출발하는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의 성공이 '당연해보일 수 있는 원칙을 흔들림없이 밀고 간다'인 것처럼, 그 대척점이라고 할 수 있는 트레이딩에서도 '당연한 원칙'을 밀고 갈 수 있는 심리의 유지가 중요함을 일컫는다. 실제로 돈을 벌고 벌지 못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책의 상당수는 개정판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술적 분석 방법을 다루고 있지만, 그 이상의 비중을 할애하여 다루는 것이 '평정심'의 유지다. 저자는 트레이딩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세 가지 큰 원칙 - 심리, 거래전략, 자금관리 - 가 모두 중요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반드시 실패로 이어짐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기술적 분석을 다룬 책의 경우 일반적인 기법만 설명한 후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저자는 '매매 기록을 복기하라' 면서, 트레이딩 방법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듬을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그 와중에 저자 스스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친절함은 덤이다.

저자는 '심리투자 법칙'에서 엄청나게 특이한 지표를 다루지는 않는다. 이동평균선, MACD와 같이 대부분 매매 프로그램이 모두 제공하는 기능들을 중점으로 설명한다. 오히려 실제로 강조하는 것은 추세와 거래량으로 대표되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다. 그 와중에서 끊임없이 '원칙과 실제 행동의 괴리를 점검할 것'을 주문한다. 지인 중 워런 버핏과 피터 린치를 신봉하며 기술적 분석에 가까운 제시 리버모어와 같은 인물을 '실패한 투기꾼'으로 단정짓기를 주저하지 않던 사람이 있었다. (리버모어는 파산에서 몇 번씩이나 다시 일어났지만 결국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암호화폐 급등 시점에 투자금의 90% 이상을 손해보는 것을 눈 앞에서 본 이후로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시점에 경도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실제로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이후로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가 그리 드물지는 않은 사례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혜안을 하나만 더 공유하려고 한다. 새로운 분야에서 장인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주려면 1만 시간 정도가 투입된다. 그러나, 기본적인 내용을 익히고 적용하는 데는 20시간이 최대 고비다. 일단 20시간을 투자하여 새로운 분야에 익숙해지면 충분히 자기만의 스타일로 내용을 소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이후로는 원래 스타일을 고수하건, 바뀐 스타일로 갈아타건, 경험을 쌓아가며 선택할 문제다. 그 때문에 가치투자를 신봉하는 사람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워런 버핏 정도의 투자금이라면 트레이딩 기법을 적용하기 힘들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는 그 정도는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가, 고가, 저가, 종가, 거래량만 알면 된다. 한때 '시골의사'로 유명했던 박경철도 본인의 투자수익은 30% 가까이는 기술적 분석이었고, 나머지는 시대의 흐름을 보고 주요 우량주에 미리 투자한 덕이었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트레이딩과 기술적 분석도 충분히 유용한 툴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20시간의 투자로 새로운 날개를 달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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