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나는 천사를 믿지 않지만
조병준 지음 / 박가서장 / 1998년 2월
평점 :
절판


20대 초반, 아니 자기가 젊다고 생각될 때 꼭 읽어줘야되는 책이 있다.

난 두가지를 권하곤 한다. <호밀밭의 파수꾼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이 책이다.

솔직히 나이든 꼰대가 되면 아무리 좋은 걸 읽어도 심드렁하다. 감동을 느끼기엔 넘 닳고 닳아졌으니까.

내가 첨 조병준이란 이름 석자를 알고 이 책을 읽었던 건 99년도였다. 20대 중반이다. 무심하게 읽다가 가슴

이 터지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심지어 책장을 덮으면서 눈물 몇방울을 뚝뚝 흘렸다. "투안"과 조병준, 또 누구더라 이렇게 셋이 나온 장면이 그 절정이었다. 그냥 그렇고 그런 책이려니 하고 은근히 무시하며 건방지게 책장을 폈던 내가 보기좋게 당했다.

왜냐고? 모르겠다. 난 기형도같은 친구를 잃어본 적도 없고 한반도 밖으로 나가본적도 없어 마더테레사의 집이 뭐하는 덴지도 몰랐던 시절이었다. 그저 젊고  그저 사는 게 막막해보였던 나이이기에 그랬을까.

아직도 기억난다. 이걸 내게 권해줬던 친구, 그놈은 시인지망생이었다.  그런데 그놈, 작년에 간암으로 저 세상에 벌써 갔다. 그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게 된 것이다.

조병준이란 필자에겐 아마 나같은 이름없는 팬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니 이책이 계속 나가서 몇쇄를 더 찍고 결국 개정판까지 내지 않았을까. 새로 나온 책, 것도 나쁘지 않지만 소박한 맛이 나는 이 구판이 훨씬 맘에 든다.

정말 모르겠다. 나처럼 책 만드는 깐깐한 책장이한테도 이유없이 맘을 곱게 해주는 책이 있다니 .나도 놀랍다.

이 책의 맨마지막편인 '투안'의 사연이 특히 심금을 울린다. 이런 흔해빠진 표현이 이토록 잘 맞는 경우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조병준은 계속 이후에도 각기다른 책을 냈지만 이책이 진정한 마스터피스다.

한비야와 기형도, 혹은 류시화...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권하고 싶다. 아니 꼭 읽어야만 한다. 이런 책도 안 읽고 청춘을 보낸다면...그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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