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고백 ㅣ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기 드 모파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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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에게나 그 자신을 대표하는 소설이 있다. 모파상의 ‘목걸이’가 나에게는 그런 소설이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요소가 적지 않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그외의 소설은 접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다른 이야기들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사랑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단편소설집이라니 기대를 품고 책을 펼쳐 들었다.

1850년대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사람, 삶의 복잡한 감정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법학을 공부했으나 프랑스 ㅡ 프로이센 전쟁에 참전하게 되면서 사실적이고 때로는 냉혹하다고 할 만큼 현실적인 소설을 쓴 듯하다. 전장만큼 사람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알게 되는 곳도 없을 테니 말이다.

주위 사람들의 평가에 연연해하며 부러움을 사고 싶어 친구에게 빌린 목걸이를 잃어 버리자 진짜인지 아닌지 유무도 알아보지 않고, 평생 동안 돈을 갚아나간 <목걸이>를 비롯한 이야기들의 핵심은 무엇일까. 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존재라는 것이다. 타인은 타인일 뿐이다. 사랑도 상대적이다. <목걸이>와 정반대인 단편 <보석>은 가짜 보석으로 치장하며 극장에 가기를 좋아하던 아내가 병에 걸려 죽은 후 그 보석이 진짜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아내가 어떤 수단으로 보석들을 손에 넣게 되었는지 눈치채고 처음에는 당황하지만 자신도 곧 보석을 판 돈으로 사치를 즐긴다. 그 보석들은 외양적으로 충분히 진짜라고 할 만했다. 하지만 남편은 처음부터 가짜라고 판단하고 아내도 굳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인이 생겼다며 울며 고백하는 언니에게 동생이 차분하게 말하는 대목도 그렇다. “우리가 사랑하는 건 종종 사람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야” <달빛>.

저자의 단편들은 등장인물의 상황에 따라 상반된 결론을 이끄는 이야기가 많다. 사람의 본성이 비슷하면서도 제각각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 가진 신념과 삶의 태도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 싶다. 14편의, 각기 다른 매력의 반전이 돋보이는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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