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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자 1 ㅣ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에선 유명하지않은 신인작가의 스릴러. 그것도 이탈리아작가.
이 정도면 이책을 고르는 건 도박에 가깝다.
그런데 ....
스릴러라면 공식을 몽땅 다 외운다곤 말못하지만 뭐, 조금 꿰뚫는 편이다.
제프리 디버나 톰 클랜시, 마이클 코넬리, 신예 축에 드는 테스 게리첸 등등 읽을만큼 읽어봤다. 그런 미국작가들의 웰메이드 스릴러는 늘 B+은 된다.
풀롯도 좋고 케릭터도 생생하고 좋다. 의사출신 작가들이 많으셔서 의학이나 법의학 지식들도 술술 나온다. 헐리우드에서 찍어서 스크린에서 보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런데....
진짜 세상이 다 미국 중심으로 도는 건 아니지 않은가.
FBI 니 보안관이니 백악관이니 그것도 이젠 좀 식상하다 싶을 때가 있는 거다. 미국애들이 아침에 먹는 콘플레이크나 샴푸 이름까지 내가 왜 다 외우고 있어야 되나, 그런 짜증이 날때가 가끔 있었다는 거다.
물론 이책도 스릴러의 영원한 주제- 사이코패스-에 관한 거지만 포커스가 다르다.
아니 냄새가 다르달까. 무국적의 책 같은 느낌? 이탈리아 작가가 써서 스파게티 먹는 거만 나오는 거 아닐까 의심할 수 있지만 (스파게티란 단어는 딱 한번 등장) 이건 이 세상 어딘가의 얘기로 쓰여졌다. 물론 그것도 유럽 어딘가란 게 한계지만.
베르베르같은 프랑스 냄새나 르카레나 아가사크리스티 같은 영국 냄새도 거세되어 있다.
사실 1권을 읽을 때는 그런 디테일이 없어 좀 심심하다 느껴졌다. 작가가 필력이 모자란단 느낌? 난다긴다 하는 기성작가에 비하면 읽는 감칠맛이 적다면 적다는 게 사실 맞다.
그러나....
2권까지 독파한 지금, 그건 기우였다는 것, 몇가지 불안불안한 사소한 점들을 제외하곤 참 오랜만에, 질좋은 스릴러란 느낌을 받았다. 우리 인간내면 그 불안에 대해, 약한 우리 심성에 대해 조용히 회한을 느끼게해주는 책.-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이시모치 아사미 류의 소설과 딱 반대되는 지점이다-
내가 알라딘 리뷰를 2년만에 쓴다. 그것도 이렇게 자판이 부서지도록 쓰고있는 이유는, 미나토가나에의 <고백>이후 이런 감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 <고백>보다 더 세다면 더 센 스토리지만 그것보단 더 여성적이다-
자식을 둔 부모라면 더 절절할 거다. 나쁜 놈이 나쁜 놈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 나쁜 놈은 범인을 말하는 게 아니라 비운의 OO학자를 말한다- 아련한 여운이 남으면서 속편의 강한 예감을 느꼈다. 주인공 밀라, 매력적이다. 닳고 닳은 미국적 캐릭터와 다르다.
이책의 유일한 단점!
2권이라 가격부담이 2배라는 것.
그거 하나 분명히 걸고넘어가고 싶다. 웬만하면 마이클코넬리의<시인>처럼- 그건 거의 전화번호부 수준이다- 한권으로 만들지. 출판사는 명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