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아트북 : 현대 픽셀 아트의 세계
그래픽사 편집부 엮음, 이제호 옮김 / 아르누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는 예술이라 칭하는 범위가 매우 한정적이었음을 실감했다.

과연 오늘날 이것은 예술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싶다.

미술전시회를 즐겨 가는 나로써도 근래 디지털이나 미디어 매체를 이용한 작품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여러 갈래의 예술계에서 창작의 원천이 영감(靈感)과 손이 붙잡는 도구에서 나온다고 믿는 나에게 픽셀아트는 처음에는 생소하게만 느껴졌었다.

픽셀보다는 도트라는 용어가 더 익숙할 거라고 말하는 그래픽사 편집자인 저자는 화면 위 화상의 최소 단위를 뜻하는 픽셀, 즉 화소를 이용해 그려진 평면작품을 픽셀아트라고 정의한다.

비디오 게임 속 캐릭터와 배경이 픽셀의 처음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더 나아가 애니메이션에는 전방위적으로 활용되어 그것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확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트의 영역에까지 들어섰다.

2000년대 후반 그 범위가 무한대로가 된 것은 휴대폰과 휴대게임을 시작으로 한 기술적 진보와 인터넷상의 커뮤니티의 성장이 발판이 된 것은 자명하다.

책 전반에 실린 픽셀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인터뷰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등 다국적 작가들인 그들은 작품을 트위터나 개인 SNS에 공개함으로서 오픈된 전시회를 하지 않아도 전 세계적인 마니아와 팔로워들을 양산한다.

가까이에서 보기보다는 조금 떨어져서 봐야 하는 픽셀아트는 작품의 대상이 평범하다.

도시의 우뚝 솟은 건물들, 뒷골목 작은 가게들, 바다와 하늘 산속 풍경, 판타지속의 요괴들.

굳이 픽셀이 아니더라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많은 소재들이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정지된 대상화가 움직이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특히 빛의 표현과 색채가 풍부함을 알 수 있다. 풍경그림에 최적화다.

아티스트들이 레트로와 노스탤지어를 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진일보한 최첨단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그림을 그린다는 점에서 도구는 달라도 예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앞으로 전시회에서 픽셀로 그린 그림을 본다면 조금은 젠체하면서 관람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