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소불행사회
홍선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평점 :
460여 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책은 일본사회의 흥망성쇠를 보는 듯하다. 한국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를 바라며 썼다는 저자의 말처럼 두 나라가 비슷한 상황으로 흘러가는 일들이 많아서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의 특정한 경제적, 사회적 징후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24살부터 20만 원을 들고 1년간 세계를 떠돌며 첫 책을 출판하고 창업과 특강을 하던 저자가“우리 사회는 어디로 향하는가?” 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속에서 정답은 아닐지언정 그에 가까운 해법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간절함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다.
책은 수십 년 동안 일본에서 문제가 되었던 사회현상을 이해하기 쉽게 중점만 짧게 서술하고 그에 따른 생존해법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제시하고 있다. 빈부의 격차, 저출산, 지방 소멸, 은둔형 외톨이, 정신질환자의 증가 등, 어쩌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지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안이지만 진보하는 기술의 발전위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인가 싶기도 하다. 사람이 로봇에게 밀리는 시대다. 일본이나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은 자명하다. 저자는 ‘금기된’이라는 말까지 덧붙여가며 9가지 해법을 제언한다. 획기적이고 새로운 발상이 아니다. 버려진 학교를 시니어를 위한 대학으로 만들거나 고립된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법으로 강제하며, 돌봄 파산을 막는 연대 비용을 내고, 선거 투표권 면허제 도입까지. 존재하는 시스템을 조금 바꿀 뿐이다. 오로지 사람을 위해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각자도생이 아니다. 함께 도생할 시간이다.’ 이 한 문장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