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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평점 :
어느 나라든 그 나라를 대표하는 고유한 사고방식이 존재한다.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나라가 추구하는 표상이 있는 것이다. 책은 표상의 이유를 각 나라의 역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읽는 재미가 있다. 유튜브 채널 <용두사미>를 운영하며 여러 나라의 문화와 역사 등 사회적 문제를 영상으로 올리는 저자는 보컬 그룹 ‘Korean Soul’의 멤버이자 리더이기도 하다. 왕성한 활동만큼이나 궁금증이 많아서 세계사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책을 읽을수록 하나의 국가가 형성되기까지 얼마나 다양하고 지난한 날들이 있었는지, 우여곡절 없는 나라가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한편으로 그런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고수하는 삶의 기준점이 생긴 게 아닐까 싶다. 이상, 정체성, 자본주의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아홉 나라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어렴풋하게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하다. 한 나라의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까지 끼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도 말이다. 특히 대외적으로 행복하고 친절한 나라라는 덴마크와 싱가포르, 미국의 남부지역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날의 치부를 덮으려는 모순적인 태도 일 수 있다는 말은 흥미롭게 느껴진다. 물론 바깥에서 보이는 이미지가 백 퍼센트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프롤로그에 쓰인 ‘선진국이라는 기준은 누구의 시선에서 만들어지는가’라는 말은 개인뿐만이 아니라 국가에도 이미지 쇄신이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가르키는 말인 것 같다. 진실이 아니라도 진실이게끔 믿도록 하는 국가정책이나 다름 아닌 듯 하다. 저자는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지식 너머의 지혜를 가지길 바란다. 가짜와 진짜를 식별하는, 이미지가 아닌 실재를 볼 수 있는 안목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