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님의 글은 처음 읽는다. 작별인사라는 제목이 끌려서 구매했다. 읽으면서 sf 영화나 은하철도999 애니메이션이 생각나기도 했다.
인간이 몸이 없이 생각만 가지고 살 수 있을까? 그럼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만지고, 안고,걷고, 먹고, 배설하고, 만들고, 그리고, 쓰고, 읽는것 그런게 없이 산다면 사는 거라 할 수 없을 것 같다.
내 뇌가 많은 정보와 네트워트와 연결이 되어있다해도 나 역시 철이와 같은 생각이다.
일어나 아침을 만나 환기시키고,
아이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학교를 보내고,
걷고, 먹고, 또 다시 건강하게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고마운 일이다.
유한한 삶이 있기에 더욱 소중한 하루를 살아낼 수 있고 의미를 부여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전에 읽은 멕베스와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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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숨
조해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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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내 것인 줄 알았던 트랙에서 벗어나 새로운 트랙에 익숙해져가는 지난한 순례가 시작되는 것이다.


환부나 증상 없이 나는 투병했다, 아무도 모르게......

나이가 든다는 건 몸에서 배어 나오는 냄새에 속수무책이 되어간다는 의미이고, 가족은 일종의 냄새 공동체이기도 하니까.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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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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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소설 이후 빠르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재미가 없을까봐 살까 말까를 망설였었다. 그런데 이렇게 빨려 들어갈 줄은 몰랐다.
살면서 겪게 되는 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책임,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최은영 작가는 묘하게 심리를 들춰낸다. 치부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훅하고 드러내버려서 놀랍다. 내게 무해한 사람도 그랬는데 이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지금의 나이면서 세 살의 나이기도 하고, 열일곱 살의 나이기도 하다는 것도, 내게서 버려진 내가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사실도, 그애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관심을 바라면서, 누구도 아닌 나에게 위로받기를 원하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면서 지나쳐 온 묻어온 내 상처의 시간들을 가끔은 꿈에서 보기도 하고 멍 할때 훅 하고 들어올 때도 있었다. 그럴 때 놔주지 않고 위로해주지 않고 나를 더 궁지로 몰아넣은 건 나였다. 그 시간의 내가 되어 죄책감을 만든 건 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이 끌린 이유는 나와 비슷해서 였을 것이다. 어쩔 수 없었다면서 현실도피를 하고 배신을 하기도 했다. 그런 나를 받아들여주지 않은 것도 나였다.
왜냐고? 나는 착해야했으니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준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이젠 내가 말하려고 한다.
혜진아! 너 안 착해도 돼. 내 인생이야. 당당하게 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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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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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이제서야 읽은게 안타깝네요. 소설을 쉼없이 이렇게 읽어본 게 오랜만입니다. 정유정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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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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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때 쯤이었던가? 뉴스를 보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 식용개도살장 사진이었는데 처참했다. 케이지 안에 몇 마리를 우겨넣은 모습, 음식쓰레기를 먹는 모습, 도살되는 개 옆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는 우겨넣어진 개들, 핏빛이 가득한 축 처진 눈에 도와달라고 외치는 듯한 메세지를 주고 있는 개한마리 사진......
충격적이었다. 마지막 그 개의 눈이 잊혀지질 않았다.

이 책에 대해서는 아무 정보도 없이 읽었는데 그때 보았던 뉴스와 겹쳐지면서 더 몰입하며 읽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끊을 수 없었고 결국 새벽까지 완독해버렸다.

넷플릭스에서 본 스위트 홈이 생각나기도 했다. 전염병이 도는 상황에서 인간성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이 2013년에 나온 책인데 지금 코로나 상황과 같이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사람들은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
버스에 탄 사람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 마스크 착용해달라 말한 기사님 폭행한 일도 있었고, 수능 학생들 우선 접종이라니 나이가 많은 분들의 수능 접수가 많아졌다는 뉴스도 보았다.
유흥주점, 클럽발 난리도 아니다. 이게 1,2년에 끝날 게 아니라고 생각하니 에이 모르겠다 하는 건지 이제는 매일 천명이 넘게 코로나 환자가 생기고 있다.
그 곳에서 일하는 의료진도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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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해가 잔인한 짓들을 많이 하는 사이코패스처럼 나오는데 부모에게 사랑을 갈망하는 인물로 나온다.

아버지는 그걸 ‘이상행동‘이라고 불렀고, 엄마는 ‘처리할 일‘로 여겼다. 그가 깐죽대는 짝꿍 년의 눈두덩에 색연필 심지를 박았을 때, 아버지는 소아정신과에 끌고 갔고, 엄마는 심지가 둥근 종이 말이 색연필을 사주었다. 중학생이 되도록 오줌싸개 노릇을 하는 그에게 아버지는 약을 먹였다. 엄마는 침대에 비닐을 깔았다. 요구가 통하지 않으면 발랑 넘어가는 그를 아버지는 지하실에 가뒀다. 엄마는 요구를 들어주는 걸로 입을 닥치게 만들었다.

형과 비교하고 동생 앞에서 모욕을 주었다. 그 때마다 동해는 아버지의 개에게 보복을 했다.

아이의 문제행동에서 부모라고 항상 현명한 판단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극과 극인 상황만이라도 피했다면 동해는 달라졌을까? 9살에 지하실에 갇혀 밤새 별 상상을 다하며 겪었을 공포와 꺼내달라고 수없이 울부짖었을 모습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버려지는 건 동물만이 아니었다. 완벽한 그 가정에 흠집이라도 날까봐 묻어버리고 외면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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