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
신재민 지음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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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산지 오래 되었다. 유년 시절 5,6년정도 기와집에서 산 적도 있었는데 집이 계절 따라 변해가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마당에 장독을 놓을 수도 있어서 도시 속의 작은 시골에 살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담장이 낮아서 이웃과도 서슴이 없었다. 아파트로 이사오니 편리하기는 했지만 이웃과의 교류도 그렇고 어느 정도의 답답함은 감수해야 했다. 책을 읽으면서 유독 집을 짓는 과정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한때나마 나무로 지은 집에 살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집을 짓는 일이 그리 어려우니 새 집에 들어갈 때 할 유의할 점도 많은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작’을 매년 읽어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끔 읽어본 소설은 참신하면서도 완성도가 높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영화를 만들다가 소설까지 쓰게 된 저자는 ≪커미션≫이라는 영화를 통해 감독까지 데뷔한 만큼 사실적이고 가독성 있는 내용으로 전혀 다른 시각의 ‘집’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나 입지전적인 인물이 태어난 집을 ‘생가’라 칭하며 어떤 상징이나 문화적 가치로써의 역할까지 하는 곳은 많다. 책은 전 대통령의 생가가 불타버리고 그 집을 지은 도편수도 괴이한 죽음을 맞이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집을 다시 짓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전 대통령의 손자는 독일에서 교수로 있는 도편수의 아들을 찾으면서까지 복원하기를 바란다. 아버지에게 내쳐진 아들은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유품인 도끼를 찾아들고 집을 지으려고 한다. 와중에 역시 괴이한 죽음을 맞이한 어머니의 과거를 따라 ‘시록 아빠’를 찾아 나선 트럭 기사와 집을 세울 나무 ‘황장’을 그냥 주겠다는 선산 주인 등 여러 인물과 얽히고설키면서 커다란 비밀을 서서히 알게 된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처럼 권력과 재물을 탐내는 이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 존재는 ‘집’과 함께 살고 죽는다. 때로는 악마와 손잡고 영생을 꿈꾸기도 한다.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안식을 주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등장인물들 저마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 이야기로 촘촘하면서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줄 공포호러 소설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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