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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심판 1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3년 10월
평점 :
속삭이는 자를 아주 자알~ 읽었었다.
그러나 그뿐, 한트럭씩 쏟아져나오는 장르문학의 세계에서 또 동일작가를 기억해야할 의무는 없었다.어쩌다 나오는 신인작가의 참신한 데뷔작, 그후는 나락- 이런 거 너무 많이 봐왔다.
그런데...
나 이 작가의 팬이 될 것 같다.
분명히 그저그럴 거라 생각해 빌려읽었건만 사지 않은 게 후회된다.
왜 또 두권으로 분권을 해 짜증나게 하나 투덜거리며 1권을 읽었는데 전작만큼은 흡입력이 없었다.2권으로 넘어가지 않을뻔 했다. 잠이 안와 펼쳐든 2권에서 결국 새벽을 밝히고 끝을 봤다.
아~~~
이 작가, 대단하다.
반전이 대단하다, 만이 아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완성도 측면에서 훌륭한 장르소설의 소임을 다한 거 맞다.
근데 그게 다가 아냐. 이정도 장르소설이고 살인과 여성납치, 이 정도 분량의 스펙트럼이라면- 일본추리소설이었다면 피가 거꾸로 솟을 만큼 기이한 설정이나 찝찝한 장치, 근친상간이니 별별괴상한 플롯이 분명히 나온다.
-미국추리소설이었다면 분명히 CIA나 세계평화 블라블라나 백악관이 나온다
이런 걸 다 피해갔다는 게 나에겐 신기한 노릇이다.
아주 유럽적인 감동이랄까. 뭐라고 해야되나. 이런 식으로 쎈 스릴러인데도 묘한 품격을 느끼게 한다. 뻥 쫌 쳐서 말하면 20년 전 푸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었을 때의 느낌같다.
정말로 작가에게 매료되었다.
그래서 슬프지만 한국에선 인기없을 것 같다.
내 주변을 보면....일본식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류나 히가시노 가나에의 스릴러-앞서말한 우리와 정서는 공감되지만 읽고나면 뭔가 찝찝한-딱 그 정도에 고정된 독서수준...의 한국독자들에겐 이빨도 안 들어갈 것 같다, 진짜 아쉽다.
전작인 속삭이는 자는 그래도 국경을 초월한 정서- 자식에 대한 사랑 등- 가 먹혔지만 이건 좀 힘들다.
그래도 작가는 역량이 떨어진 게 아니다. 후속작이 기대된다. 식상하지만 사실이다.
나를 찾아줘- 같은 영악하고 말랑말랑한 미국식 스릴러도 즐겁게 읽는 나지만 이런 류의묵직한 스릴러를 나는 더 갈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