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세계일주 레이스
밸리 챈드라새커런, 스티브 헬리 지음, 권성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뭐 그렇다. 

나불나불대면서 농담이나 헛소리를 주로 하는 듯 하지만, 촌철살인 격으로 날카로운 촌평을 끊임없이 날리는 진짜 '말많은' 여행기다. 

아는 것도 많고 클래식이나 사상, 국제상식 지리 등에도 고루 정통한 기크들(하버드 나왔대잖은가!)이 계속 궁시렁거리면서 세계곳곳을 누비는 얘기니 기본적으로 지루하진 않다.  

다만, 그런 인텔리한 지식인 백수들을 생리적으로 싫어하는 독자라면 권하지 않겠다. 이건 여행기라기보단 세계를 무대로 한 웃기는 칼럼집이라고 해야 적당하다. 

문장이 썩 좋은 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저자 둘, (사실 얘네들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들의 글은 문어체가 절대 아니라 구어체다. 그것도 아주 비비 꼬는 루저인 척 하는 입담.(하버드를 나왔지만 끝끝내 루저인 척 하는 그들!) 

 비스무리한 빌브라이슨의 여행기와 굳이 비굘 한다면............ 그보다 정서적 울림은 적다. 거친 문장 때문이기도 하고 젊은 치기가 가끔 거슬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올리면 인기폭발인 그런 글을 읽는 기분, 하지만 사실 온라인상에서 이 정도 밀도 있는 글을 골라 읽긴 상당히 힘들다.  

가격대비해 괜찮다곤 생각한다. 책,  정말 차암~ 두껍다. 

프랑스에서 사르코지가 당선되는 걸 목격하며 부시와 비교한 우울하고 재치있는 감상(이 섹션은 정말 재밌다."내 나라를 이해할 수 없다....는 프랑스 사람들의 표정, 이 파시스트의 자식들아. 운운 하는 부분")등 최근의 이슈에 대한 졸깃쫄깃한 사유, 인도계 미국인 밸리의 비애(본명 밸리 챈드라새커런! ), 중국에 대한 놀라움 등을 정치적 공정성까지 생각해 교묘하고(!) 유머스럽게 푼 것도 맘에 든다. 그것도 글솜씨니까.  

독서가라면 왠만함 권하겠다. 그렇지만 미국식 입담에 많이 거부감있는 독자라면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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