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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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하루치의낙담(@banbibooks
'못 할 것 같다'는 낙담은 영원할 것 같지만, 이 책은 말합니다. 그저 하루만 낙담해 보자고.
책을 읽으며 나와 닮은 마음을 만나고, 다른 삶 앞에서는 잠시 멈춰 서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반갑습니다.

1990년 대학을 다닌 X세대인 저자가 신문기자로 살아오며 치열하게 고민하고 분투한 기록이자, 책으로 향하는 안내서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나의 속도로, 작지만 깊게. 천천히 오래 들여다보며 살고 싶다."

크지 않은 바람 같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17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근속기념여행을 퇴사기념여행으로 바꾼 저자의 선택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저자가 선택한 삶의 많은 장면은 저는 미리 포기했거나 선택지에조차 올려놓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그럼에도 삶의 무대에서 고민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윤리적 허영과 도덕적 용기, 그리고 자기직시를 통해 문제를 마주하는 태도가 깊은 울림을 줍니다.

"부끄러움이란 이 간악한 인간종에게 얼마나 필수불가결한 훌륭한 교사란 말인가." (p.51)

"존재의 진면목이란 그가 한 일만큼이나 하지 않은 일에서 또렷하게 드러나는 법이니까." (p.55)

특히 「우리가 멀어질 때」를 오래 붙잡았습니다.
"멀어지고 있지만, 나는 너희들을 사랑하고 있어."
관계에도 이기고 지는 것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쩌면 늘 지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멀어졌더라도 그 시절의 사랑만은 오래 기억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이의 사춘기와 저자의 성장기, 그리고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들이 따뜻했습니다. 나를 넘어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글, 진실한 글.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 것 사이에서 부끄러움을 품고 자신을 겸허히 드러내는 이 책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추천에세이
#박선영작가에세이
#낙담한다는것은생을사랑하고있다는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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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상처는 사적이지 않다 - 국가 폭력과 사회적 참사가 새긴 트라우마의 차근한 회복을 위하여
정찬영 지음 / 잠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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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상처는사적이지않다 는 서울제대로도서전에 참여한 소년의서(@boysbookshop ) 책방지기의 추천으로 산 책입니다.
"국가 폭력과 사회적 참사가
새긴 트라우마의 차근한 회복을 위하여"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1980년 5월18일 광주를 비롯해,세월호,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등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 곁에서 증언 치유를 해온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정찬영의 기록입니다

저자는 학교 폭력의 피해 당사자,탈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회복탄력성을 제안합니다.'증언 기록이 아닌, 심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풀어 쓴 이 책을 통해,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고통에 공감하고 서로를 연결하는 동안,
집단 트라우마에 기인한 분열과 갈등은 서서히 통합되어 갈 것이다.민주주의로 가는
느리지만 단단한 길이다. 기억이 재구성되고, 시민들이 연결되는 동안 과거가 현재를 돕고, 현재는 미래를 도울 것이라 확신한다."(p.9)

1부 ' 우리 곁의 나르시시스트들'과
2부 '정치인 나르시시스트와 영적 나르시시스트'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해당하는 여러 리더들을'떠올릴 수 있는데요.이들 정치인 나르시시스트를 대처하기 위해,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화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p.(182)는 저자의 주장은 새겨야겠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의 핵심은 '타인과의 연결'을 회복하는 것이다. 즉. 건강한 상호주관성과 협력이 작동하는 가정, 학교,직장,사회를 만들어야 한다."(p.182)

책은 최근 조사와 증언이 진행된 5.18 성폭력'피해자들의 증언도 실려 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통으로 괴롭지만 증언한 분들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읽고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겠지요. 피해와 고통의
시간을 기억하고 관심가져야겠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지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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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죽지 않는다 本は死なない - 한 사람의 삶을 이끌어온 '책'이라는 세계
이시바시 다케후미 지음, 혜화1117 편집부 엮음, 로버트 파우저 외 감수 / 혜화1117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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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죽지않는다 는 한 사람의 삶을 이끌어 온 '책'이라는 세계라는 부제가 있습니다.
저자 이시바시 다케후미는 출판과 서점을
주제로 글을 씁니다. #서점은죽지않는다
의 저자인데요. 지금도 여전히 책과 서점에
관한 이야기를 집필 중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책장을 정리하는 일부터 일본 출판과 서점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줍니다. 최근 기사에 일본 서점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독서 인구가 줄어든다는 내용을 읽으며 일본도 스마트폰, 온라인의 위세를 피해갈 수 없구나 생각했습니다.
걱정은 뒤로 하고, 책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저자의 어린시절.처음 책을 만들었던
이야기에서 제가 책에 빠져든 때를 떠올립니다. 결국 서점과 책은 사람이 이어지는 일이지요.
일본 서점인들의 목소리들이 생생합니다.
책을 사지 않는 독자들에 대한 다양한 일화는
비슷하네요. 코로나팬데믹으로 문을 닫는
서점들이 늘어났을 때, 알던 서점인들의
소식을 들었을 때의 저자의 심정이 되어봅니다.

저도 동네책방을 사랑하고, 책방들이 오래
곁에 있었으면 합니다. 무얼하면 될까요?

"권력을 잡지 않고세상을 바꾼다."(p.292)
동네책방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이 한 문장에
있겠지요.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의 서점이 아닌 우리나라의 책방을 떠올렸습니다.
애쓰시는 책방지기도 생각납니다.
책의 뒷부분에는 전주의 책방 잘익은언어들
(@well_books )이지선 대표와의 문답이
실려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와닿습니다.

"지금도 책을 둘러싼 공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면
또 다른 시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 그리고
그 시간들은 사라지지 않고.다시 우리를
다음 책과 다음 세계로 이끌 것이다."(p.365)
부록에 실린 번역자 로버트 파우저의 글을
기억하겠습니다.

#이시바시다케후미
#일본의서점
#책이라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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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의 파수꾼 나날문고
정수현 지음 / 돛과닻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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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밤의파수꾼 은 15년째 카드사
야간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수현의
산문집입니다. 다양한 직업에 근무하는
이들의 에세이는 현장의 생생함을 고스란히
글로 전해줍니다. 작가를 꿈꿨다가 필요에
의해 야간상담원으로 겪은 여러 일과 그가
노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이있게 그려집니다.

상담원을 감정노동자라고 하지요.
"2017년 고용노동부에서 만든 감정노동자
보호 메뉴얼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더 알기 쉽게 정의를 내린다.
감정노동이란 말투나 표정,몸짓 등 드러나는
감정 표현을 직무의 한 부분으로 연기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이
수반되는 노동이다."(p.85)

영화 <다음 소희>에서 소희가 가는 곳은
콜센터였습니다. 그곳은 "사랑합니다.고객님."이라는 인사멘트로
성공적인 고객 라포형성 사례로 소개되던 곳이지요. 이 책에서 저자가 풀어내는
콜센터의 일의 열악함을 떠올리며, 나는
어떤 고객인가 자문합니다.

상담원부터 시작해, 저도 여러 직급을 거쳤고, 사내강사일을 했습니다.
신입직원들이 들어오면 했던 말들이
지금에서야 얼마나 비인간적 성과중심이었나 반성할 때가 많습니다.콜센터 상담원들의
많은 직업병.실적압박. 상상도 못할 민원들.
인센티브로 드러나는 평가들. 촘촘히
짜여진 시스템은 이직과 사건들을 유발했지요.

저자가 보여주는 지금의 현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에게는 큰 배움의 시간이었고, 노동을 직시하고,혐오와 차별,
위계에 대한 거부걈을 체득했던 시기였습니다. 저자는 "노동자, 혹은 좋은 이웃으로 살아남는 법"을 말합니다. 노동에 대한 경시와 차별만큼 쓸모없는 게 있을까요. 어디서나 각자의 삶은 이루어지는데 말입니다.

저자는 직업과 책을, 동료들을 돌아보며,
독자를 환기시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미숙했던 저를 우리일상을 지탱해주는
무수한 노동을 기억합니다.
#돛과닻나날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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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종려나무 - 예루살렘이여, 만약 내가 그대를 잊는다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95
윌리엄 포크너 지음, 권지은 옮김 / 민음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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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포크너 의 #야생종려나무
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빔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데이즈
에서 주인공 하라야마가 헌 책방에서 구매해
읽은 책 중 한 권입니다.
세로 버전의 예전책만 있었는데,
민음사서 4월에 따악 출시했습니다.

아,왤케 감각적이죠. 눈을 떼지 못하겠어요.
야생종려나무와 노인이라는 소제목이
번갈아 이야기되는데요. 읽는 내내 두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될 지 기대되었습니다.
"우리에 갇신 닭처럼 나는 순수의 울타리에
영원히 갇혀 평생을 살게 될 운명인가?"
샬럿을 우연히 만나 인턴 수련기간도
포기(?)한 채 떠나는 윌본의 행로는 묵직한 타격을 줍니다.

샬럿은 안나 카레니나처럼 두 딸과 남편을 버리고, 윌본을 택합니다.
"양질의 단단하고 깨끗한 청동이나 돌을
골라서는,아무리 단단하고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걸 잘라 섬세한 것으로 만들어 대고 싶다고."(p.60)

그들의 선택에 멈칫합니다. 저주한다는
매코드의 말처럼, 샬럿과 윌본의 행동 속
고뇌를 느낍니다. "만약 이게 정해진 길이라면 샬럿은 기다려 줄 거야. 만약 우리가 그렇게 누워 있게 된다면, 흔들리는 고독 속에서 우리는 함께하겠지. 사람들이 책에서 읽은 내용만을 엄청나게 기억하는 매코드와 그의 하류 음유시인은 알아서 잘 살라지.붉고 노란색으로 저무는 한 해의 흐름 아래에서, 피고 지는 잎사귀의 수많은 키스를 보면서."(p.128)

윌본과 살럿의 행로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학만이 그릴 수 있는 삶의 궤적을
포크너는 보여줍니다.
'키 큰 죄수'인 노인과 교차되는 이야기는
하나로 수렴됩니다.
"모든 걸 조롱하는 근원적인 운명이 공격할 채비를 갖추고 기다리는 상황에서, 정열도 희망도 없고 그 사실조차 깨닫지도 못한 채 불가해한 어둠의 표면을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상태로 기어가는 불행한 벌레와 다를 바 없어.”(p.160)

#민음사세계문학
#추천고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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