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 까칠한 글쟁이의 달콤쌉싸름한 여행기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 1
빌 브라이슨 지음, 김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까지 읽은 어떤 영국여행기보다 촘촘하고 신선한 것은 사실이다. 다른 사람이 썼다면 오호? 제법인걸....했겠지만, 빌브라이슨의 열혈독자인 나로선 약간 실망스러웠다. 

뚱뚱하고 느긋하고 대책없고 귀여운 이 형씨(!)의 입담이 빛을 발한 순위를 내멋대로 정한다면 

발칙한 유럽산책> 발칙한 미국학> 발칙한 영국산책> 나를 부르는 숲 

물론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공감대란 면에서 영국이란 나라 하나만 가지고 공략한 이 책이 손이 덜 가기 마련일 것이다.  

미국학~은 어쨌건 미국 얘기다 보니, 온갖 매스컴과 미드와 헐리우드, 미국문화에 속속들이 노출되어있는 우리에게 쉽게 다가갈수 있는 얘기였고 저자도 자기나라다 보니 막(!) 깔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나라, 그것도 애정을 갖고 수십년 산 외국에 대한 여행기니 아무래도 씨~원하게 휘두르는 맛이 덜한달까. 그것도 문화라고 할 것도 없는 척박한 나라가 아니라, 너무너무 문화유산이 많아 돌덩이처럼 굴러다니는 나라에 대한 얘기니 약간은 클래식하고 고지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소재가 뭐가 됬던간에 그걸 자기식대로 가공해 독자들에게 내놓을 줄 아는 그는 최고의 글쟁이임에 변함이 없다. 

아무것도 아닌 것도 일일이 취재해 풀어놓는 그의 성실과 언변, 뻔뻔함(특히 도저히 사실인지 아닌지 알수 없는 웃기다못해 기가막힌 그의 근거들이나 자료들) 

예를 든다면, 이런 문장들.............

"윈더미어 호수가 뱃놀이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하면 그건 지극히 소박한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호수를 사용하겠다고 등록한 모터보트의 수만 14000개다.(다시 숫자만 반복하겠다 1만 4000개)"  

"영국사람들은 템스강을 나라의 동맥으로 생각한다지만 세계적 기준으로 보면 그건 콸콸 흐르는 개울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에 가져다 놓으면 상위 100위권에도 못 미친다.정확히 말하면 108등이다."

뚝 떼어서 읽으면 하나도 안 웃긴데 읽다보면 저절로 쿡쿡 웃음이 비져나온다.  

하여간 기본은 했다. 나는 그래도 그의 더 좋은 책이 고프다.  

영국여행을 앞둔 사람이라면 특이한 길잡이가 될 책이고, 유학이나 오랜 체류를 앞둔 사람이라면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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