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3
조지 오웰 지음, 이수정 옮김, 배윤기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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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을 이루는 삶에는 정치적 수단이 동반된다. 목표가 있고 규칙이 있고 상벌이 있다. 평등하고 공정함을 표방하지만, 그 안에 리더가 있고 각자 맡은 일에 따라 차등이 생기면서 완전한 공평을 이루기가 어려워진다. 개인의 불평, 불만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협상과 타협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절차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면 집단은 무너진다. 표면적으로는 폭력에 억눌려 그냥저냥 잘 굴러가는 것 같지만 반란의 불씨는 점점 커져 간다.

세상에 밝혀져야 할 거짓이 있기 때문에 자신은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말한 저자는 1936년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면서 정치의 본질을 깨달은 후 글의 방향성이 바뀌었다고 한다. 인간을 동물로 의인화한 소설은 그래서 더 몰입감 있게 읽힌다. ‘장원농장의 농장주 존스씨의 학대와 착취에 동물들은 반기를 들고 사람들을 쫓아내고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 젊은 수퇘지 스노우볼, 나폴레온, 식용 돼지인 스퀼러는 앞장서서 다른 동물들을 개혁하려고 노력한다. 숨을 거두기 전 인간에게서 벗어나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 메이저 영감의 가르침을 뼈대로 삼아 그들은 농장주들과 전투를 치루고 내적으로도 많은 것을 바꾸었다. 하지만 동물들이 지켜야 할 일곱 계명은 겉으로는 거창한 것 같지만 몇 가지는 그저 인간들의 행동과 정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것뿐이다. 옷을 입어서는 안되고, 침대에서 자면 안되고, 술을 마시면 안되고 같은 동물을 죽이면 안되고. 불변일 것 같은 계명들도 실리를 추구하는 스노우볼을 몰아내고 충성과 복종을 강요하는 나폴레온의 교묘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글자를 모르는 무지도 무시하고, 폭력에 바로 굴복하고 뭔가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알아도 바꿀 생각이 없는 안이함으로 동물들은 다시학대와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인간과 비슷하게 변해가는 나폴레온을 보며 동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혁명은 인내를 요구한다. 그들은 너무 급했고 자기 생각이 없었으며 한목소리를 내기를 주저했다. 저자는 동화같은 소설을 통해 어떤 집단에서든지 정치의 수단이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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