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생각 - 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
박찬휘 지음 / 싱긋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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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가로지르는 멋진 자동차를 보면 한동안 눈을 뗄 수 없다.

굳이 페라리나 람보르기니같은 차가 아니더라도 내 눈에 특별해 보이는 디자인의 차는 다 멋져 보인다. 운전을 하게 되면서 수십 년 전에 출시된 듯한 자동차도 간혹 보게 되는데 그런 차는 그것대로 중후하고 레트로한 감성이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왜 아직도 저런 옛날 차를 몰고 다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자동차 디자이너인 저자가 책에서 누누이 강조하는 그 차에 얽힌 사소한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는 다수가 따라 갈 수 있는 가이드라인, 즉 문화가 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얼마나 많은 진득한 사연이 녹아있는지를 한 마디로 정의한 문구다.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는 듯도 하다.

문화란 한 나라가 아닌 세계를 사로잡을 만한 마음의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독의 한 가족이 자유의 땅으로 탈출하기 위해 오토바이 엔진을 달아 비행기를 만든 실화는 인간의 의지가 기술적 진보의 바탕이 되었음을 여실히 말해준다.

전기차의 발명 앞에서 함께 자동차를 고치며 아들과 연대를 쌓던 시간이 없어질 거라며 아쉬워하는 한 아버지의 상실감은 어떠한가.

1세대 자동차 디자이너인 아버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저자에게는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이야기였을 것이다.

저자는 너무나 빨리, 자주 바뀌는 시스템에 강제적으로 적응해가야 하는 불편함을 꼬집으며 편리를 위한 불편함과 그로 인해 느껴야 하는 감정적 허전함을 감수해야 하는 아이러니를 역설하고 있다. 하나의 물건에 모든 것을 통합함으로써 사라져 버린 옛것에 대한 아쉬움을 말이다.

어쩌면 그래서 유행이라는 말이 생겨난 건지도 모른다. 돌고 도는 것이 유행의 속성이고, 그 속에 진짜가 있으므로 유행은 사라지지 않는다.

신기술을 표방한 가상현실로 품평을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실물을 보기를 원한다고 했던 대목이 인상 깊은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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