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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브랜드 인사이트 - 지혜를 위해서는 고전을 읽고, 성공을 위해서는 럭셔리를 읽어라
박소현 지음 / 다반 / 2023년 10월
평점 :
“내가 럭셔리를 통해 깨달은 점은 기억에 남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프롤로그에 쓰인 이 한 문장이 럭셔리의 참의미를 말하고 있다. 저자는 명품과 럭셔리의 차이점을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과 고가품, 사치품이라는 뜻풀이로 아울러 이야기하고 있지만 고유명사로써의 럭셔리를 정의하기에는 매우 적합한 말인 것 같다.
언젠가 지인이 어머니에게 물려받았다며 어딘가 고풍스러우면서도 눈에 익은 로고의 핸드백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젊은 시절 아끼고 아낀 월급으로 처음 싼 명품이고 마음에 들었던 터라 당신의 딸에게 물려주고 싶어 소중하게 다루며 잘 간수하다가 세 딸 중에 둘째딸에게 준 것이다. 아마도 지인이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이리라.
명품이 고려청자와 같은 공공재의 개념이라면 럭셔리는 이렇듯 개인적이면서도 서사적이다. 바깥으로 보이는 외양은 트랜드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치는 변하지 않는 아니, 변할 수 없는 브랜드이다.
중앙 대학교의 의류학 박사로 패션을 공부하다가 이제는 글을 쓰며 작가이자 연구자의 길을 가고 있는 저자는 과도기에 있는 럭셔리의 ‘상황 파악’을 위해 글을 썼다. 세대가 바뀌면서 소비자가 변했음을 역설하며 럭셔리의 진정성을 알리고자 한다.
책은 럭셔리를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창업자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CEO, 오너들의 이력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는데 각각의 영화같은 인생은 흥미롭고 경이롭다. 실제로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는데 나 또한 샤넬의 일대기를 영화로 본 적이 있다. 그 시대에 코코 샤넬이 행한 모든 것들은 패션의 혁명이었다. 얼마나 과감하고 얼마나 창의적이었는지.
‘난 내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난 내 삶을 창조했다.’
그녀는 진정 ‘샤넬’을 통해 자신의 삶은 물론이고 한 브랜드의 역사를 만든 것이다.
물론 오랜 시간 명맥을 유지하기에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는 힘들다. 디자이너와 CEO, 오너의 협업은 럭셔리를 럭셔리하게끔 뒷받침해주는 매개가 된다. 저자가 창업자뿐만 아니라 그 외의 모든 이들의 면면을 이야기한 이유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을 것만 같은 럭셔리 브랜드도 영업, 판매처, 소비자까지 모든 구조가 변해가고 있다. 움츠려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확장되고 있고 앞으로 k-럭셔리를 표방한 우리만의 고유한 브랜드를 만들 수도 있음을, 그러므로 안목을 키우고 럭셔리 교육에 힘써야 함을 말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