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란 사람을 다시 보게됐다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김남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6월

그녀가 쓴 여행기들을 꽤 읽었었다. 솔직히 soso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가끔씩, 신경질적이거나 공격적인 면모에 조오금 놀랬기도 했다. 흔히 여행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특유의 여유로운 면모나 푸근함이 아니어서, 그런 "소심하고 까탈스런 여자의 여행기"란 표제가 수식이 아닌 걸 알았었다. (그리고 또 하나, 뭐 사소한 건데 .......가끔씩 고어투의 한자나 순문학의 인용구를 쓰는 점들이 눈에 걸리곤 했다. 오히려 사족 같았다. 그런 걸 자연스럽게 녹여내지 못할 바엔 안쓰는 게 날텐데, 라고 느꼈달까.) 

그래도 한비야만은 못해도, 한국의 여행기 수준을 높인 작가 중 한명이라고 생각은 해왔다. 

이 책을 읽고나니, 그에 대한 인간적인 경외심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조국은 우릴 모른다지만, 어쨋든 조국을 위해 뭔가를바치고 있었어야 할 우리를 밖으로 내몬 건 뭘까' 이 구절에서 코끝이 찡해왔다. 

한비야만 멋있게 사는 게 아니었구나. 김남희란 작가도 정말 "변방을 넓히기위해' 뜨겁게 사는구나 싶어, 생판 모르는 남인데도 이 기특한 처자에게 격려를 해주고 싶어졌다. 

좋은 책이다. 추천한다.  문장이 전보다 덜 세련되긴 했지만 진정성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