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식물 수업 - 아이도 자라고 식물도 자라는
정재경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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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 방에 화분을 하나 들였다. ‘꿩의 비름이라는 다육식물이다.

거실에는 아버지의 애정과 관리아래 영원히 살 것만 같은 공기 정화 식물이 많은데 내 손에 살아남은 식물은 단 하나도 없다. 어쩌다 물을 주면 그만이라는 선인장조차 뿌리째 썩혀버린 전적이 있어 섣부르게 다시 키울 생각을 못했는데 올해 유난히 예쁜 꽃들이 눈에 많이 들어와 마음이 동했다.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게, 준비를 잘 하고 싶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라고 지칭하듯 식물도 이제 반려(伴侶)의 대열에 올라섰다. 충분한 공부가 필요하다.

200여개의 공기 정화 식물과 산다는 저자는 식물에 관한 책도 세권이나 쓴 만큼 식물에 관한 애정이 남다르다. 식물처럼 이로운 일을 하고 싶다니, 식물이 다시 보인다.

저자는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식물을 돌보고 관찰하는 과정에서 많은 장점을 발견한 것 같다.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소리 내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함께가 아니거나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닌 것이다. 무엇을 원하는지 뭐가 부족한지 세세히 더 관심 있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혹은 너무 넘치지 않는지.

요즘은 단독주택이 아니라 대부분 아파트에서 살다보니 꽃을 피우는 관상용보다 미세먼지나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식물을 많이 키우는데 우리집 거실 식물도 거의 그런 종류다.

산세베리아, 스킨답서스, 벤자민, 파키라 등등. 물만 잘 주고 햇볕만 하루 종일 잘 쐬어주면 그만인 거 같은데 아버지의 하는 양을 보면 일이 정말 많다. 먼지 쌓인 잎사귀를 틈틈이 닦고, 신문지를 커다랗게 펴 놓고 분갈이하고 노랗게 변한 나뭇잎을 쏙아 내고. 블라인드도 식물상태에 따라 내렸다 올렸다 하시는 걸 보면 식물수업 체험현장 버금간다.

햇빛, , 바람. 저자는 식물에게 필요한 3대요소와 더불어 가끔은 비도 맞춰줘야 하며 식재료 씻은 물을 화분에 주는 것도 좋다고 한다. 물주는 주기가 같은 식물끼리 모아서 키워야 생육상태가 더 좋아진다는데 초보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 같다. 광합성 때문에 해를 갈구하며 해를 따라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으니 화분을 반대방향으로 돌려주기도 해야 한다는 말에 따라 마침 갈대마냥 휘어지는 화분을 돌려주었더니 정말 거짓말처럼 다음날 제자리로 돌아와서 깜짝 놀랐다. 식물도 움직인다.

아이들이 애완동물과 함께 하다 뜻하지 않은 이별로 갑자기 큰 아픔을 겪는 것보다 식물을 돌보며 작은 슬픔부터 느끼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에도 전적으로 찬성한다. 상실감은 어른도 감당하기 어렵다.

식물을 키우는 방법뿐만 아니라 식물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공예, 음식, 인테리어까지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플레이가 부록으로 실려 있어 한층 더 실용적인 식물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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