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 3
김영주 지음 / 컬처그라퍼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토스카나- 전작- 보다는 나았다고 생각한다. 

고생바가지와 참치샐러드, 그러나 묘하게 사람을 성찰하게 하는 관조- 그게 지나쳐 심심해 몸이 꼬이게하는- 등이 믹스된 게 김영주의 머무는 여행기의 매력이라고 인정할수 밖에 없다. 

여행기는 수필이고 감상문이다. 이런 책을 고를 때 저자의 맨얼굴을 구경하는 재미도 사실 쏠쏠하다. 정형화된 직업군을 거친 특히 남성작가들은 사실 교묘하게 자기 민낯을 가린다. 한국에선 아직도 남자가 솔직하고 진솔한 자기고백을 하는 데에 상당히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나는 여성이 저자인 여행기가 더 끌린다. 여자들 특유의 수다나 자기연민 같은 건 걸러서 읽으면 될 뿐이고, 정말 인간으로서, 타지에 내던져진 자기 모습을 쉽게 감정이입시키는 재주들이 많아 독서의 효용이 크다고 생각한다. 

읽어보지 않고 그냥 책 껍데기 자체로 보면 정말 이건 훌륭하다. 안그라픽스에서 계속 이 시리즈를 낼 생각인가 본데, 솔직히 작가가 정말 운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경력의 저자가 아니엇음 어림도 없었을 일이다. 

그런데....... 

작가는 계속 자질구레한 뉴욕의 일상을 현미경처럼 묘사하고- 뭐 먹고 시장보고 커피 마시고 빈둥거리다 공연 보기....가 주다. 진짜 어쩌다 관광하기- 진지하고 겸손하지만 내면의 울림 같은 건  그리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 나이대 여자들이라면 가질 법한, 아니면 한국에서의 상황과 연결되는 사회적 존재로서 혹은 실존의 모습이 참 모호하다. 솔직히, 한국에서 그리 대단한 잡지편집장이었다는 게 잘 믿기지 않는다.  

일부 사람들은 김영주의 여행기가 배부른 아줌마의 지리한 허영같다고들 하는데, 그건 바로 저자가 지나치게 몸을 사리기 때문에 받는 누명이기도 하다. 애도 없고 결혼도 안했고 다만 일벌레처럼 일만 했지만 김영주보다 더 세상과 사람들에게 시선이 열린 사람들도 많고 자기의 그런 결점과 콤플렉스 등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내보이는 글쟁이들은 요즘 많다.  

김영주의 글은 사춘기와 갱년기 사이에 정착못하는 여행기이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세권이나 읽었는데도 저자에게 전혀 호감이 안 간다는 건 딱한 일이다. 개인적으론 참 점잖고 남에게 피해안주는 인격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소극적이고 폐쇠적인 글쓰기를 계속한다는 건 너무 독자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 이래 가지고 2쇄 이상 나갈지도 의심스럽다.

나는 프로방스 편도 곧 읽을 것이고 계속 나올 그녀의 여행기를 계속 살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요구를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고품격의 여행기, 애들 장난 같은 배낭여행기가 아니라 나이든 사람들만의 코드로 점철된 이런 책이 정말 나는 고프기 때문이다. 

출판사가 너무 봐주는 것 같다. 안상수씨의 그 비싼 휘호까지 받아 표지로 쓰면서.........참  

제발 좀 터닝포인트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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