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까? - 방송국 PD의 살아 있는 인문학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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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더 이상 참지 않는다. 순간의 화를 억누르지 못해 앞 뒤 생각할 여지도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늘어난다. 전쟁은 들불처럼 옆 나라로 번져가고 지금은 강 건너 불구경이 된 듯하다. 체감할 수 없는 일에 공감하기란 어렵다. 저자가 인간의 마음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송국 PD로도 인지도가 높은 저자는 서울대학교에서 스페인 중남미 문학을 전공하고 한양대학교에서 언론정보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이력이 있는 만큼 인간의 심리와 역사, 종교, 철학 등 다방면에 자신만의 조예가 깊다. 끊임없이 사람과 부딪혀가며 일해야 하는 직업이 안목을 높여준 것 같다. ‘방송국 PD의 살아있는 인문학이라는 부제가 조금도 부족해보이지 않는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상상력과 공감의 승리는 인간이 괴물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유일한 길이다.“ 저자는 줄곧 공감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데, 공감이란 어느 정도 타고난 성질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세태가 안타깝기만 하다.

일상에서 겪는 일은 너도나도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던일이 대부분이다.

물론 똑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자신의 감정은 다를 수 있다. 저자는 그 감정에 일말의 측은지심이 필요함을 여러 사례를 들어 말하고 있다.

특히 쿠바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행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의미하다.

체 게바라 평전에 씌여져있는 그의 관점이 가 아니라 우리에 있었다는 대목은 한 인간이자 혁명가로써 완벽해 보인다.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수많은 위기를 넘기고 혁명에 성공했다고 여겼지만 갈등은 문명사회에서는 끝이 없고 진정한 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으므로 다시 험난한 볼리비아의 정글 숲으로 들어간 것이다.

개인의 안락만을 생각했다면, 표면적인 성공만 내세웠다면 결코 행할 수 없는 걸음이다.

체 게바라의 생애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는 것만이 공감의 정의는 아님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생각을 넘어 실천하고 사유하며 원하는 결말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것,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그런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마음가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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